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진단에도 "심신미약 아니다"…동대구역서 흉기 빼든 30대 '징역 1년'

지난 8월7일 오후 대구 동대구역에서 흉기를 소지하고 다닌 혐의(특수협박 등)로 경찰에 체포된 A씨가 같은 달 9일 오전 대구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스1

대구 동대구역에서 '묻지마 범행'을 목적으로 흉기를 들고 다닌 30대가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19일 뉴스1에 따르면 이날 대구지법 제2형사단독(판사 이원재)은 '묻지마 범행'을 저지르기 위해 흉기를 들고 다중밀집 지역에 간 혐의(살인예비 등)로 구속기소 된 A씨(31)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8월 오후 3시50분쯤 동대구역 대합실과 광장에서 가방에 흉기 2점을 숨긴 채 배회하던 중, 사회복무요원 B씨에게 흉기를 보이면서 위협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B씨가 자신보다 덩치가 크다고 생각하자 다른 범행 대상을 물색하기 위해 동대구역을 배회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 측은 "과거 정신과에서 조울증 등 진단을 받았다"며 심신미약을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손을 다칠까 봐 손수건으로 흉기를 감싸는 등 당시 범행을 구체적으로 기억하고 있었다"며 A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의 재빠른 대처가 없었다면 흉기를 휘둘렀을 가능성이 크다"며 "사회적 고립으로 인해 정신병이 악화된 점은 있지만 '누군가가 나를 조종하고 있다'는 변명을 일삼고 잘못에 대해 반성하지 않으며 치료 의지도 없다"고 판시했다.

홍효진 기자 hyost@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