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연 ‘LG家 세 모녀’…상속 소송 배경 밝혀

모녀 “구광모 회장이 상속 합의 어긴 것”
LG그룹 “법정에서 사실 아닌 것으로 입증”

서울 여의도 LG 트윈타워. 사진=연합뉴스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어머니와 여동생이 ‘LG그룹 일가(一家) 상속 소송’에 대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이들은 “구 회장이 상속 합의를 어겼다”는 주장을 펼쳤다.

김영식 여사와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 구연수 씨는 지난 1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인터뷰를 통해 상속 소송에 나선 배경을 밝혔다. 김 여사는 고(故) 구본무 전 회장의 부인이며 구연경 대표와 구연수 씨는 딸이다. 구 회장은 구 전 회장의 양자다.

세 모녀는 2021년부터 상속 합의에 대한 의문을 갖게 됐다고 주장했다. 구 대표가 신용카드 발급을 신청했는데 “채무가 너무 많다”는 이유로 거절당하자 계좌를 확인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후에는 모녀가 모르는 사이에 상속세가 납부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구 회장이 LG 지분(8.76%)을 비롯한 유산을 더 많이 상속하는 대신에 상속세를 혼자 부담하기로 합의했지만, 모녀가 직접 상속세를 부담하는 상황을 맞닥뜨렸다는 것이다. 당초 합의보다 구 회장이 더 많은 유산을 받아 갔다는 주장도 내놨다.

지난 1월 구 회장이 김 여사에게 편지를 보내 “현금이 부족해 직원들이 모녀 계좌에서 자금을 융통했다”는 취지로 해명하며 상환 계획을 밝혔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한국 상속법 체제에서 어른들이 각자의 권리를 주장했다면 LG 경영권이 4대까지 승계되지 않았다”며 상속권 주장 포기를 종용했다고 한다.

LG “합의와 다른 일방적 주장”

이에 대해 LG그룹은 “모녀 측이 합의와 다른 일방적 주장을 하는 것에 대해 유감”이라며 적극 반박에 나섰다. LG 측은 “인터뷰 내용은 이미 법정에서 증거들을 통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했다”며 “재산 분할과 세금 납부도 적법한 합의에 근거해 이행돼왔다”고 밝혔다.

지난 10월 서울서부지법 제11민사부(부장판사 박태일) 심리로 열린 상속회복 청구 소송의 1회 변론기일에서도 구 전 회장의 서명이 담긴 유지가 있고, 세 모녀도 확인했다는 증언이 나온 바 있다.

증인으로 나섰던 하범종 (주)LG 사장은 “유지대로라면 구 회장에게 경영 재산이 상속돼야 하지만 원고(모녀) 측이 아쉬움을 표해 수정했다”고 말했다. 오히려 LG 지분 2.5%를 모녀 측에 양도하는 것으로 합의가 이뤄졌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