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의 봄' 언제 올까…긍정론 vs 부정론 '팽팽'

이인준 기자 2023. 12. 19.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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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전날 반도체 회복 시점을 내년 하반기 이후로 본다고 공개적으로 밝히며 '반도체의 봄'이 과연 언제쯤 올 지 주목된다.

박유악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내년 글로벌 반도체 업황은 상승 사이클로 진입할 것로 예상되지만 이 사이클 속도는 수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내년 하반기로 갈수록 '업황 회복'과 함께 '공급 증가'가 동반되며 메모리 가격의 상승 탄력이 약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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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론, AI 본격 성장…반도체 '슈퍼사이클' 온다
부정론, "수요 회복 갈수록 더뎌"…감산 조기 종결로 재침체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삼성전자가 11일 3분기 연결기준 매출 67조원, 영업이익 2조4000억원의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이는 전기 대비 매출은 11.65%, 영업이익은 258.21% 증가한 수치다. 사진은 이날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모습. 2023.10.11.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전날 반도체 회복 시점을 내년 하반기 이후로 본다고 공개적으로 밝히며 '반도체의 봄'이 과연 언제쯤 올 지 주목된다.

최근 세계 반도체 경기의 바로미터로 꼽히는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사상 최고치(4117)를 찍으며 긍정론을 부추기고 있다. 이는 1993년 지수 론칭 이후 가장 높은 레벨이다. 그만큼 반도체 산업을 둘러싼 전 세계의 낙관론이 무르익고 있다는 방증이다.

하지만 최근 반도체 회복이 '반짝 열기'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조만간 반도체 업체들의 감산 효과도 반감될 수 있다는 우려도 '부정론'을 받아들이게 한다. 내년 상반기에 완연한 반도체의 봄이 찾아오기 힘들다는 것이다.

반도체의 봄을 둘러싸고 이같은 긍정론과 부정론의 근거는 무엇일까?

"과잉재고 털었다"…감산 효과와 AI 성장세로 ‘긍정론’ 확산

내년 반도체 긍정론은 공급 감소와 수요 확대를 주 근거로 한다.

특히 한국 업체들이 주력하는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소품종 대량 생산 방식의 범용 제품이 주를 이룬다. 기업간 대량 거래를 하는 경우도 많다. 제품 수급 상황이 가격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다.

메모리 업계가 올해 '재고와의 전쟁'을 치른 것도 이 때문이다. 업계는 당분간 범용 제품을 중심으로 한 감산 기조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스마트폰과 PC 업체들도 지난해부터 시작된 재고 정상화 노력이 막바지에 달했고, 내년에는 서버 시장도 되살아날 것으로 예측한다.

특히 내년에는 AI(인공지능) 시장의 높은 성장세가 유지되며 반도체 수요를 촉발할 수 있다는 기대다.

시장조사업체인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내년 AI 서버 출하량은 168만대로 올해(122만대) 대비 38% 증가할 전망이다. 여기에 최신 CPU(중앙처리장치)와 스마트폰 출시가 교체 수요를 촉발하며 고용량·고성능 메모리의 수요 증가로 이어질 조짐이다.

김동원 KB증권 애널리스트는 "AI 반도체는 클라우드와 온디바이스 AI에서 탑재량이 2배 증가될 전망"이라며 "내년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HBM(고대역폭메모리)은 가격과 출하량이 동시에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적자 누적에 수요 불안…치열한 경쟁도 ‘부정론’ 배경

반면 일부에서는 최근 반도체 경기가 '반짝 회복'에 그칠 수 있다고 분석한다. 고물가와 소비 위축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고부가 제품 시장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질 수 있어서다.

부정론의 또 다른 축에는 감산 공조 약화 가능성도 자리한다.

삼성전자(반도체)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메모리 빅3의 올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28조원에 달한다.

반도체는 대규모 장치 산업인 만큼 가동률이 하락할수록 높은 고정비 부담으로 손실 폭은 더 커진다.

이런 상황에서 반도체 업계는 치열한 고부가 제품 경쟁으로 인해, 선단 공정 전환과 수요 대응에 적극 나서야 하며, 이에 따른 대규모 투자로 자금난 우려까지 들린다.

아직까지 메모리 업계는 범용 제품을 중심으로 감산을 지속한다는 입장인데, 공급 감축 기조가 이어질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응용처 전반의 수요 회복 강도가 높지 않다는 지적도 부정론이 주목받는 이유다.

AI 서버 시장을 제외하면, 현재 스마트폰 시장이 메모리 가격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으나 아직 수요 회복 전망은 ‘안갯 속’이라는 평가다. 이에 세계 경기 침체에 따른 IT 수요 약화가 재고 정상화 또는 감산 조기 종결로 이어질 경우 업황은 또다시 둔화될 수 있다.

박유악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내년 글로벌 반도체 업황은 상승 사이클로 진입할 것로 예상되지만 이 사이클 속도는 수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내년 하반기로 갈수록 '업황 회복'과 함께 '공급 증가'가 동반되며 메모리 가격의 상승 탄력이 약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ijoin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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