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은 있어야 `찐` 부자…60%는 `금수저` 대물림"
우리나라 부자들은 부자의 자산 기준을 100억원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들은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해 자산을 늘렸으며, '부(富)' 형성의 일등공신은 부동산으로 나타났다. 부자 10명 중 6명이 '상속형 부자'인 것은 지난 10년간 큰 변화가 없었다.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이같은 내용이 담긴 '대한민국 부자 보고서' 단행본을 발간했다고 19일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부자의 자산 기준을 100억원으로 생각하는 비율은 2020년 28%에서 2022년 46%까지 상승했다. 2022년부터는 부자의 기준을 300억원 이상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10%를 넘기 시작해 초고액 자산가가 대두되고 있다.
다만 부자는 자신을 부자라고 인식하고 있지 않으며, 10명 가운데 2~3명만 스스로를 부자라고 생각했다. 부의 수준이 절대적 기준보다는 '나보다 많은' 관점에서 상대적 비교 심리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부자가 생각하는 '부자의 자산 기준'도 일관된 흐름을 보이지 않았다. 부자의 기준은 2012년 평균 114억원에서 2021년 187억원으로 증가했지만, 매년 변동폭이 컸다. 유동성, 경기상황 등에 따른 심리적 요인이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부동산 부자가 '찐 부자'…시장 조사와 과감한 실행력으로 '잃지 않는 투자' 실현
부자가 보유한 총 자산의 절반 이상은 부동산이 차지했다. 부자의 95%는 자가를 보유하고, 추가 부동산을 보유한 비율도 절반을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자들에게 부동산은 자산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데 가장 적합한 투자처로 자리잡았다. 최근 10년간 주택 가격이 약 40% 상승했고, 부동산 펀드 규모가 7배 이상 성장했음을 고려할 때 부동산 투자가 부를 일구는데 큰 기여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투자 성향을 보면 부자는 높은 수익률보다 잃지 않은 투자를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 이에 따라 정부 정책을 비롯한 세제 변화, 국내외 투자 환경 변화 등 외부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 10% 이상 수익을 낸 부자는 10명 중 3명으로, 팬데믹 초기 유동자금을 확보하고 주가 상승에 주식 비중을 확대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부자들은 팬데믹이 길어지면서 경기 침체 등 불안이 지속되자 예금, 채권 등 안전자산과 외화자산(달러) 투자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수익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고 시장의 흐름을 읽어 투자를 결심하고 과감한 실행력을 보였다. 실제로 팬데믹 기간 내 적극적으로 자산 포트폴리오를 변경한 부자가 그렇지 않은 부자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부자 중 40대 이하의 영(Young)리치는 부동산보다 금융자산이 높고 10명 중 7명 이상은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등 재테크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영리치의 20%는 가상자산을 보유하고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투자 정보를 공유했다. 또 투자 스터디 그룹에서 활동하며 외화자산 투자, 현물투자, 프로젝트 펀드 등 새로운 투자에도 관심을 보였다.
◇부자는 타고난다…60%는 상속 '금수저'
지난 10년간 부자의 소득 원천을 보면 근로소득 비중은 점차 증가하고 재산소득 비중은 감소했다. 해당 기간동안 부자 10명 가운데 6명이 '상속형 부자'인 것은 변함이 없었다.
과거 대표적인 상속·증여 자산의 유형은 부동산이었으나 최근에는 현금·예금 또는 신탁상품을 활용한 증여도 확산됐다. 특히 가족 간 분쟁 없이 안전하게 상속재산을 가족에 물려줄 수 있는 장점을 활용한 유언대용신탁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었다.
상속·증여 규모는 과거보다 더 많거나 적어져 양극화되는 모습이었다. 수령시점은 2018년까지 40대 이후로 늦어지는 추세였으나, 팬데믹 이후에는 미성년자 주식 보유 비중이 크게 늘어나는 등 일부 변화를 보이기도 했다.
한편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지난 2007년부터 매년 부자보고서를 내고 있다. 올해는 해당 보고서가 외부로 공개되기 시작한 2012년부터의 연구 결과를 책으로 엮어 단행본을 발간했다. 이번 단행본은 지난 10여 년 동안 우리나라 부자들이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이미선기자 alread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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