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제철, 美자존심 US스틸 품다

2023. 12. 19.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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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제철이 미국 산업화의 자존심이었던 US스틸을 인수하기로 하면서 세계 3위 철강기업으로 떠오르게 됐다.

이번 인수를 통해 일본제철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 자동차 강판을 공급할 수 있는 교두보를 확보하면서 미국과 일본 간 산업 동맹도 강화될 전망이다.

블룸버그는 "일본제철은 이번 계약으로 US스틸이 핵심 공급처 역할을 해온 수익성 높은 미국 자동차 시장에 진출할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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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조3000억에 지분 전량 인수 계약
일본 최대 자동차 강판시장 교두보 확보
규제당국 심사·노조와의 협상은 변수
미국 펜실베니아 주 브래드독에 위치한 US스틸의 에드가 톰슨 공장 [AP]

일본제철이 미국 산업화의 자존심이었던 US스틸을 인수하기로 하면서 세계 3위 철강기업으로 떠오르게 됐다. 이번 인수를 통해 일본제철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 자동차 강판을 공급할 수 있는 교두보를 확보하면서 미국과 일본 간 산업 동맹도 강화될 전망이다.

18일 일본제철은 US스틸 지분 전략을 주당 55달러의 현금으로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총인수가격은 141억달러(18조3000억원)로, 지난 16일 종가(39.33달러) 대비 약 40%의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었다. 이는 US스틸이 매각을 검토한다고 발표한 지난 8월 대비 142% 가량 높은 수준이다.

US스틸 매각은 1901년 존 피어몬트 모건이 ‘철강왕’ 앤드류 카네기의 카네기스틸을 인수해 US스틸을 세운지 122년 만이다. 지난 8월 전략적 매각 발표 이후 북미 2위인 클리블랜드 클리프스가 72억달러를 제안하며 인수에 나섰지만 독점 위험 문제가 제기되며 불발됐다.

US스틸은 미국의 산업화를 주도해 온 철강기업이었지만 일본과 한국, 중국 등 경쟁업체의 부상으로 업계 선두권을 내줬다. 2018년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수입 철강에 25% 관세를 부과하며 ‘반짝 회복세’를 보였지만 이후 ‘그린 스틸(친환경 철강)’ 공정 구축에서 밀려 지난해 북미 3위, 세계 27위로 밀려났다.

세계철강협회(WSA)에 따르면 지난해 조강(쇳물) 생산량 기준으로 일본제철은 세계 4위(4437만t), US스틸은 세계 27위(1449만t)다. 두 회사의 조강 생산량을 합치면 5886만t으로 3위인 안스틸그룹(5565만t)을 추월하게 된다. 일본제철은 US스틸 인수 이후 연간 조강 생산량을 8600만t까지 늘릴 계획이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일본제철의 인수합병(M&A) 중 역대 최대”라며 “철강업계에서 미국과 일본의 오랜 역사를 가진 기업 간 대형 재편이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이번 인수 계약으로 일본 철강업계와 미국 자동차 산업 간 협력 관계가 더욱 돈독해질 전망이다. 블룸버그는 “일본제철은 이번 계약으로 US스틸이 핵심 공급처 역할을 해온 수익성 높은 미국 자동차 시장에 진출할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닛케이 역시 “전기차에 사용하는 고기능 강재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미국과 일본이 중요 물자 공급 체제를 정비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으로 전기차, 풍력발전, 전력 인프라를 중심으로 친환경 철강 수요가 늘어나는 미국은 일본제철에게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닛케이는 “US스틸 생산설비와 일본제철 기술력을 더해 전기차 생산을 확대하는 미국 자동차 제조사에 대한 판매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US스틸은 내년부터 연 20만t 규모의 전기강판 생산 공장을 가동할 예정이다.

규제당국 독점관련 심사와 US스틸 노동조합과의 협상, 주주총회 승인 등을 거쳐 내년 10월께 인수 절차가 마무리될 전망이다. 모리 다카히르 신일본제철 부사장은 “일본과 미국의 강한 관계를 바탕으로 규제의 장애물을 넘어설 수 있다”며 미국 내 외국인 투자 위원회(CFIUS)의 승인을 자신했다. 원호연 기자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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