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번 말씀드리냐" 신동엽 구박까지…권혁수, '환경 불안' 진단

배우 권혁수가 재활용에 대한 잔소리를 멈출 수 없다고 토로한다.

19일 저녁 8시10분 방송되는 채널A 예능 프로그램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는 배우 권혁수와 쇼트트랙 선수 곽윤기가 출연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를 만난다.

이날 방송에서 권혁수는 환경이 걱정돼 재활용 잔소리를 멈출 수 없는 것이 고민이라고 털어놓는다.

그는 촬영장에서 제작진에게, 일정 중 매니저에게, 약속 자리에서 친구들에게 시도 때도 없이 환경을 위한 잔소리를 퍼붓는다고 고백한다. 심지어 코미디쇼 'SNL'을 함께하는 대선배 신동엽에게도 "분리 배출하라고 몇 번을 말씀드리냐"라고 구박했던 일화를 전한다.

이에 놀란 MC 박나래는 권혁수에게 "재활용을 어디까지 해봤냐"고 묻고, 권혁수는 "텀블러 없이 물을 못 마시는 건 기본이고 대학생 시절 에너지 드링크 박스를 책가방으로 사용했다"며 재활용뿐만 아니라 환경을 위한 목적으로 "13층까지는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는다"고 밝혀 놀라움을 자아낸다.

오은영 박사는 권혁수가 이상 기후에 민감하고 과도하게 걱정해 상실감, 분노, 무력함을 호소하는 '환경 불안'을 겪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을 제기한다. 이어 "환경 불안이 심해질 경우, 집 밖으로 나오지 못하거나, 좋지 않은 환경을 물려줄 바에는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딩크족'을 결심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한다.

이에 MC 이윤지는 "유난히 더웠던 올여름, 아이들이 무더위에 땀 흘리는 모습을 보고 아이들만 남은 미래에 아이들이 목말라하는 모습이 떠올랐다"며 "당시 불안한 마음이 심해져 아이를 낳은 것을 후회할 정도로 공포에 떨었었다"고 고백한다.

이를 들은 권혁수 역시 "'환경 불안'을 겪고 있는 것 같다"고 인정하며 "쓰레기 위를 걷게 될 날이 머지않았음을 확신한다"고 밝힌다. 그러면서 "종종 쓰레기 더미 가운데에 있는 꿈을 꾸기도 한다"며 불안감을 토로한다.

오은영 박사는 "환경 불안이 심해질 경우, 대인관계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환경 보호'라는 기준의 이분법적인 사고로 사람에 대한 불신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에 권혁수는 "급변하는 기후가 사람들 때문인 것 같다는 생각에 사람에 대한 불신까지 생기고 있다"며 "환경 보호를 도덕성과 연관 지어 분리배출을 잘하지 않는 사람은 사회에 피해를 주는 사람처럼 느껴지기에 잔소리하게 된다"고 털어놓는다.

상담을 이어가던 오은영 박사는 권혁수 내면의 불안감이 높음을 알아채고, 불안의 뿌리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불안의 뿌리를 찾아 과거를 회상하던 권혁수는 "어린 시절, 밤에도 TV 불빛에만 의존에서 생활하고 샤워 시간 4분 초과 시 단수, 변기 물 내리는 시간까지 정해져 있었다"며 절약 정신이 남다르셨던 부모님과의 웃지 못할 일화를 공개한다.

이를 들은 오은영 박사는 권혁수가 어린 시절부터 사랑이 많았던 아버지의 통제 아래 안정감을 느꼈음을 알게 되고, 권혁수가 환경 불안으로 재활용 잔소리를 멈출 수 없었던 진짜 이유를 밝혀낸다.

이은 기자 iameun@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