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로 ‘54명 부상’ 인천 호텔…“오피스텔을 객실로 불법용도 변경”

남동구, 불법용도 변경 혐의 고발 예정
경찰, “화재는 전기적 요인으로 발화”

지난 18일 불이 난 인천 호텔에서 경찰과 소방대원들이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제공

지난 17일 화재로 투숙객과 직원 등 54명이 중경상을 입은 인천 호텔 화재는 전기적 요인으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다. 남동구는 이 호텔이 오피스텔을 호텔로 불법용도 변경한 것을 확인하고 경찰에 고발할 예정이다.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 18일 남동구 논현동 화재 현장에 대해 인천소방본부·국립과학수사연구원·한국전기안전공사 등과 합동 감식한 결과, 호텔 후문 필로티 천장에서 전기적 요인으로 처음 불이 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19일 밝혔다.

경찰은 후문 천장에서 발화된 불이 높이 48m 기계식 주차 타워에 옮겨붙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소방당국은 불에 잘 타는 소재가 주차장 건물 외벽 내부 마감재로 쓰였고, 건물의 가운데 부분도 뚫려 있다 보니 상승기류를 타고 불이 빠르게 번진 것으로 파악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원의 정밀 감식 결과와 자료 분석 등 추가 수사를 통해 보다 정확한 화원을 밝힐 예정이다. 경찰은 또 화재 발생 때 호텔 소방설비가 제대로 작동됐는지와 안전관리 규정을 제대로 지켰는지 등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이다.

인천 남동구는 불이 난 이 호텔이 오피스텔을 호텔로 불법용도 변경해 영업한 것으로 보고 이 호텔을 경찰에 고발할 예정이다.

남동구 관계자는 “불이 난 호텔은 2~6층은 65실의 오피스텔, 7~18층은 150실의 호텔로 허가를 받았지만, 오피스텔을 호텔 객실로 불법용도 변경해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남동구에서 불법용도변경 혐의로 불이 난 호텔을 고발하면 수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천 호텔 화재는 지난 17일 오후 9시 1분쯤 남동구 논현동 지하 3층, 지상 18층짜리 기계식 주차타워에서 발생, 54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박준철 기자 terryu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