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명품’까지 품었다… ‘파페치’ 5억달러에 인수

1400개 브랜드 190개국 판매
520조 명품시장 선두 주자로
취약점 보완… 백화점과 경쟁

쿠팡의 모회사인 쿠팡Inc는 18일(현지시간) 샤넬·에르메스 등 1400개 명품 브랜드를 글로벌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 명품 온라인 기업 ‘파페치’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2021년 3월 김범석(왼쪽 세 번째) 쿠팡 창업자가 뉴욕증권거래소 상장 당시 ‘오프닝 벨’을 울리고 있는 모습. 쿠팡 제공

쿠팡이 글로벌 온라인 명품 사업에 진출한다. 명품 구매를 위해 백화점 앞에서 줄을 서야 했던 국내 소비자들이 명품 역시 신뢰할 만한 온라인을 통해 간편하고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여서 명품 시장 판도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쿠팡의 모회사 미국 ‘쿠팡Inc’는 세계 최대 규모 명품 의류 플랫폼인 ‘파페치(Farfetch)’를 5억 달러(약 6500억 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18일(현지시간) 밝혔다.

쿠팡Inc는 “쿠팡의 탁월한 운영 시스템과 물류 혁신을 럭셔리 생태계를 이끈 파페치의 선도적인 역할과 결합해 전 세계 고객과 부티크, 브랜드에 최고의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며 “이번 인수계약으로 파페치가 독점 브랜드와 부티크에 맞춤형 첨단기술을 제공하고, 세계 유수 디자이너들이 전 세계 소비자에게 다가서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쿠팡은 샤넬·에르메스 등 1400개 명품 브랜드를 190개국 이상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최고의 온라인 럭셔리 기업인 파페치 인수를 계기로 4000억 달러(520조 원) 규모의 글로벌 개인 명품 시장에서 리더로 자리매김하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쿠팡은 파페치 인수를 통해 190개국에 진출한 이커머스 네트워크는 물론, 인기 럭셔리 브랜드를 보유한 글로벌 유통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쿠팡은 1인당 개인 명품 지출이 전 세계 최고 수준인 한국이 파페치의 엄청난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쿠팡은 식품이나 공산품에 비해 명품·패션 부문이 상대적으로 취약했다는 지적을 받아왔지만 이번 인수로 이를 보완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파페치는 글로벌 명품 업체들과 온라인 유통 라이선스 계약을 탄탄하게 체결한 보기 드문 기업”이라며 “국내 백화점 업계와 명품 시장에서 경쟁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고 말했다. 파페치에 우영미, 송지오, 이명신, 스튜디오 톰보이 등 국내 주요 선진 디자이너 브랜드도 입점해 있는 만큼 한국 패션의 수출 확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김범석 쿠팡Inc 창업자 겸 CEO는 “파페치는 명품 분야의 랜드마크 기업으로 온라인 럭셔리가 명품 리테일의 미래임을 보여주는 변혁의 주체”라고 말했다. 그는 “명품을 구매하는 고객의 경험을 새롭게 정의하는 일에 엄청난 기회를 맞이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파페치는 포르투갈의 사업가 주제 네베스(49)가 지난 2007년 영국에서 창업했다. 명품업체들과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플랫폼으로 급속하게 성장했고, 지난 2018년 뉴욕증시에 상장됐다. 하지만 이번 쿠팡의 인수로 비상장 회사로 전환된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