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띠철근 오시공'…불광동 신축 아파트서 발생

관련 규정상 띠철근 15㎝ 간격으로 시공돼야 하지만 7개 띠철근 30㎝ 간격 시공
"원 구조설계 업체서 안전 문제 없다 답변 받아…보강 작업 완료"

대우건설 본사. 연합뉴스

대우건설이 시공한 서울 은평구 불광동 신축 아파트의 일부 기둥에서 띠철근이 누락된 것으로 확인됐다.

대우건설은 보강 작업을 마쳤지만 시행사는 대우건설에 해당 아파트 인수를 요구하는 한편 고발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최근 외부 안전진단 기관을 통해 불광동 신축 아파트의 기둥, 벽체 등 부재 1443개를 대상으로 전수 조사를 한 결과 지하 1층 주차장의 기둥 7개에서 띠철근 시공 이상을 발견했다. 진단은 시행사가 시공 관련 문제를 제기하면서 진행됐다.

띠철근은 건물 하중을 버티기 위해 기둥에 세로 형태로 들어가는 주철근을 가로로 묶어주는 철근이다. 해당 기둥 7개의 띠철근은 당초 15㎝ 간격으로 설계됐으나, 실제로는 30㎝ 간격으로 시공됐다. 관련 규정에 따르면 띠철근은 15㎝ 간격으로 시공되어야 하는데 일부에서 이렇게 시공되지 않은 것이다.

이에 대우건설은 최근 시행사가 선정한 감리와 구조 설계사를 통해 띠철근이 누락된 기둥들에 대한 보강 작업을 마쳤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띠철근이 제대로 시공되지 않은 것은 작업자들의 실수로 보이고 원 구조설계업체 측에 관련 내용을 문의한 결과 현재 상태로도 안전 기준은 만족하지만 설계와 다르게 시공된 것은 맞기 때문에 보강 조치가 필요하다는 답변을 받았고 보강 작업 방법을 전달 받아 진행했다"며 "이미 시공된 콘크리트를 모두 해체하고 철근을 새로 넣을 수는 없어 외부에 철판을 대는 방식으로 보강했다"고 밝혔다.

시공 문제가 발생한 이 아파트는 4271㎡ 부지에 지하 3층~지상 17층, 2개 동 145가구 규모로 들어서는 민간 임대 아파트다. 이달 전체 가구의 20%인 약 30가구가 임차 입주를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아파트 준공이 완료되지 않아 시행사와 임차인 간 계약을 해지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시행사는 대우건설 측에 아파트 인수를 요구하는 한편 고발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대우건설 관계자는 "시행사 측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임대 분양률이 저조하고 사업성이 낮아지자 근거 없는 시공 품질을 빌미로 사용 승인 서류에 날인을 거부하고 있다"며 "방음벽 설치공사와 통신 전주 이설공사 등을 고의로 지연시키는 등 발주처의 의무를 해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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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수영 기자 sykim@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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