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닭 좇던 개들, 한동훈 밀어 연명" 최재형 "구세주는 없다, 당 변해야"

與비주류서 김장연대 주축 삼았던 친윤계 주류 겨냥 비판 이어져

왼쪽부터 국민의힘 소속 홍준표 대구광역시장과 최재형 의원.<홍준표 대구광역시장·최재형 국회의원 페이스북 사진 갈무리>

국민의힘에서 거듭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선임하자'는 친윤계 주류 우세가 감지된 가운데, 수직 당정관계 논란을 초래한 이들을 향한 비주류 측 비판이 이어졌다. 김장(김기현·장제원)연대를 중심으로 뭉쳤던 주류를 제외하면 한동훈 장관이 곧바로 당무와 내년 총선을 지휘하기보다는 등판 시기를 조율하고 선거대책위원장 등을 맡아야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19일 여권에 따르면 홍준표 대구광역시장은 전날(18일) 비대위원장 선임 논의를 위해 개최된 국민의힘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가 종료된 뒤 페이스북을 통해 "김기현 밀다가 닭 좇던 개 신세 되더니, 한동훈 밀어 연명하려고 몸부림치는구나"라고 말했다. 사실상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 의중)에 가까운 김기현 전 대표 사퇴론에 전면 반발한 기존 주류를 겨냥한 것이다.

그는 "정치 참 많이 타락했다. 듣보잡(듣도 보도 못한 잡것)들이 지도부라고 거들먹거리다가 당 망쳐놓고 아직도 저리 설치니 이 당이 온존하겠나"라며 "하기사 오뉴월 메뚜기도 한철이라고 했다"고 꼬집었다. 홍 시장은 당내 의견수렴 초기 단계이던 17일엔 "쇄신 대상자들이 자기들 살아남으려고 '김기현 체제 2기'를 언론플레이를 통해 다시 만드려고 하는구나"라고 지적했다.

지난 15일 비상의원총회에서 지도부 잔류 인사들 중심으로 한동훈 장관만이 위기를 타개할 수 있다며 비대위원장 추대론을 꺼내자 비난한 것이다. 홍 시장은 "정치 경험 많고 '큰 판'을 다뤄본 사람을 영입해 비대위를 만들어야지, 윤 대통령 아바타를 다시 당대표로 만들어본들 그 선거가 되겠나. 김기현 (전) 대표 실패가 바로 그런 것"이라며 "파천황의 변혁 없이 총선 치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지난 대선에 도전했었고, 서울 종로구 재선을 준비 중인 최재형 의원도 전날 당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가 끝난 시점 인스타그램 '릴스'(짧은 영상)를 통해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출연분 일부를 게재했다. 그는 지난 17일 페이스북을 통해 수직적 당정관계와 함께 "누가 비대위원장이 되면 마치 구세주처럼 우리 당을 위기로부터 구해낼 것이라고 기대하는 건 어리석다"고 지적한 바 있다.

최 의원은 "집권여당으로선 미래의 정책과 비전을 갖고 나아가야 하는데 어느 한분이 오신다고 해서 모든 문제를 일거에 해결할 수 있을까"라며 "우리 당이 변해서 어떤 분이 비대위원장이 되든지 그렇게 일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야 한다는 뜻으로 말씀드렸다"고 했다. 또 민주당발(發)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법 자체가 사실 너무 정치적인 의도로 했다. 정쟁을 이어가자는 것"이라면서도 국회 추천 '특별감찰관' 임명으로 정면돌파하자고 말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