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억 받고 24승 합작…'역대급 가성비' 두산 원투펀치, 얼마나 더 줘야 할까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두산 베어스 원투펀치 라울 알칸타라(31)와 브랜든 와델(29)이 재계약 협상을 이어 가고 있다. 얼마에 도장을 찍을지 눈길을 끈다.
두산은 올 시즌을 마친 뒤 외국인 투수 2명은 재계약을 추진한다고 못을 박았다. 외국인 원투펀치는 팀 전력의 절반 이상을 좌우한다 해도 과언이 아닌데, 알칸타라와 브랜든 모두 두산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활약을 펼치면서 다음 시즌도 동행할 발판을 마련했다.
가장 주목할 점은 가성비였다. 두산은 두 선수를 통틀어 118만 달러(약 15억원)를 투자했다. 보통 KBO 구단이 외국인 에이스 1명에게 쓰는 금액으로 24승이라는 결과를 냈다. 알칸타라는 90만 달러, 브랜든은 28만 달러를 받았다. 물론 브랜든은 부상으로 방출된 딜런 파일의 대체 선수로 합류해 몸값이 적긴 했지만, 두산은 딜런과도 65만 달러에 계약한 상태였다. 올해 두산 외국인 투수 가운데 100만 달러 이상의 몸값을 자랑하는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재계약을 할 때는 가성비와 멀어질 가능성이 크다. 두산이 올해 알칸타라, 브랜든과 상대적으로 저렴한 금액에 계약할 수 있었던 이유는 두 선수 모두 '증명'이 필요해서였다.
알칸타라는 2020년 두산과 처음 70만 달러에 계약해 31경기, 20승2패, 198⅔이닝, 평균자책점 2.54로 맹활약했다. 두산은 당시 당연히 재계약을 추진했지만, 알칸타라는 2021년부터 일본프로야구(NPB) 한신 타이거스와 계약하면서 한국을 떠났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한국 복귀를 추진했을 때는 일본에서 '실패'라는 꼬리표를 붙인 뒤였다. 알칸타라는 한신에서 2시즌 동안 63경기에 등판해 4승6패, 1세이브, 97⅔이닝, 평균자책점 3.96에 그쳤다. 2년 동안 선발로는 7경기밖에 기회를 얻지 못했고, 불펜으로 밀린 뒤 활약상도 좋지 않았다. 두산은 알칸타라의 상황 덕분에 90만 달러만 써서 1선발을 품을 수 있었다.
알칸타라는 두산에서 에이스로 다시 발돋움하는 시즌을 보냈다. 31경기에서 13승9패, 192이닝, 평균자책점 2.67을 기록했다. 역대급 외국인 에이스 에릭 페디(전 NC 다이노스, 현 시카고 화이트삭스)에게 밀려 두드러지진 않았지만, 알칸타라는 이닝 1위, 탈삼진 3위(162개), 다승 4위, 평균자책점 5위에 올랐다. 내년에 두산에서 3번째 시즌을 보내게 된다면, 이제는 홀로 120만 달러를 받아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브랜든은 효자도 이런 효자가 없었다. 브랜든은 딜런의 부상 공백으로 선발진이 거의 무너지기 직전에 두산에 합류해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18경기에서 11승3패, 104⅔이닝, 평균자책점 2.49로 맹활약하면서 두산의 5강 진출에 큰 공을 세웠다. 7~8월쯤에 이미 28만 달러의 몫은 다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브랜든은 지난해 아리엘 미란다의 대체 선수로 두산에 합류했을 때도 23만 달러를 받았다. 지난해는 11경기에서 5승3패, 65이닝, 평균자책점 3.60을 기록했다. 나쁜 성적은 아니었지만, 당시에는 미국에서 선발 경험이 부족해 이닝을 끌어주는 능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두산이 브랜든과 재계약을 포기한 결정적 이유였다.
브랜든은 여기서 포기하지 않고 대만프로야구(CPBL)로 향했다. 라쿠텐 몽키스와 계약하고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돌면서 두산이 지적한 약점을 보완했다. 두산은 딜런이 골타박 부상 이후 공백이 길어질 때 대만에서 뛰는 브랜든을 꾸준히 확인했고, 타점 높은 직구와 각 큰 변화구, 안정적인 경기 운영 능력까지 더해 더 좋아졌다고 판단해 다시 데려왔다. 브랜든은 전반기 공백에도 11승을 거두며 KBO 3번째 시즌에는 잭팟을 터트릴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두 선수 모두 가성비 좋은 활약을 펼쳐서일까. 재계약 협상이 생각보다는 길어지고 있다. 협상이 길어진다는 것은 곧 구단과 선수 사이에 금액 차이가 있다는 뜻이다. 일단 브랜든의 몸값 폭등이 예상되는 가운데 어느 정도 선에 맞춰줘야 할지 구단의 고민이 클 듯하다.
협상 분위는 나쁘지 않다. 두산 관계자는 "외국인 투수들과는 재계약을 계속해서 추진하고 있다. 협상 막바지 단계까지 왔다"며 조만간 계약 소식을 들려 줄 수 있길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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