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부, T커머스 생방송 허용 검토에…"갈등 조장" 비판 한목소리

과기부, 최근 TV홈쇼핑사 대상 의견 청취
"산업 근간 흔드는 일…구체적 사유 없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로고(사진=과기정통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가 그간 고수해오던 입장을 선회해 데이터홈쇼핑(T커머스)의 생방송 허용을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유료방송 플랫폼 사업자와 송출수수료 갈등을 벌이고 있는 홈쇼핑업계는 과기정통부가 앞에선 협상을 독려하고, 뒤에선 갈등을 조장한다고 비판했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과기정통부 방송진흥기획과는 최근 TV홈쇼핑사 임원을 대상으로 데이터홈쇼핑 생방송 허용과 관련한 의견을 청취 중이다.

현재 데이터홈쇼핑은 생방송을 할 수 없고, 화면크기도 일정 비율 제한 받고 있는데, 데이터홈쇼핑 전용사업자는 생방송을 제한하는 법령의 근거가 없으므로 이를 허용해줄 것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과기정통부는 2015년부터 데이터홈쇼핑의 생방송 불가 원칙을 고수해왔다.

과기정통부는 2015년 1월 '데이터홈쇼핑 개념 및 범위에 관한 법적 적용기준' 공문을 통해 데이터홈쇼핑 도입취지상 원칙적으로 생방송 편성은 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2020년 7월에는 'T커머스 생방송 허용'과 관련한 기사에 대해 "방송법 규정의 해석, 데이터홈쇼핑 도입취지와 경과, 재승인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현행 방송법 체계 하에서 데이터홈쇼핑에 대한 생방송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해명한 바 있다.

이같은 흐름에 TV홈쇼핑 업계는 송출수수료 인상 등 과다경쟁으로 인한 부작용이 속출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홈쇼핑은 각 유료방송 플랫폼 사업자와 협상을 통해 송출수수료와 채널 번호를 정하고 있는데, 통상 홈쇼핑사들은 낮은 채널의 번호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경쟁자가 많아질 수록 낮은 채널의 번호의 가격 인상은 불 보듯 뻔하다는 것이다.

더욱이 현재 송출수수료는 성적이 부진한 홈쇼핑사업자들에게 매우 큰 부담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속된 부담에 일부 홈쇼핑사들은 유료방송 플랫폼 내 송출 포기를 선언하기도 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홈쇼핑사업자와 유료방송사업자간 송출수수료 분쟁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과기정통부가 결국엔 송출수수료를 높여 분쟁을 심화시킨다고 지적한다.

9년여간 유지해온 생방송 불허 입장을 변경하려는 사유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도 문제다.

과기정통부는 2015년과 2020년 공식적으로 데이터홈쇼핑에 대한 생방송 불허 입장을 밝혀 왔는데, 최근 허용 방침에 대해서는 뚜렷한 설명이 없다.

이에 대해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데이터홈쇼핑의 생방송 허용 문제는 산업의 근간을 흔드는 정책 변경으로 절차나 명분이 분명 있어야 한다"며 "송출수수료 경쟁의 재점화로 산업의 '공멸'을 막기 위해서는 규제 해소와 더불어 충분한 논의를 통해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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