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봉투 의혹’ 송영길 구속…“586운동권 몰락” “검찰 공화국 단면”
친명계 5선 중진인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19일 SBS 라디오에서 “당대표를 지낸 사람을 이렇게까지 탄압하고 이게 꼭 구속까지 갈 사안인가.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해도 될 것 같다”면서 “역시 검찰공화국의 한 단면을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구속영장 발부는 법원 판단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선 “물론, 법원의 판단을 존중해야 되겠지만”이라면서도 “처음부터 사건의 흐름을 보면 윤석열 정권, 검찰 공화국이 아니었으면 일이 이렇게까지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여기에 대해서 두둔하거나 잘못한 게 없다는 뜻은 아니다. 과유불급이라는 정도로 말씀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반면 혁신계를 표방하는 비주류 의원 모임 ‘원칙과 상식’의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민주당으로서는 상당히 난감한 상황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검찰 수사에 대해서 ‘검찰 독재다’, ‘정치 탄압이다’ 이렇게 주장을 했었다”면서 “돈봉투 사건에 대해서도 저희가 국민들이 보기에 적극적으로 반성하고 사과한다 이런 느낌은 안 줬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이라도 민주당이 방탄 정당의 오명을 벗어야 한다”며 “전직 당 대표가 돈봉투 사건, 비리 사건으로 구속되는 지경에 이르러서도 (민주당이) 방탄 정당, 부도덕성에 대한 반성과 사과 등이 없다면 건전한 시민들이 민주당부터 마음을 접지 않을까 이런 걱정이 제일 크다. 이재명 대표가 당 차원에서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대책을 내놔야 한다”며 통합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재차 요구했다.
비주류 의원 모임인 ‘원칙과 상식’ 소속 조응천 의원도 이날 YTN 라디오에서 ‘송 전 대표의 구속이 이 대표 체제 위기로 이어질 거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지 않나”라고 답했다.
민주당은 송 전 대표와 관련해 별다른 입장은 없는 상황이다. 임오경 원내대변인은 이날 원내대책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송 전 대표는) 탈당해서 개인의 몸이라 민주당의 공식 입장은 없다”고 답했다.
이어 “부패한 꼰대, 혹은 청렴 의식은 없고 권력욕만 가득한 구태가 오늘 그들의 자화상”이라며 “그래서 많은 청년이 586 운동권 청산을 외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유창훈 서울중앙지검 영장전담부장판사는 전날 “피의자가 거액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하고 당대표경선과 관련한 금품수수에 일정 부분 관여한 점이 소명되는 등 사안이 중하다. 인적, 물적 증거에 관하여 수사과정에서 확인된 피의자의 행위 및 제반 정황에 비추어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송 전 대표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송 전 대표는 2021년 3~4월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6650만원이 든 돈봉투가 국회의원 및 지역본부장 등에게 뿌려지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또 ‘스폰서’로 알려진 사업가에게 신고하지 않은 선거자금 5000만원을 받았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송 전 대표가 외곽 후원 조직인 ‘평화와 먹고사는 문제 연구소’(먹사연)를 통해 불법 정치자금 7억6300만원을 받았다고도 의심한다.
법원이 송 전 대표 혐의가 일부 소명됐다고 인정한 만큼, 남은 수사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향후 검찰은 돈봉투를 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민주당 의원들에 대한 본격 수사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은 20명의 민주당 의원이 돈봉투를 받았다고 의심하고 있지만 아직 강제수사에 착수한 의원은 3명 뿐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 4월 윤관석 무소속 의원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며 이번 사건에 대한 강제 수사를 시작해 윤 의원과 송 전 대표의 전직 보좌관 박용수씨 등을 구속기소했다. 이 과정에서 송 전 대표가 자신의 후원 조직을 통해 불법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도 포착해 수사를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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