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덕서 굴리고 “완성차” 사기친 니콜라 창업자, 감옥행

김민지 디지털팀 기자 2023. 12. 19.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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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테슬라'로 불리며 각광 받았던 미국 전기‧수소 트럭업체 니콜라의 창업자 트레버 밀턴(38)이 사기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밀턴은 2014년 '수소 트럭을 만들어 팔겠다'고 공언하며 천재 전기공학자 니콜라 테슬라(1856~1943)에서 이름을 딴 회사 니콜라를 창업했다.

니콜라는 2018년 수소트럭 '니콜라 원'의 주행 영상을 공개하며 "제대로 작동하는 완성차"라고 홍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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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속 트럭은 빈껍데기…전지·수소가스 탱크 장착하지도 않아

(시사저널=김민지 디지털팀 기자)

트레버 밀턴 니콜라 창업자 ⓒ연합뉴스

'제2의 테슬라'로 불리며 각광 받았던 미국 전기‧수소 트럭업체 니콜라의 창업자 트레버 밀턴(38)이 사기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밀턴이 니콜라 최고경영자(CEO)로 있던 기간 주가를 올리기 위해 미완성 기술로 투자자를 속인 혐의다.

18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 등 주요 현지 매체에 따르면,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은 이날 사기죄 유죄 평결을 받은 밀턴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밀턴은 2014년 '수소 트럭을 만들어 팔겠다'고 공언하며 천재 전기공학자 니콜라 테슬라(1856~1943)에서 이름을 딴 회사 니콜라를 창업했다.

니콜라는 2018년 수소트럭 '니콜라 원'의 주행 영상을 공개하며 "제대로 작동하는 완성차"라고 홍보했다. 이후 2020년 6월 뉴욕 나스닥 증시에 상장했고, 제너럴모터스(GM)와 전략적 제휴를 맺는 등 한때 시가총액이 굴지의 자동차업체 포드를 뛰어넘기도 했다. 제2의 테슬라로 각광 받으며 투자자가 몰린 것이다.

그러나 공매도 업체 힌덴버그리서치는 2020년 밀턴의 사기를 고발하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영상 속 전기 트럭은 빈 껍데기만 있는 것으로, 실제 연료전지나 수소가스 저장탱크를 장착하지 않았다. 주행 능력이 부족한 시제품을 언덕에서 굴려 스스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게 했고, 심지어 트럭의 문이 촬영 중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테이프를 붙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은 재무제표 등 기업 관련 문서를 통한 사기가 아니라 유튜브를 통해 일어났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라는 지적이다.

이런 사기 행각이 밝혀지면서 검찰은 증권사기‧금융사기 혐의를 적용해 밀턴을 기소했다. 니콜라의 주가는 급락했고, 밀턴이 투자자들에게 끼친 손해는 6억6000만 달러(약 86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현행법 상 최대 60년형까지 구형 가능한 피해 규모이지만, 검찰은 다른 사건 판결 등을 고려해 징역 11년을 구형했다.

지난해 검찰은 밀턴이 유죄 평결을 받는 과정에서 그의 행위가 투자자들의 돈을 노린 사기라고 규정했다.

밀턴은 이날 3시간가량 진행된 심리에서 눈물을 흘리며 아픈 아내를 돌봐야 하니 집행유예를 내려달라고 간청했다. 밀턴은 "나는 누구에게도 해를 끼칠 의도가 없었고, 그런 범죄를 저지르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밀턴의 변호인은 투자 사기 행각을 벌인 이유에 대해 "탐욕 때문이 아니라 니콜라 기술에 대한 강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그가 과도하게 낙관적이어서 일어난 일"이라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한편, 니콜라 주가는 2020년 한 주당 약 80달러에 거래됐지만, 이후 폭락해 최근에는 한 주당 1달러를 밑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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