글로벌 패션뷰티 강자 급부상한 쿠팡...K패션 해외진출 ‘날개’ 역할 기대
19일 쿠팡이 글로벌 이커머스 기업 파페치 인수를 발표하면서 그동안 약점으로 꼽히던 패션 사업 부문의 경쟁력을 단숨에 강화하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K컬쳐 열풍과 맞물려 몸값이 높아지고 있는 ‘K패션’ 기업들의 글로벌 진출을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세계 최대 명품 플랫폼으로 꼽히는 파페치는 지난 2007년 창업자인 네패스가 영국에서 설립했다. 폭발적인 성장세로 미국·일본·중국·인도 등 세계 190개국에 진출하며 글로벌 명품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3대 명품으로 꼽히는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를 비롯해 글로벌 명품 브랜드 1400개를 총망라한 유명 가방·의류·액세서리·주얼리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지난해 약 3조원(23억1668만달러)의 매출을 거뒀다. 2015년 매출(1억4231만달러)과 비교하면 7년 간 16배 가량 성장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쿠팡의 파페치 인수에 대해 △전 세계 온라인 명품 시장의 성장 잠재력 △K패션의 해외 수출 확대△쿠팡 물류와의 시너지 등 3가지 측면에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선 글로벌 명품 시장에서 온라인의 성장성은 여전히 높다고 평가된다. 베인앤컴퍼니와 이탈리아 명품협회 알타가마 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개인 명품 시장은 올해 약 4000억달러 수준으로 온라인 비중(침투율)이 지난해 약 20%에서 2030년엔 30%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쿠팡 관계자는 “쿠팡의 탁월한 운영 시스템과 물류 혁신을 럭셔리 생태계에서 선도적인 입지의 파페치와 결합해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파페치는 국내 주요 선진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진출한 K패션 수출의 핵심 이커머스로 자리매김해왔다. 파페치에 입점한 K패션 브랜드는 한국 대표 디자이너 우영미의 ‘우영미’와 송지오(SONGZIO), 이명신(로우클래식), 스튜디오 톰보이(신세계인터내셔널) 등 10가지가 넘는다. 쿠팡이 파페치를 인수하면서 보다 다양한 K패션 브랜드가 해외 소비자와 만날 기회가 생겼다.
국내에도 트렌비나 머스트잇, 발란 등 명품 플랫폼이 있지만 아직 글로벌화되지 못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빠른 로켓배송 물류망으로 국내 내수 소비재 기업들을 대거 대만에 진출시킨 것처럼, K패션 분야에서도 파페치를 통해 세계로 진격하는 토종 기업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2010년 회사 설립 이래 6조2000억원을 투자해 전국 30개 지역 100개 이상 물류망을 거느린 한국 시장에서 시너지도 기대된다. 파페치는 그동안 뉴욕·파리·밀라노 등 제품 브랜드가 있는 부티크 인근에선 ‘90분 배송’이나 ‘당일 배송’을 해왔다. 다만 한국 등 국경을 넘은 일반적인 배송은 최대 5일가량 소요된다. 앞으로 쿠팡의 로켓배송 물류망과 결합하면 고객 배송 속도가 한층 빨라질 수 있다.
인수금액을 놓고는 시장에선 엇갈린 평가가 나온다. 파페치의 최근 시가총액이 한화 기준 2000억~3000억원 오르내린다는 점에서 다소 비싼 것 아니냐는 평가도 있다. 반면 파페치의 매출 규모와 글로벌 유통망을 고려하면 헐값이라는 평가가 좀 더 앞선다. 앞서 파페치는 지난 2019년 뉴가즈 그룹을 6억7500만달러(약 8000억원)에 인수했다. 4년이 지난 시점에 쿠팡은 파페치 일부가 아닌 전체 사업부를 6500억원이라는 더 낮은 금액에 사들인 셈이다.
파페치는 현재 영국법에 의거한 사전 회생절차를 밟고 있다. 매출과 고객은 꾸준히 성장했지만, 수익성 측면에서 최근까지 위기를 겪으며 기업가치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다만 국내에서 10년 가까이 수조원 규모 적자 행진을 이어가며 힘든 위기를 극복해낸 경험이 있는 쿠팡은 파페치의 기업가치를 키우는데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김범석 쿠팡Inc 창업자 겸 CEO는 “파페치는 명품 분야의 랜드마크 기업으로 온라인 럭셔리가 명품 리테일의 미래임을 보여주는 변혁의 주체였다”며 “앞으로 파페치는 비상장사로 안정적이고 신중한 성장을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 2018년 뉴욕증시에 상장했던 파페치는 향후 비상장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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