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통풍 신약 유럽 임상시험 첫 진입…환자 모집 가속도

이창섭 기자 2023. 12. 19.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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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통풍 신약 티굴릭소스타트, 이탈리아서 임상 승인
'조건부 허가'로 실제 환자 모집에는 2~3개월 더 걸릴 듯
전 세계 2600여명 대상 대규모 임상시험 중

LG화학이 통풍 신약에 대해 이탈리아 규제기관에서 임상시험 허가를 받으면서 유럽 지역 임상시험에 진입했다. 이미 10여개 국가에서 2600여명을 대상으로 대규모 3상 임상을 진행 중인데 유럽까지 추가되면서 환자 모집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28년 예정대로 상업화에 성공하면 최소 10조원 이상의 통풍 치료제 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

LG화학은 통풍 신약 '티굴릭소스타트'(Tigulixostat)가 이탈리아 규제기관으로부터 임상시험 계획을 승인받았다고 19일 공시했다. 티굴릭소스타트 LG화학이 개발하는 통풍 치료제다. 1일 1회 알약 형태로 먹는 경구 치료제다. 통풍의 주요 원인인 요산을 생성하는 효소 '잔틴 옥시다제'의 발현을 억제하는 약이다. 회사에 따르면 앞서 미국에서 진행한 2상 임상시험에서 빠르고 강력한 요산 강하 효과가 확인됐다.

이탈리아 규제기관이 허가한 건 글로벌 26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3상 임상시험이다. 임상시험 이름은 'EURELIA(유렐리아) 2'로 현재 사용되는 통풍 치료제 '알로푸리놀'을 비교약으로 설정해 티굴릭소스타트의 효과를 알아본다. 이미 미국을 비롯해 10여개 국가에서 진행 중인 시험이다. 이번에 유럽 국가가 추가되면서 환자 모집이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은 지난해 9월 티굴릭소스타트의 'EURELIA 1' 임상시험 계획을 스페인 규제기관에 제출했었다. 그러나 지난 1월 규제기관에서 임상시험 디자인 수정을 요구하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EURELIA 1 임상시험은 티굴릭소스타트와 위약(가짜약)을 비교해 안전성을 알아본다는 점에서 EURELIA 2와 다르다. 참여자 수도 350명으로 적으며 기간도 6개월로 짧다. 현재 미국에서만 시험이 진행 중이다. EURELIA 1은 미국만으로도 환자 모집이 충분하기에 환자 수가 더 많이 필요한 EURELIA 2 임상시험을 유럽에서 진행하는 것이다.

다만 이번 이탈리아의 임상시험 계획 승인은 '조건부'다. LG화학 관계자는 "조건부 승인은 규제기관이 일부 조건을 제외하고 다른 모든 부분은 괜찮다고 인정한 것"이라며 "규제기관이 추가 자료를 요청한 부분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공개할 순 없지만 관련 서류는 거의 준비돼 신속한 제출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준비한 서류를 제출하고 검토 절차 등을 감안했을 때 2~3개월 내로 마무리될 것이고 그때부터 이탈리아에서 시험자 모집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LG화학은 2028년 상업화를 목표로 티굴릭소스타트를 개발 중이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통풍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5년 83억달러(약 10조8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국내에선 JW중외제약도 통풍 치료제 시장에 도전한다. JW중외제약은 통풍 신약 '에파미뉴라드'를 개발하고 있다. 요산 생성을 억제하는 LG화학의 티굴릭소스타트와 달리 요산 배출을 촉진하는 원리의 약이다.

에파미뉴라드는 지난 3월부터 국내에서 3상 임상시험 환자 투약을 시작했다. 지난 8월 대만과 9월 태국·싱가포르에서 3상 임상시험 계획을 승인받았다. 말레이시아에서 현재 임상시험 계획을 심사 중이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5개국에서 총 588명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3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북미와 유럽 지역에서의 임상시험은 일차적으로 기술이전을 고려하고 있다"며 "에파미뉴라드 개발은 아시아에서의 직접 개발과 그 외 지역에선 기술이전이라는 투트랙으로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통풍은 체내에서 생성된 요산이 소변 등을 통해 배출되지 않고 쌓여서 발생하는 병이다. 요산이 결정 형태로 연골이나 관절 주위의 조직 등에 침착돼 염증과 통증을 유발한다. 이름처럼 '바람만 스쳐도' 느껴지는 극심한 통증이 특징이다. 서구화한 식습관으로 최근 우리나라에서 발병률이 늘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5년 33만4705명이던 우리나라 통풍 환자 수는 지난해 50만9699명을 기록했다.

이창섭 기자 thrivingfir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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