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 득표율'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 3선 성공…앞날은 험난[피플in포커스]
'조용한 탄압' 비판에 최악의 경제난 해결해야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이 89.6%라는 압도적인 득표율로 3연임을 확정지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혼란한 정세를 틈 타 장기 집권을 굳혔으나, 인구의 60%가 빈곤선 아래에서 생활하는 등 최악의 경제난은 엘시시 대통령이 풀어야 할 또 다른 과제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집트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0~12일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엘시시 대통령이 투표율 66.8%에서 89.6%의 표를 얻으며 당선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 2014년 집권한 엘시시 대통령은 2030년까지 집권하게 된다.
1954년 카이로에서 태어난 엘시시 대통령은 1977년 이집트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했다.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11년 최연소로 국방부 정보국장에 올랐다.
2011년 '아랍의 봄' 민주화 운동으로 무바라크 전 대통령이 물러난 뒤, 모하메드 무르시 전 대통령이 이집트에서 유일하게 민주적으로 선출됐다. 그러나 '무슬림형제단'의 지지를 등에 업고 정권을 잡은 무르시 전 대통령은 극단적인 이슬람 정책을 펴 국민들의 반발을 샀다.
엘시시 대통령은 무르시 정부 1년 만에 쿠데타를 주도해 무르시 전 대통령을 끌어내렸다. 이후 치러진 선거에서 97%의 압도적인 득표율로 다소 편안하게 권좌에 올랐다.
그는 2018년 치러진 대선에서도 97%의 득표율을 얻었지만, 이집트 내부는 곪아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엘시시 대통령이 '조용한 탄압'을 이어오고 있는 데다,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여파로 이집트 국민들은 가난에 허덕이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엘시시 대통령은 대통령 임기를 4년에서 6년으로 늘렸고, 연임 제한을 2년에서 3년으로 늘리며 장기 집권의 발판을 닦았다. 또한 중동 매체 알자지라에 따르면 엘시시 대통령 집권 이후 수천 명의 정치범이 투옥됐다. 사면위원회는 1년에 약 1000명을 석방하고 있지만, 인권단체들은 같은 기간 3~4배 많은 사람이 여전히 체포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엘시시 정권하에서 반대 의견을 위한 공간은 급격히 줄어들었고, 언론과 정치 생활은 완전히 보안 기관의 통제하에 놓이게 됐다"며 "수천 명이 체포됐는데, 대부분 민주주의 운동가와 정권 비판자들이었다"고 전했다.
반면 엘시시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복잡한 아랍 국가들 사이에서 오히려 이집트가 안정을 되찾았다는 점을 높게 사고 있다고 FT는 설명했다.
엘시시 대통령이 3번째 임기를 시작하면서 직면할 가장 큰 과제는 극심한 경제 위기를 해결하는 것이다.
이집트는 2011년 '아랍의 봄' 혁명 이후 두 차례나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으로 간신히 위기를 넘겼는데, 지난해 3월에도 IMF에 재차 도움을 요청했다. 현재 이집트는 1580억 달러 규모의 외채를 상환해야 하는 상태다.
게다가 지난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외국인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도피하면서 약 200억 달러(약 26조원) 유출이 발생했다. 이집트의 외환보유액은 335억 달러에 그친다.
특히 이집트는 지난해 3월 IMF 지원을 앞두고 자국 파운드화 가치를 14% 떨어뜨리며 위기는 심화했다. 여기에 '킹달러' 현상까지 겹치며 지난해 달러당 16이집트 파운드였던 게 현재 달러당 26.4이집트파운드까지 떨어졌다. 이집트 파운드화의 가치는 사실상 70% 가까이 폭락했다고 AFP는 평가했다.
외환 위기가 오기 전인 2019년 기준으로도 이집트 인구 1억 명 중 60%는 빈곤서 아래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지난달 이집트의 물가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35%에 달한다.
가자지구에서 벌어지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은 엘시시 대통령에게 양날의 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가자지구의 혼란이 엘시시 대통령의 '조용한 탄압' 정책에 힘을 실어주게 된 셈이기 때문이다.
아델 타픽(75)은 워싱턴포스트(WP)에 "그의 인기는 높은 물가의 영향으로 다소 낮아졌지만, 가자지구 이후 지지자들은 그를 위해 돌아왔다"며 "수단, 리비아, 시리아, 팔레스타인 등 다른 국가에 비해 우리는 더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난민들이 국경을 넘어 몰려올 위험도 있다. 엘시시 대통령은 다른 아랍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이스라엘을 비판하고 있지만, 가자지구 난민을 받아들일 수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yeseul@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바람난 아내 따귀 때렸더니,이혼 요구하며 문중 땅 절반 달라네요"
- 고현정 "연하 킬러? 남자 배우 막 사귄다?"…연예계 루머에 입 열었다
- "'난 여자 생식기 감별사, 넌 중3때 첫경험' 남편 말에 화내자 예민하다고"
- "평생 모은 4억, 아내가 주식으로 날려 공황장애 와…이혼 사유 되나요"
- "성관계하듯 해 봐"…안산 사이비 목사, 의사 꿈꾸던 13세 감금 '음란죄 상담'
- "마약 자수합니다" 횡설수설…김나정, 결국 경찰 고발당했다
- 동덕여대 강의실 '알몸남' 음란행위 재소환…"공학되면 이런 일 많을 것"
- 김혜수, 가려도 가려지지 않는 미모…세월은 역행 중 [N샷]
- "'난 여자 생식기 감별사, 넌 중3때 첫경험' 남편 말에 화내자 예민하다고"
- 한혜진, 증명사진 찍는 모친에 "영정사진 아니냐, 그걸 왜 찍어" 눈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