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 여행객 잡아라"… 신세계면세점, 캐세이그룹과 맞손

김수연 2023. 12. 19.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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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신열(오른쪽) 신세계디에프 대표와 캐세이의 폴 스미튼 아시아 마일즈 CEO가 19일 오전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여행 라이프 스타일 생태계를 위한 전략적인 파트너쉽'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신세계디에프 제공

신세계면세점이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세계 10대 항공사 중 하나인 '캐세이(Cathay)'와 손을 잡았다. 중국인 단체관광 재개에도 소위'유커'(중국인 단체관광객)의 발길이 예전만큼 회복되지 못하는 점 등을 고려해 개별 여행객 유치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신세계면세점을 운영하는 신세계디에프의 유신열 대표는 19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전략을 밝혔다.

회사는 이를 위해 회원수 약 1000만명의 세계 10대 항공사 캐세이와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국내 면세업체가 글로벌 외항사와 마케팅 협약을 맺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 대표는 "코로나 전후로 시장이 많이 바뀌었다. 코로나 이전엔 '다이공'(중국 보따리 상인)을 중심으로 한 중국 매출 비중이 85% 이상이었는데, 코로나 이후엔 관련 매출이 줄고 있는 추세"라며 "(대신)명동거리에 가면 다양한 국적의 개별 관광객들이 많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면세점이 아직 코로나 이전 실적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가장 큰 이유는 중국 단체관광 정상화가 아직 안됐기 때문인데 이것이 정상화 될 때까지 중국만 바라볼 순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회사는 '개별 관광객 선점'을 주요 경영 전략 중 하나로 잡고 내년 자사 면세점을 이용하는 개별 관광객 수를 올해 대비 30% 증가시킨다는 목표다.

이번 협약은 신세계면세점과 캐세이 간 멤버십 교차 프로그램이 핵심이다. 회사측은 이번 협약으로 연간 1600만달러 이상의 매출 발생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를 위해 내년 2월부터 캐세이의 회원을 대상으로 마일즈 제휴 서비스와 혜택을 제공한다. 캐세이 회원이 신세계면세점에서 면세품을 구매할 경우 '아시아 마일즈' 마일리지 적립과 함께 쇼핑 혜택을 준다. '아시아 마일즈'는 캐세이의 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에서 마일리지를 적립하고 사용하는 고유 화폐다.

구매 금액 1000원당 1 아시아 마일즈가 적립되며, 30만원 이상 구매할 경우에는 250 아시아마일즈가 추가 적립된다. 적립된 아시아 마일즈는 항공권뿐 아니라 전세계 약 800개 파트너사의 9만여개 사용처에서도 쓸 수 있다.

캐세이 회원은 신세계면세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 쇼핑 지원금과 각종 쿠폰이 포함된 E-바우처 등 약 34만원의 특별 할인도 적용 받는다.

유 대표는 이번 협약을 필두로 중국 관광객들이 주로 이용하는 남방항공 등과 추가 제휴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면세점이 외국인 유치에 다각화 전략을 구사해도, 중요한 대상국가인 중국을 포기할 수는 없다"면서 "남방항공 등 중국 항공사와도 케세이와 맺은 것과 비슷한 협약을 추진하는 것을 계획 중이며, 좀 더 지나면 좋은 소식을 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호텔, 세계적 체인을 갖고 있는 서비스 업종들, 고객 경험을 확대할 수 있는 여러 측면에서의 제휴 가능성을 열어 놓고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폴 스미튼 케세이 아시아마일스 CEO는 "홍콩이 중국의 일부이기에 캐세이에게도 중국 본토가 중요 고객층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따라서 앞으로 더 많은 기회가 있을 거다. 신세계가 또다른 파트너를 원할 수도 있겠지만, 서울뿐 아니라 한국 다른 도시도 캐세이가 연결할수 있는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면세점협회장을 맡고 있는 유 대표는 면세점 특허수수료 기준 완화 등 제도 개선과 관련 "내년 3월까지가 임기인데 협회장이 바뀌더라도 특허 수수료 축소는 면세업계의 공통과제"라며 "임기를 떠나 이를 위한 노력을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특허수수료라는 말의 뉘앙스 때문에, 마치 면세업이 특혜사업처럼 인식되는데, 한국시장 규모로 볼 때 '대형면세점 5개+ 중소면세점' 구조면 경쟁시장으로 갈 수 있는 규모라 '진입장벽 특혜'가 있는 사업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세금 측면에서도 구매 시 면세한도가 있는 점 등 특혜라 볼 만큼의 베네핏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또 송객수수료와 관련해선 "몇%라고 제한하기보다 좀 포괄적으로 제한할수 있는 쪽으로 논의 중"이라며 "시장은 결국 수요-공급의 문제다. 내년 중국 경제가 다시 활성화되면 정체돼 있는 송객수수료 또한 낮아질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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