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탈출한 사육곰, 농장 안 철창 밑에 숨었다 2시간 만 사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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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충남 당진시의 사육곰 농장에서 탈출한 곰 한 마리가 사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해 12월 울산 울주군에서 곰 세 마리가 농장 탈출 후 사살된 지 1년 만에 유사한 사건이 반복된 것이다.
동물보호단체 동물자유연대는 "주기적으로 들려오는 사육곰 탈출과 사살 소식은 곰들이 사회에 자신을 내보일 수 있는 유일한 창구"라며 "이는 단지 곰 한 마리의 죽음이 아니라 사회를 향해 부르짖는 간절한 절규이며 국회가 조속히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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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단체 ”계류중인 사육곰금지법, 조속 처리해야"
17일 충남 당진시의 사육곰 농장에서 탈출한 곰 한 마리가 사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해 12월 울산 울주군에서 곰 세 마리가 농장 탈출 후 사살된 지 1년 만에 유사한 사건이 반복된 것이다. 동물단체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국회에서 계류 중인 사육곰 금지법을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19일 당진소방서 등에 따르면 17일 오후 7시쯤 충남 당진시 송악읍 석포리의 곰 사육농장에서 100㎏이 넘는 성체 곰이 탈출했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소방당국은 수색에 나선 지 1시간 50여 분 만에 농장 안 철창 밑을 배회하고 있는 곰을 발견하고 사살했다. 야간이라 주변 민가의 안전을 고려한 농장주가 사살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살된 곰은 2001년생 수컷이었다.
농장에는 곰 91마리가 사육되고 있으며 이번에 한 마리가 사살되면서 90마리가 남았다. 정부로부터 허가받는 농장이지만 사육 환경은 열악해 사육장 곳곳이 녹슬거나 부식된 상태로 확인됐다.
사육곰 구조단체 곰보금자리프로젝트는 "뜬장 밖으로 나온 곰은 평생 나고 자란 농장을 벗어나지 않고 주변을 둘러보고 있었다"며 "농장주는 곰의 위협으로부터 도망쳐 경찰에 신고하는 것 이상 할 수 있는 일은 없었고, 겁에 질려 뜬장 아래에 숨은 곰은 결국 사살됐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사육곰 탈출은 수 차례 반복돼 왔다. 녹색연합에 따르면, 2012년 농장을 탈출했던 사육곰이 등산객을 물고 달아난 데 이어 2017년에는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2019년에는 야영장에서 탈출한 곰이 발견돼 인근 주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환경부는 지난해 지방자치단체와 동물단체, 사육곰 농가와 함께 2025년까지 웅담채취용으로 곰을 사육하는 행위를 끝낸다는 협약을 맺었다. 하지만 사육곰 산업 종식 내용을 담은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야생생물법) 개정안은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곰을 마취하지 않고 꼭 사살해야 했을까라는 의견도 있다. 이에 대해 곰보금자리프로젝트는 "마취총을 맞아도 곰이 마취되기까지 시간이 길기 때문에 섣부른 시도는 사람을 위험에 빠트리고, 마취에 성공해도 곰은 다시 뜬장으로 들어가야 한다"며 "곰과 사람 모두를 위험에 빠트리는 사육곰 산업을 끝내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동물보호단체 동물자유연대는 "주기적으로 들려오는 사육곰 탈출과 사살 소식은 곰들이 사회에 자신을 내보일 수 있는 유일한 창구"라며 "이는 단지 곰 한 마리의 죽음이 아니라 사회를 향해 부르짖는 간절한 절규이며 국회가 조속히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고은경 동물복지 전문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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