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있지 않은, 슬픈 크리처” ‘경성크리처’ 스위트홈과 다른 크리처 온다 [종합]

이민지 2023. 12. 19.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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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글 이민지 기자/사진 유용주 기자]

"우리만의 크리처를 만들었다"

넷플릭스 시리즈 '경성크리처' 제작발표회가 12월 19일 오전 서울 용산구 레이어20 스튜디오에서 진행됐다. 제작발표회에는 장태상 역 박서준, 윤채옥 역 한소희, 마에다 유키코 역 수현, 나월댁 역 김해숙, 윤중원 역 조한철, 정동윤 감독이 참석했다.

'경성크리처'는 시대의 어둠이 가장 짙었던 1945년 봄, 생존이 전부였던 두 청춘이 탐욕 위에 탄생한 괴물과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다.

정동윤 감독은 "작가님과 '경성크리처'라는 작품을 만들 때 연출자로서 경성 쪽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초반에 모여서 이야기 하다가 우리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세계 사람들이 많이 알 수 있는, 좋아하는 크리처를 섞어서 이야기를 만들면 우리 이야기를 더 널리 전달할 수 있겠다는 목표가 있었다. 새로운 도전일거라 생각해서 하나씩 이야기를 만들어갔다"고 기획 과정을 밝혔다.

박서준은 "1945년을 배경으로 한 크리처가 나오는 장르물이다. 하지만 두 청춘의 이야기이기도 한 복합장르 작품이다"고 소개했다. 그는 "나는 항상 이야기를 먼저 본다. '경성크리처'라는 작품도 이야기 자체가 매력있게 다가왔다. 역할도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다. 게다가 강은경 작가님의 작품을 평소에 좋아하고 있었고 정동윤 감독님은 내가 '이태원 클라쓰'를 할 때 '스토브리그'를 하고 계셨다. 한번 만나뵈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채옥이 소희씨까지 만날 수 있어서 즐거웠다"고 말했다.

한소희는 "'스토브리그'를 재밌게 봤고 서준 선배님이 나온 드라마도 잘 봤던 것 같다. 그리고 시대가 주는 배경이 가장 끌렸다. 크리처 장르물이라는 점도 이끌렸다"고 밝혔다. 수현은 "오랜만에 선택하게 된 작품인데 너무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스케일 내에서 캐릭터 간의 갈등, 감정들이 어렵고도 도전하면 재밌겠다, 내가 성장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해숙은 "나도 다르지 않다. 시대물에 크리처가 합쳐진 매력적인 서사가 신선했고 작가님, 감독님에 대한 믿음이 커서 선택 안 할 이유가 없었다. 함께 출연한 배우진이 너무 같이 작업해보고 싶었던 배우들이라 행복했다"며 미소지었다. 조한철은 "글이 너무 좋았고 감독님의 전 작품을 너무 재밌게 봤다. 작품이 들어오면 함께 하는 배우들이 누구일까 항상 궁금한데 같이 연기할 때 기대되는 분들이 함께 해주셔서 안 할 이유가 없었다. 개인적으로 윤중원이란 캐릭터가 멜로를 하고 있는 인물이라 해보고 싶었다"며 웃었다.

박서준은 "장태상은 북촌에서 제일 가는 자산가이자 금옥당이란 전당포의 대주다. 금옥당 대주가 되기 전까지 많은 고생을 하면서 성장한 인물이다. 어느 날 어떤 사건에 연루되면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과의 이야기이다. 그 안에서 태상이가 살아온 인생이 보일 수 있도록 캐릭터를 담으려고 노력했다. 다양한 매력을 갖춘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의상부터 여러가지를 고증하면서 멋있게 만들기 위해 고민을 많이 했다. 아무래도 드라마가 오픈 됐을 때는 연기를 보시겠지만 그 전에 첫 인상은 전체적인 룩이라 생각한다. 그런 룩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여러 상의 끝에 어떤 룩을 만들었는데 준비한 만큼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전했다.

박서준은 "첫 촬영부터 고문신을 찍었다. 굉장히 추운 날로 기억하는데 물을 계속 맞아가면서 온 몸이 젖어서 '이거 약간 신고식인가?' 느낌이 들 정도로 처음부터 고생 아닌 고생을 하는 신을 찍었다. 이 드라마의 처음이 이렇다면 끝은 어떨까 하는 기대감이 들 정도로 강렬한 인상이 있었다"며 웃었다. 이어 "첫 장면부터 그런 장면을 찍으니까 이 드라마에 확 빠지는 동기가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박서준은 한소희와의 멜로에 대해 "항상 고민하는게 완급조절이다. 극이라는게 감정선이 있고 어느 부분에서 그렇게 느껴지는지 말이 되게 표현하는게 배우라는 직업이라 생각해 완급조절에 대해 이번에도 역시나 많이 고민했다. 하지만 상황과 분위기가 주는 감정이 있었기 때문에 고스란히 채옥이를 바라보면 그런 느낌이 만들어질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워낙 잘 하고 특별히 뭔가를 많이 고민해서 이야기 하기 보다 이 상황에서 만나 어떤 감정으로 서로를 바라보는가가 중요했던 것 같다. 그런 장면이 모이면서 절제된 멜로라고 표현할 수도 있겠지만 상황이 주는 애틋함이 느껴지는 장면이 꽤나 나올 것 같다"고 귀띔했다.

윤채옥 역 한소희는 "죽은 사람도 찾아낸다는 토두꾼이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 아버지와 함께 10년 전 실종된 어머니를 찾아헤매는 캐릭터다. 경성에 도착해 장태상과 만나게 되며 많은 일이 벌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내 성격과 채옥은 같지 않았다. 난 그렇게 여유롭지 않은 성격이라 걱정을 많이 했는데 아무래도 시대가 주는 영향, 주변 인물이 주는 영향이 있었다. 채옥의 목적은 어머니를 찾는거라 그것에 집중하면 표현하는데 어렵지 않았던 것 같다"고 밝혔다.

윤채옥의 머리가 풀리는 신을 위해 수차례 헤드뱅잉을 해야했다는 한소희는 "목에 담이 오기 시작하고 다음날 목을 돌리지 못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근데 나는 그런 감독님의 집요함이 그 신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그 집요함이 참 좋다"며 "나도 욕심이 많이 났던 신이다"고 말했다.

수현은 "마에다는 경성에서 미스터리함을 맡고 있는 인물이다. 경성에서 가장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고 부를 지니고 있어 옹성병원을 후원한다. 굉장히 절제돼 있고 단아하고 예쁜 자태로 지내는데 속내는 알 수 없는 인물이다. 유일하게 태상을 친구 삼는 인물이기도 하다"고 소개했다.

그 시대에 맞는 교토식 일본어, 일본인이 구사하는 한국어를 선보여야 했던 수현은 "진짜 어려웠다. 압박감도 많이 느꼈다. 유일하게 사투리를 사용하는 인물이라 도움 받을 곳이 많이 없었다. 슬프게도 일본어를 많이 공부한 것에 대해 표준어를 몰라서 일본 가서 말 한마디도 못하는 현실이다"며 웃었다. 이어 "한국어가 내 상상으로 해나가고 감독님이 수위 조절을 해줘서 일본어는 늘어가는데 한국어가 맞는지 긴가민가 하면서 촬영했다"고 밝혔다. 이어 "평소에 표정도 많고 잘 웃는 편이다. 내가 비밀스러운 역을 많이 했는데 그 중에 가장 절제해야 했던 인물이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김해숙은 "나월댁은 태상이 뒤에서 묵묵히 아픔을 같이 하는 엄마 같은 존재다"고 말했다. 금옥당 촬영에 대해 김해숙은 "엄청난 대작이다 보니 우리끼리 분위기는 너무 좋았는데 촬영 현장은 치열했다. 모두가 열정을 불태우면서 나날이 지쳐가는 모습을 옆에서 봤다"며 웃었다. 이어 "내가 금옥당에 처음 들어갔을거다. 들어가면서 나도 모르게 '우와' 했다. 시대극을 많이 했는데 그런 세트는 처음 본 것 같다. 촬영 끝나고 부순다고 해서 화냈을 정도로 강렬했다. 소품 하나 하나가 입이 멀어질만큼 화려하고 웅장하고 그 시대를 옮겨 놓은 것 같은 착각을 할 정도였다"고 자랑했다.

윤채옥 아버지 윤중원 역 조한철은 "로맨티스트인 것 같다. 한순간에 아내를 잃고 모든 것이 바뀌고 어린 딸을 데리고 아내를 찾아나선다. 10년 간 찾아헤매다가 단서를 가지고 경성에 들어와 태상을 만나 같이 옹성병원에 가게 된다"고 소개했다. 그는 "처음 이야기 하셨을 때 왜 이런 역을 나에게 주시지 할 만큼 황송했다. 내가 악역이나 코믹한 역을 많이 했는데 내가 했던 역할 중 가장 멋있는 역인 것 같다. 부담도 되고 어떻게 해야하지 걱정도 됐는데 워낙 목표가 분명해서 그 목표를 따라 잘 가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와 감독님 믿고 해보자는 마음으로 열심히 했다"고 밝혔다.

한소희는 "태상보다도 현장에서 자주 뵈었다. 실제로 촬영하며 고민이나 문제점이 생기면 선배님께 의지하고 물어봤던 것 같다. 선배님도 장난스럽게, 때로는 진지하게 많은 조언과 이야기를 해주셨다"고 말했다. 조한철은 "전작에서 한소희 씨가 몸을 워낙 많이 썼는데 보고 놀라서 '제발 다치지말자'고 했다. 워낙 액션이 많으니까 걱정하면서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또 둘이 너무 더운 옷을 입고 있어서 서로 챙겨줬다. 내가 오히려 케어를 많이 받았다"고 화답했다.

크리처와의 액션에 대해 조한철은 "걱정을 많이 했는데 상상으로 해나가야 할 때는 감독님 믿고 가는 수 밖에 없었던 것 같다. 모든 책임은 감독님한테 있는걸로. 모든 영광도"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크리처물에 첫 도전한 정동윤 감독은 "나도 이렇게 VFX가 많이 들어간 작품을 할거라 생각을 못 했는데 도전했으니 잘 만들어내는게 내 책임이자 목표였다. 지금까지 나온 드라마와 영화들을 참조하긴 했는데 우리는 우리만의 크리처를 만들어야 한다, 우리만의 히스토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러서 크리처의 기원이 되는 기생충부터 해서 이야기를 하나씩 만들었다. 어떻게 탄생했고 과정을 거쳐 크리처가 되는데, 외형적인 모습이나 능력도 히스토리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크리처의 시작이 되는 이야기가 우리 오프닝 타이틀에 녹아져 있다. 작가님과 제작진이 같이 만들었던 크리처의 기원에 대해 조금은 유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크리처와의 액션에 대해 박서준은 "처음엔 걱정을 많이 했다. 처음 캐스팅 단계에서 디테일하게 크리처의 모습과 세트 구현에 대해 준비해서 보여주셨다. 그런 정보를 참고해 시작은 했지만 막상 진짜 찍을 때는 어떻게 해야할까 걱정이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감독님이 준비를 많이 하셨고 프리비주얼이라고 가이드를 먼저 보여주셔서 집중하는데 도움이 됐다. 말이 힘들다하는거지 작업하는데 좋은 스트레스라 생각한다. 좋은 것들을 만들기 위해 힘든 것이니까. 처음 해보는 것들이 많아 시간과의 싸움이 있었는데 좋은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고 잘 구현된 것 같아서 좋은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촬영 중 얼굴 부상을 당했던 한소희는 "사실 부상은 액션을 함에 있어서 나만 다치는게 아니라 스턴트 팀도 다치고 모든 배우들이 다 다치는 문제다. 안 다치면 정말 다행이지만 작게 다치면 좋을 정도로 안 다치고 할 수는 없는 환경이다. 아무리 준비를 해도"라고 말했다. 이어 "촬영을 시작하면 모두가 진심으로 임하기 때문에. 내가 한가지 간과했던 사실은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못 하는 것을 구분해서 했으면 부상을 좀 피해갈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오 좀 든다. 콘트롤함에 있어서 내가 몸을 불사지른다고 다 되는건 아니니까 촬영을 지장을 주는 것 같다고 생각했었다. 액션을 좋아하지만 능동적으로 할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은 있었다"고 털어놨다.

정동윤 감독은 넷플릭스의 바로 전작 역시 크리처물 '스위트홈'인 가운데 "'경성크리처'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 한다면 슬픈 정서가 녹아있다는 점인 것 같다. 우리 크리처는 강력하고 멋있는 크리처가 아니다. 그것을 주안점으로 삼으려고 했다. 사연이 있는 크리처라 그 특징이 몸과 행동에 잘 드러나고 표정에도 최대한 잘 드러나게 하려고 했다. 슬픔이라는 정서가 녹아져 있는 크리처가 '경성크리처'의 가장 큰 차이점인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옹성병원에서 벌어지는 비극과 마주한 사람들의 운명적 이야기를 담은 경성크리처 파트1은 2023년 12월 22일, 파트2는 2024년 1월 5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뉴스엔 이민지 oing@ / 유용주 yong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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