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렬의 금융레이다] 어떤 카드가 좋나요? 물어봐야 알려주는 전화 상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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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현대카드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상담사는 전월 실적에 따라 포인트가 더 많이 쌓이는 '부스트카드'를 소개했다.
새로운 카드 한 개에 대해 알았지만, 여전히 다른 카드 혜택을 알 수 없었다.
결국 '잘 알지 못한 채로' 상담사가 처음에 권해준 카드를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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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현대카드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카드 유효기간이 끝나 바꿀 때가 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파악해보니 카드사가 직접 한 것은 아니고 대행을 맡은 자회사가 연락을 한 것이다. 앞서 수십 차례 전화가 왔지만 어디서 걸려온 전화인지 몰랐다. 몇 번이나 통화거부를 누르다 카드 교체 시기가 됐다는 걸 알았다.
업체에선 지금의 카드가 절판돼 유사한 카드로 교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동의하십니까." 전화통화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상담사의 첫 질문에 덜컥 당황했다. 최근 금융당국의 "알아보세요, 주의하세요" 등 각종 문구가 머릿 속을 스쳤다. 꼼꼼하게 따져봐야 했다.
어떤 점이 달라졌는지부터 물었다. 기존 카드는 온라인 쇼핑몰에서만 M포인트가 적립되는 데 비해, 새로운 카드는 온라인, 오프라인 모두에서 포인트가 적립됐다. 꽤 괜찮아 보였다.
"이대로 진행해드릴까요." 상담사 질문에 또 한 번 당황했다. 나에게 맞는 다른 카드는 없는지 더 알고 싶었다. 적립 혜택이 많은 카드가 있는지 물었다. 상담사는 전월 실적에 따라 포인트가 더 많이 쌓이는 '부스트카드'를 소개했다. 연회비가 1만원에서 3만원으로 오른다고 했다.
새로운 카드 한 개에 대해 알았지만, 여전히 다른 카드 혜택을 알 수 없었다. 충분한 상담을 받았는지 의문이 들었으나 더 물어볼 수 없었다. 다양한 혜택을 담은 카드들이 쏟아진다는데, 무슨 혜택이 있는지 알아야 물어볼 수라도 있었다. 결국 '잘 알지 못한 채로' 상담사가 처음에 권해준 카드를 택했다.
고객의 데이터를 알고 필요한 게 무엇인지 소개해주는 고객 맞춤형 서비스가 상당히 중요해 보였다. 만약 상담사에게 입맛에 맞는 상품을 캐물었다면 꽤 오랜 시간 스무고개를 해야 할 상황이었다.
이런 문제는 비단 현대카드의 문제만은 아닐 거다. 상담사에게는 빠른 일처리와 실적이 중요하다. 특히 최근 비대면회가 진행되면서 웬만한 업무는 모바일 화면으로 연결되거나 홈페이지를 찾으라는 안내를 받을 때가 부지기수다. 오랫동안 통화음만 듣다 상담사 목소리를 듣지 못하고 허탈하게 끊는 경우도 잦다. 디지털화를 외치면서 상담인력을 줄인 결과 상담사 한 명에게 할당된 업무량이나 강도가 과중해졌을 수 있다.
이와중에 카드업계의 상황은 녹록치 않다. 카드사의 기업어음(CP), 회사채 등 발행과 유통 시장은 얼어붙었다. 은행채, 한전채 등 우량채로 몰리다보니 카드사 돈줄이 마르는 것이다. 카드론 연체율 상승으로 부실관리도 강화해야한다. 사업을 확대하기엔 조달, 투자, 영업 모두 앞뒤로 꽉 막힌 탓에 선뜻 상담 인력이나 대면 시스템 확대를 결정하기도 어려워 보인다.
인공지능(AI)이 삶을 편하게 바꾸고 있다지만, 전화 상담은 매번 불편하다. 이럴 때면 늘 대면 상담의 장점들이 떠오른다. 나이 많거나 상품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피해를 입고 민원을 제기하는 이유라고도 생각했다. 하지만 '고객 니즈를 쫓는다'는 은행의 대면 창구에서 판매한 홍콩H지수 ELS에 대한 소비자 원성을 보면, 대면이든 비대면이든 기업의 성과주의가 최전방 직원의 영업을 '완전하지 못하도록' 강하게 압박하고 있는 건 아닐까 싶었다. 김경렬기자 iam1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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