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엔저에 ‘엔화 예금’ 사상 최대 증가···잔액 100억달러 육박

이윤주 기자 2023. 12. 19.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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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엔화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역대급 엔저’ 현상에 지난달 엔화 예금이 사상 최대폭 증가했다. 원·엔 환율이 100엔당 800원대까지 하락하자 이를 투자 기회로 본 개인 투자자들이 늘고, 여행을 대비한 수요도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11월중 거주자 외화예금 동향’을 보면 지난달 말 기준 외국환은행의 외화예금 잔액은 1017억6000만달러로 전월보다 74억6000만 달러 증가했다. 거주자는 내국인과 국내기업,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 진출 외국기업이 포함된다. 지난 7월말 1050억달러를 기록한 뒤 감소했던 외화 예금이 4개월만에 다시 1000억달러대로 올라섰다.

외화예금을 통화별로 보면 엔화 예금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엔화 예금은 전월 말 대비 13억1000만달러 늘어 월간 증가폭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를 나타냈다. 종전 최대 증가폭은 지난 6월 기록한 12억3000만 달러였다. 한은은 “증권사 투자자예탁금과 개인의 예금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달러화로 표시한 엔화 예금 잔액은 99억2000만달러로 100억달러에 육박했다. 1년 전과 비교해 62.3%나 증가한 것이다.

엔화 예금에 돈이 몰리는 것은 엔저현상이 이어지면서 이를 투자의 기회로 보는 사람이 늘었기 때문이다. 또 여행 자금 등을 위해 엔화가 쌀때 사두려는 수요도 작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원·엔 환율은 지난해 11월 평균 100엔당 953.17원에서 올해 11월 872.93원으로 하락했다.

지난달 달러화 예금도 59억5000만달러 늘어 838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기업의 수출이 증가하면서 달러잔액이 늘었다. 증권사의 투자자예탁금 증가도 달러화 예금 증가 요인으로 꼽혔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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