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에만 10조 뭉칫돈 몰린 ‘이 상품’…“기술주는 이제 너무 비싸서”
이달 QQQ ETF 3조 순유출
두둑한 배당에 자사주 매입
소외됐던 가치주 ETF 부각
IVE 10조·SPYV 6조 순유입
19일 미국ETF닷컴에 따르면 올해 12월 초부터 18일까지 대표적인 기술주 테마 ETF인 나스닥100지수를 추종하는 ‘인베스코 QQQ 트러스트(QQQ)’ ETF에서 23억2274만달러(약 3조349억원)가 순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12월 들어 QQQ ETF 주가는 4.69% 상승하며 역대 신고가에 근접했는데, 투자자들은 비중을 줄인 것이다.
반면 글로벌 자금은 가치주 테마 ETF로 몰려들었다.
가치주는 폭발적인 실적 성장은 어렵지만 고배당 지급, 자사주 매입으로 주주환원 매력이 뛰어난 종목들을 일컫는다.
12월 자금 순유입 상위 5개 종목 중 3개가 가치주 ETF였다.
‘아이셰어스 S&P500 가치(IVE)’ ETF에는 12월 들어 75억6413만달러(약 9조8800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IVE ETF는 미국 대표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주요 종목 중 저평가 가치주 비중을 키운 상품이다.
또 다른 가치주 테마인 ‘스파이더 포트폴리오 S&P500 가치(SPYV)’ ETF 및 ’아이셰어스 핵심 S&P 미국 가치(IUSV)’ ETF에도 같은 기간 각각 49억8753만달러(약 6조5100억원), 43억1839만달러(약 5조6400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된 것으로 드러났다.
S&P500지수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구글), 엔비디아 등 빅테크를 중심으로 한 정보기술(IT) 산업 비중이 30%를 넘어선다.
반면 가치주 테마의 대표적 상품인 IVE ETF는 IT와 금융 산업 비중이 19%로 같다. 금리 인하 기조에서 그동안 보유채권 평가손실 우려에 주가가 눌려있던 금융 종목들의 반등을 노린 투자자들의 수급이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 외 IVE ETF는 실적 방어력이 뛰어나고 고배당 지급 등 주주가치 제고에 적극적인 산업재(12%), 경기소비재(12%) 산업 비중도 높다. 포트폴리오 편입 비중 상위권을 보면 빅테크 외 JP모건, 뱅크오브아메리카, 월마트, 웰스파고, 홈디포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앞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D)에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피벗(통화전책 전환) 선언 이후 기술주 주도로 시장이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기업가치 부담이 커졌다는 지적이다.
향후 소매판매, 고용을 포함한 경기가 탄탄한 모습을 보인다면 인플레이션 우려가 재차 고조되고, 이는 기술주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S&P500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9배를 넘어서며 코로나19 발발 이전의 고점을 넘어섰다.
반면 가치주 테마는 약세장에서 주가 방어력이 뛰어난 편이다. 실제 지난해 IVE ETF는 7% 하락에 그쳤지만, QQQ ETF는 33% 하락했다.
증권가에선 현재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과도한 만큼 향후 시중금리가 반등하게 되면 성장주 대비 가치주의 반등세가 가파를 수 있다고 분석한다.
보통 가치주는 금리가 오르고, 실적 개선 기대감이 높아질 때 주가가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펀드매니저 설문조사를 통해 현재 저평가된 가치주로 JP모건, 버라이즌을 꼽았다.
특히 JP모건은 자본금 규모가 견고해 금융위기에 강하면서 연 배당수익률도 3%에 가깝다. 통신주인 버라이즌의 연 배당수익률은 7% 수준이다. 주가수익비율(PER)도 8배로 역사적 평균(12배) 대비 낮은 편이다.
국내 증시에서도 시장이 고점을 확인하는 현재 시기엔 주가가 눌린 가치주를 선별 투자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현대차증권은 11월 이후 상대적으로 주가 수익률은 낮지만, 기말 배당수익률이 양호한 종목으로 에쓰오일, 기업은행, KT, DB하이텍을 꼽았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배당 및 주주환원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종목으로 현대차, 기아, NH투자증권, 한화생명, E1, 아세아시멘트 등을 선별했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과거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이 개선되는 구간에선 가치주 수익률이 성장주를 크게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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