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 부담에 세금 걷는다”…韓 GDP 대비 세수 비율 사상 최고

2023. 12. 19.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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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세금'의 시대가 왔다.

지난해 이후 가파르게 상승한 금리로 부채 부담이 커진 일부 국가들이 정부 지출을 충당하기 위해 세금을 늘리고 있다.

세금과 사회적 지출이 유럽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았던 아시아에서는 일본과 한국의 GDP 대비 세금 비율이 사상 최고치로 뛰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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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세수 비율 1965년 이래 최고...日도 최고치
정부 부채·이자 비용 증가에 세수 확대
[사진=123RF]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큰 세금’의 시대가 왔다. 지난해 이후 가파르게 상승한 금리로 부채 부담이 커진 일부 국가들이 정부 지출을 충당하기 위해 세금을 늘리고 있다. 부유한 국가들마저 지난 수십 년 중 가장 많은 세금을 걷어들이면서 가계와 기업의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미국, 프랑스, 일본, 한국 등 주요 경제국에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세수 비율이 기록적인 수준으로 증가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현지시간) 전했다.

미국은 지난해 GDP 대비 세수 비율이 28%로 2019년(25%)보다 3%포인트 증가했다. 이는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일시적인 예산 통합 기간을 제외하고는 1965년 이후 가장 높은 비율이다.

프랑스와 독일은 이미 높았던 GDP 대비 세수 비율이 2019년 이후 1%포인트씩 더 올라 지난해 각각 46%, 39%를 기록했다. 두 나라 모두 관련 통계가 시작된 1965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독일 정부는 내년 예산의 구멍을 막기 위해 지난주 에너지세 인상과 지출 삭감을 발표했다.

세금과 사회적 지출이 유럽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았던 아시아에서는 일본과 한국의 GDP 대비 세금 비율이 사상 최고치로 뛰어올랐다. 일본은 최신 통계인 2021년 기준 34%, 한국은 2022년 기준 32%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팬데믹과 지정학적 분열, 인구 고령화, 기후 변화 등 많은 과제에 직면한 정부들은 수천억달러 규모의 세수 확대로 새로운 지출을 메우고 있다.

GDP에서 세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는 것은 세수 증가가 경제 성장을 앞지르고 있고, 경제에서 정부의 역할이 증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WSJ은 분석했다.

경제학자들은 이러한 추세가 가계 지출과 기업가 정신에 부담을 주는 경향이 있다며 국민 소득의 더 많은 부분이 세금으로 들어가 경제를 끌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정부가 반드시 세율을 인상한 것은 아니고, 오히려 높은 인플레이션이 물가와 임금을 모두 상승시켜 납세자들이 더 높은 계층으로 이동해 혜택을 본 면도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독일과 영국을 포함한 다수의 선진국에서 정부 지출이 늘어난 만큼 실질적인 증세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선진국의 정부 지출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39%에서 지난해 41%로 2%포인트 증가했다.

선진국의 GDP 대비 정부 부채 비율은 같은 기간 104%에서 112%로 큰 폭 상승했으며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리서치 컨설팅 회사 틸 인사이트가 IMF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정부는 부채에 대한 이자를 지불하는 데 2조달러를 순지출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지난해보다 10% 이상 증가한 액수다. 2027년에는 이자비용이 3조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이다.

커트 반 덴더 OECD 세금 통계 담당자는 “차입 비용 상승이 군 예산에서 노인 복지, 기후 변화 등 국가 지출 수요 증가와 충돌함에 따라 세수 증가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경제에서 정부의 역할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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