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미사일 날아드는 홍해… 미국, 상선 보호 위해 다국적 해군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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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예멘 후티 반군의 무인기(드론)·미사일 공격으로부터 홍해를 지나가는 상선을 보호할 목적으로 다국적 해군 함대를 확대한다.
후티 반군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의 선박이 아니면 공격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창설 배경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개전(10월 7일) 이후 홍해를 항해하는 선박들에 가해지고 있는 후티 반군의 공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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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수송 요충지… 반군 “이스라엘 배만 공격”
미국이 예멘 후티 반군의 무인기(드론)·미사일 공격으로부터 홍해를 지나가는 상선을 보호할 목적으로 다국적 해군 함대를 확대한다. 후티 반군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의 선박이 아니면 공격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세계 10대 해운사 중 9곳이 홍해 항로 운항을 포기하는 등 파장은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개입을 위해 중동을 순방 중인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18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홍해 안보에 초점을 맞춘 새 다국적 안보 구상 ‘번영의 수호자 작전(Operation Prosperity Guardian)’을 창설했다고 밝혔다. 연합해군(CMF) 산하 기동부대153(TF-153)이 지휘하는 이 작전은 미국, 영국, 바레인, 캐나다, 프랑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노르웨이, 세이셸, 스페인 등 여러 나라가 참여해 홍해 남부와 아덴만의 안보 문제에 공동 대응하자는 취지다. 모든 국가의 항해 자유를 보장하고 지역 안보 및 번영을 강화하는 게 작전 목적이라고 오스틴 장관은 소개했다.
창설 배경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개전(10월 7일) 이후 홍해를 항해하는 선박들에 가해지고 있는 후티 반군의 공격이다. 하마스와 마찬가지로 중동 반(反)이스라엘 진영 맹주 이란의 지원을 받고 있는 후티 반군은 지난달 14일 이스라엘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선언한 뒤 최소 10척의 선박에 미사일·드론을 날려 보냈다. 오스틴 장관은 성명에서 “최근 난폭한 예멘발 후티 반군 공격의 격화가 교역의 자유로운 흐름을 위협하고, 무고한 선원들을 위험에 빠뜨리는 데다, 국제법을 위반하고 있다”며 “항행의 자유라는 기본 원칙을 지키려는 국가들은 합법적으로 공해를 통과하는 상선들을 향해 탄도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하는 비(非)국가 행위자에 함께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계 10대 해운사 중 9곳 홍해 통과 포기
수에즈운하를 통해 지중해와 인도양을 잇는 홍해는 아시아와 유럽 간 핵심 교역로다. 후티 반군 공격 탓에 안보 상황이 나빠진 홍해 통과를 포기하고 우회로를 택하는 주요 글로벌 해운사들이 속출하면서 운송 지연과 운임 상승이 뒤따르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세계 10대 해운사 중 9곳이 홍해를 통한 운송을 중단했다. 이들 업체가 담당하는 전 세계 해외 물동량 비중이 82.1%다. 글로벌 공급망이 불안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원유 수송도 마찬가지다. 세계 수요의 10%에 육박하는 하루 900만 배럴 이상이 홍해를 지나간다. 요충지가 막히면 국제 유가 상승이 불가피하다. 미국의 이날 작전 창설 발표는 세계 2위 석유 회사인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이 홍해를 통과하는 유조선 운행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지 몇 시간 만에 이뤄진 것이라고 FT가 보도했다.
당장 긴장이 다소 완화하는 모습이다. 모하마드 압둘살람 후티 반군 대변인은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이스라엘에 속한 배가 아니면 홍해를 항행하는 선박은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후티 반군의 선박 공격 배후에 이란 혁명수비대가 있는 것으로 판단 중이다. 오스틴 장관은 이날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과 회담한 뒤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란의 대리 세력 지원이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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