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조선도 홍해 못 지나…글로벌 공급망 차질에 물류비·유가 뛰나
영국의 글로벌 에너지기업이자 세계 2위 석유회사 BP가 18일(현지시간) 홍해를 통과하는 모든 유조선 운항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벨기에 유조선사 유로나브와 노르웨이 정유사 에퀴노르 ASA도 홍해를 통과하는 유조선 운항을 중단하겠다고 밝혀 원유 운송 차질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예멘 반군 후티는 지난달 14일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이날까지 홍해를 지나는 선박 10척 이상을 공격하거나 위협했다.
글로벌 해운사들이 위험을 피해 아프리카 희망봉까지 우회하면서 물류비 상승에 더해 유가도 오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는 18일(현지시간) 내년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종가가 배럴당 72.47달러로 전 거래일 종가 대비 1.04달러(1.46%) 상승했다. 이날 상승으로 WTI는 지난 7거래일 중 5거래일을 상승으로 마감하게 됐다. 다만 이달 들어서 현재까지 WTI는 4.59% 하락했다.
DNB마켓의 헬게 안드레 마르틴센 전략가는 “홍해에서 일어난 최근 일련의 사건은 국제 원유 교역의 동맥이 어떤 위험에 처했는지 보여준다”고 말했다.
글로벌 주요 해운사들이 연이어 홍해 항로 운항을 잠정 중단하면서 물류비 상승에 대한 부담이 커질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다.
이날 세계 6위 컨테이너 선사인 대만 에버그린은 안전을 이유로 홍해를 통한 운항을 중단하기로 했다. 대만의 또 다른 해운사 양밍해운도 앞으로 2주간 홍해를 항해하는 모든 선박을 희망봉으로 우회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국내 최대 국적선사인 HMM도 지난 18일 홍해를 지나는 모든 노선을 희망봉으로 우회한다고 밝혔다. 15일(현지시간)에는 덴마크 해운사 머스크와 독일 컨테이너 해운사 하파크로이트, 프랑스 해운사 CMA가 홍해 운항 일시 중단을 선언했다. 스위스 해운사 MSC와 홍콩 해운사 OOCL도 16일(현지시간) 희망봉으로 우회한다고 밝혔다.
홍해의 입구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수에즈 운하와 이어져 전 세계 해상 컨테이너 물동량의 약 30%, 상품 무역량의 약 12%를 차지하는 주요 해상 수송로다. 수에즈 운하가 아닌 희망봉으로 돌아서 가게 되면 6500㎞를 더 항해해야 해 소요 기간이 7∼8일 더 걸린다.
미 경제매체 CNBC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시작 후 아시아와 미 동부 해안을 잇는 해상운임은 컨테이너당 2497달러로 전쟁 전 대비 5% 상승했다.
네덜란드 투자은행 ABN 암로의 알버르트 얀 스파르트 연구원은 “우회로를 택한 회사들이 세계 컨테이너 운송 시장의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며 “홍해를 피하는 항해는 길어진 운항 시간에 따라 더 높은 비용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https://www.khan.co.kr/economy/economy-general/article/202312181603001
이진주 기자 jinju@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 강혜경 “명태균, 허경영 지지율 올려 이재명 공격 계획”
- “아들이 이제 비자 받아 잘 살아보려 했는데 하루아침에 죽었다”
- 최현욱, 키덜트 소품 자랑하다 ‘전라노출’···빛삭했으나 확산
- 수능문제 속 링크 들어가니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메시지가?
- 윤 대통령 ‘외교용 골프’ 해명에 김병주 “8월 이후 7번 갔다”···경호처 “언론 보고 알아
- 이준석 “대통령이 특정 시장 공천해달라, 서울 어떤 구청장 경쟁력 없다 말해”
- “집주인인데 문 좀···” 원룸 침입해 성폭행 시도한 20대 구속
- 뉴진스 “민희진 미복귀 시 전속계약 해지”…어도어 “내용증명 수령, 지혜롭게 해결 최선”
- 이재명 “희생제물 된 아내···미안하다, 사랑한다”
- ‘거제 교제폭력 사망’ 가해자 징역 12년…유족 “감옥 갔다 와도 30대, 우리 딸은 세상에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