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미국에 “초강경 대응”···고체연료 ICBM 실전화 속도
김정은·김주애 발사 참관 “커다란 만족”
‘시험’에서 ‘훈련’으로···실전 준비 과시
새로운 핵무력 과업으로 강력한 ‘고도화’
군사위기 고조···내년 한반도 정세 “비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고체연료 추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을 발사해 미국을 겨냥한 ‘초강경 대응 의지와 힘’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앞선 ‘시험 발사’에서 ‘발사 훈련’으로 전환하며 ‘화성-18형’의 신속한 실전 배치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 위원장이 새로운 핵 무력 발전 과업을 제시하며 내년에도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 공식매체 조선중앙통신은 19일 ICBM 부대의 화성-18형 발사 훈련이 전날 단행됐다고 밝혔다. 전날 오전 평양에서 동해상으로 발사가 포착된 장거리 탄도미사일이 화성-18형이라고 확인한 것이다. 김 위원장이 현장에서 발사를 참관했고 딸 김주애와 배우자 리설주가 동행했다.
김 위원장 명령에 따라 발사는 성공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통신은 “미싸일은 최대정점 고도 6518.2㎞까지 상승하며 거리 1002.3㎞를 4415s(초)간 비행하여 조선 동해 공해상 목표 수역에 정확히 탄착되였다”며 “김정은 동지께서는 발사훈련 결과에 커다란 만족을 표시했다”고 밝혔다.
한·미가 지난 15일(현지시간) 핵협의그룹(NCG) 2차 회의에서 ‘핵 작전 훈련’을 결정하고 미 핵 추진 잠수함이 지난 17일 한반도에 전개한 데 대한 “강력한 행동적 경고”라고 북한은 주장했다. 통신은 “강한 분노와 초강경 보복 의지” “간과할 수 없는 것” “극히 도발적인 행동”이라고 한·미를 비난했다.
김 위원장은 “워싱톤이 우리를 상대로 잘못된 결심을 내릴 때에는 우리가 어떤 행동에 신속히 준비되여 있으며 어떤 선택을 할지를 뚜렷이 보여준 계기로 되였다”며 “우리의 흔들림 없는 초강경 대응 의지와 절대적 힘을 다시금 똑똑히 시위하였다”고 평가했다. ICBM의 타격 목표가 미국임을 재확인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미제와 추종 무리들의 악질적인 대결 야망은 저절로 수그러들지 않을 것”이라며 향후 군사적 대응 강도를 높여가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적들이 계속 잘못된 선택을 이어갈 때에는 분명코 보다 진화되고 보다 위협적인 방식을 택하여 더더욱 공세적인 행동으로 강력하게 맞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화성-18형 ICBM 개발이 실전화 단계로 빠르게 진전하는 상황으로 평가된다. 북한은 지난 4월 첫 발사와 7월 두 번째 발사 땐 “시험 발사”라고 밝혔지만 이번은 “발사 훈련”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발사의 군사·기술적 목적은 “임전 태세 검열과 기동성, 전투성, 신뢰성 확인”이라고 밝혔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자와 통화에서 “화성-18형은 앞서 화성-15·17형보다 빠르게 발사 훈련으로 전환했다”며 “실험이 끝났다고 보긴 어렵지만 신속히 실전 준비단계로 나아가고 있음을 의도적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고체연료 ICBM은 액체연료 ICBM보다 은밀성과 기동성이 뛰어나 더욱더 위협적이다. 한·미·일이 이날 북한 미사일 경보정보 실시간 공유체계를 정식 가동하는 등 감시망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북한은 다양한 종류의 고체연료 미사일 개발에 속도를 낼 가능성이 크다.
김 위원장은 화성-18형 발사 훈련을 참관하고 “공화국 핵전략 무력을 가속적으로 강화 발전시켜나가는 데서 나서는 중대한 몇 가지 과업들을 새롭게 제시”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구체적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달 말 열릴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언급될지 주목된다.
북한이 내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핵 무력 고도화를 더욱 강력히 추진하겠다는 의지는 분명해 보인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진영이 다시 출연하는 것을 계기로 미국과 핵 군축 협상을 끌어내기 위해 내년에 고강도 대미 무력시위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한·미는 외교·군사적 억제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북한 정권은 자신들의 이러한 도발이 오히려 스스로에게 더 큰 고통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전날 김 위원장 ‘참수 작전’ 훈련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국의 요청으로 오는 19일(현지시간) 뉴욕에서 북한 ICBM 발사 문제를 논의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열린다.
북한이 이에 반발하고 한·미가 또 맞대응하며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은 계속 고조될 가능성이 크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내년에 셀 수도 없이 많은 각종 (한·미) 군사훈련과 (미국) 전략자산의 상시 배치가 예정돼있다는 점에서 전망은 더욱 비관적”이라고 밝혔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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