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다 망가져’ vs ‘위기 속 선방’ 기재장관 청문회 경제성과 ‘공방’

이호준 기자 2023. 12. 19.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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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청문회에서 답변하는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 연합뉴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현 정부의 경제성적표를 둘러싸고 여야의 치열한 공방이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은 경제수석을 지낸 최 내정자를 겨냥 ‘윤석열 정부 이후 경제가 망가졌다’며 날을 세운 반면, 국민의힘은 ‘어려운 여건 속 선방’을 강조하며 정부를 방어하는 공방이 하루종일 이어졌다.

최 후보자는 1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현재 경제상황을 묻는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출범할 땐 전 세계적으로 급박한 위기상황이었다. 글로벌 교역 자체가 0%대였고 이게 역사 이래 3~4번 밖에 없는 그런 위기상황이었다”며 “그래서 굉장히 어려운 여건이었으나 나름대로 어려운 여건 하에서 선방을 했다고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지만 국민들의 민생부분을 놓고보면 아직까지 온기가 확산되지 못했다는 문제의식이 강하다”며 “지금부터는 수출지표가 좋아지고 내년에도 좋아질 것이기 때문에 그런것들을 민생에서 느낄 수 있도록 민생안정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최 내정자의 평가와 달리 야당에서는 경제성적표에 대한 강도높은 비판이 쏟아졌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여러 가지 자화자찬하며 경제정책 운용을 잘했다고 하는데 지금 수출, 내수 투자가 부진하고 총체적 위기인데 뭘 잘했다고 큰소리를 펑펑 치느냐”며 “대기업, 중견·중소기업 관계자를 만나고 하다못해 골목상권을 들어가도 죽겠다고 아우성”이라고 지적했다.

같은당 서영교 의원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내정자가) 경제수석을 맡았고, 경제 책임자 아니었냐”며 “윤석열 정부 들어와서 대한민국 경제가 좋아졌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 들어와서 대한민국 경제는 다 망가졌다”며 “올해 나라에서 걷히는 돈이 60조가 덜 들어왔는데 용산 대통령실 경제수석이 책임져야 하는 것 아니냐. 그런데도 승진해서 경제 부총리로 왔느냐”고 비판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올해 한국경제 성과를 높이 평가한 최근 외신 보도를 앞세우며 맞섰다.

박대출 의원은 “(경제는) 정부가 경제정책 운용을 잘못해서 어려울 수 있고 최선을 다했는데도 여러 가지 대내외 여건이 불가피해 어려울 수도 있다”며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경제 성적이 2위라고 우리나라를 평가한 것은 경제 정책을 그나마 잘 운용한 결과라고 본다”고 말했다.

같은 당 배준영 의원도 같은 자료를 인용해 “경제는 심리이기도 하고 있는 팩트를 기반으로 우리가 자신감을 갖지 않을 이유도 없다”며 “수치상으로 지난해 우리나라가 그래도 꽤 좋은 성적을 거두지 않았나“라고 자평했다.

반면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문재인 정부 때도 이코노미스트에서 코로나 대응이 한국이 전 세계에서 1위다, 경제도 잘 관리했다는 기사가 나왔다”며 “그걸 근거로 경제를 잘했다는 얘기는 하지 말라. 똑같은 언론사에서 한 얘기를 가지고 견강부회해서는 안 된다”고 맞섰다.

여야는 윤 대통령이 최근 기업 총수들과 부산 재래시장에서 떡볶이 등의 분식을 함께 먹은 장면을 두고도 정면충돌했다. 박대출 의원은 “대통령이 기업인들과 민생현장을 가는 것은 좋은 것 아니냐”며 “이는 역대 어느 정부나 다 해왔다”고 옹호했고, 서영교 의원은 “대통령 순방에 재벌들을 그렇게 데리고 다녀도 되느냐”며 “부산에 가서 떡볶이 먹방한 것은 정경유착 아니냐”고 날을 세웠다.

이호준 기자 hj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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