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층이 파도처럼" "맨몸 탈출"…'혼비백산' 中지진, 사상자 계속 늘어난다
"건물 내진설계 미흡" 강추위까지 겹친 상황…
중국서 올 들어 규모 5.0 이상 지진 11차례
"고층 건물 전체가 파도에 휩쓸린 듯 강하게 흔들렸다. 16층 우리 집에도 진동이 강하게 느껴졌다. 공포에 질려 가족을 모두 깨운 후 단숨에 16층을 맨발로 뛰어내려가 겨우 대피했다."(생존자 진모씨 현지언론 인터뷰)
19일 새벽 0시께 중국 북서부 간쑤성(甘肅省) 린샤 회속자치주에서 발생한 규모 6.2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계속해서 늘어나는 모습이다. 지난해 9월 쓰촨성(四川省) 루딩현 지진 이후 최악의 참사로 기록되는 한편 중상자들이 적잖아 사망자 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19일 중국언론에 따르면 이날 정오 기준 이번 지진 사망자는 간쑤성에서 105명, 인근 칭하이성에서 11명 등 총 116명으로 집계됐다. 부상자 숫자도 총 326명으로 늘었다.
로이터통신은 이 지역에 수도, 전기, 교통, 통신 등 인프라도 손상되었지만 당국이 자세한 내용을 공개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영문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이곳 건물들이 내진 설계가 잘 되지 않았고, 이 지역에 인구가 몰려 있으며, 잠자는 시간에 지진이 발생한 점 등이 피해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간쑤성 남동부 지역은 중국 남북지진대 기준 북부지역이다. 칭하이와 시짱(티베트)을 잇는 연결선으로 유라시아판과 인도판 사이에 자리잡아 지각 활동이 활발하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이번 지진 진앙지 반경 200km 지역에선 지난 1990년 이후 규모 6 이상의 지진이 세 차례 보고됐었다.
특히 이번 지진은 한파와 겹쳐 피해자들을 더 어렵게 한다. 지진이 발생할 당시 간쑤성 지역은 영하 12도의 매우 추운 날씨였다. 목격자들은 "잠옷 차림에 패딩점퍼만 걸치고 뛰어나온 이웃들도 있었고 일부는 급히 담요만 두른 차림으로 거리로 나와있었다"며 "혼비백산해 맨몸을 훤히 드러내고 주변 건물에서 도망쳐 나오는 모습도 보였다"고 현지 언론에 전했다.
이번 지진은 지난해 9월 쓰촨성 간쯔장족자치구 루딩현에서 발생한 규모 6.8 지진으로 93명이 사망하고 24명이 실종된 이후 1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인명피해를 낸 지진으로 기록됐다. 사망·실종자 수가 더 늘어날 경우 217명 사망·실종으로 기록된 2013년 쓰촨성 야안시 규모 7.0 지진 사고까지 소환될 전망이다. 특히 칭하이성에서는 지난 2010년 진도 7.1 규모로 발생한 위슈 지역 강진으로 무려 2200여명이 사망하고 70여명이 실종됐으며 3500명이 부상을 입은 적이 있어 안타까움을 더한다. 위슈 지진은 쓰촨성 원촨에서 2008년 발생한 규모 8.0의 이른바 '쓰촨대지진' 이후 최악의 참사로 기록돼 있다. 쓰촨대지진 당시 사망자는 8만7000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중국에서는 올해만 규모 5.0 이상 지진이 무려 11차례나 관측됐다. 지난 1월 쓰촨성 루딩현과 신장에서 각각 지진이 발생했고 5월엔 윈난성, 8월엔 산둥성, 10월엔 간쑤성과 남방 광둥성 해역, 칭하이 등에서, 11월엔 다시 신장에서, 이달 2일엔 다시 윈난에서 지진이 발생했다.
인명피해가 없는 지진이 대부분이었지만 가옥이나 도로가 파괴되는 등 주민들이 생활에 불편을 겪은 사례가 적잖았다. 수차례 벌어진 대자연의 경고 끝에 끝내 인명피해를 동반한 대규모 지진이 발생하자 중국 내부의 불안감은 커진다.
중국 정부는 총력 구조작업에 나선 상황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진 소식을 보고받고 "전면적인 수색과 구조노력을 기울여달라"며 "피해주민의 적절한 재정착을 지원하고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최대한의 노력을 집중하라"고 지시했다. 리창 총리도 관련해 신속한 대응을 지시했다.
중국 정부는 인력구조와 재난처리에 총력을 다한다는 입장이다. 중앙소방대원 등 인력 1440여명이 투입됐고, 구조팀도 재해 지역에 집중 배치됐다. 주변 지역 소방관 1603명도 집결, 대기중이다. 인민해방군도 300여명 이상의 인원을 동원, 실종자 수색작업과 도로 정리 작업 등을 시작했다. 그러나 지진 규모가 상당한 데다 최강의 한파가 겹치며 안타까운 사망 사례는 추가로 보고될 전망이다.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cheerup@mt.co.kr 김하늬 기자 hone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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