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올 자켓 이어...김주애, 이번엔 명품 모피 입고 ICBM 참관

노석조 기자 2023. 12. 19.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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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엔 1900달러 ‘디올’ 후드 착용
김정은은 1400만원 IWC 손목시계 착용
명품 등 사치품은 대북 제재 대상
18일 김주애가 크림색 모피 재킷을 입고 김정은과 함께 ICBM 발사 현장을 참관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 김정은의 딸로 후계자설에 휩싸인 주애가 18일 기습 타격이 가능한 고체 연료 기반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발사 현장에 모피(毛皮) 재킷을 입고 나타나 논란이 되고 있다.

극심한 식량난에 시달리는 북한 주민의 실상을 외면한 처사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 때문이다. 또 핵확산방지조약(NPT) 등 국제법 어기고 핵과 탄도미사일을 개발하는 북한은 고급 차량, 명품 의류 등 사치품 반입이 유엔 안보리 결의로 금지돼 있다.

19일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방송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김주애는 이날 크림색상으로 허리까지 내려오는 모피 재킷을 입고 김정은과 함께 화성-18형 시험발사 지휘소에 참석했다. 김주애는 지난 3월 세계에서 가장 커 ‘괴물 ICBM’이라 불리는 화성-17형 시험 발사 때는 미화 1900달러 상당의 프랑스 명품 브랜드 ‘크리스찬 디올(Christian Dior)’ 후드를 입고 나와 눈총을 샀다.

유일하게 공개된 김정은의 2세인 주애는 입는 옷 대부분이 버버리, 디올 등 유럽 최고급 명품 브랜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김주애가 착용한 모피 재킷도 유럽산 명품 브랜드일 경우 최소 수천 달러에서 수만 달러 상당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디올 홈페이지에 소개된 검은 후드 외투 제품. 가격은 1900 달러다. /디올 홈페이지 캡처

김주애는 후계자설에 휩싸인 상태다.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3일 김주애에 대해 “(이제는) 후계자라고 생각하고 검증을 해봐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올해 10살인 김주애가 지난해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해도 정부 내에서는 ‘후계자설’ 가능성을 극히 낮게 봤지만, 최근 북한이 김주애 존재를 부각하는 우상화를 본격화하면서 판단이 바뀌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그래픽=김성규

지난달 30일 북한 항공절 때 김주애가 전면 부각된 북 매체 사진도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했다. 조 실장은 “김정은, 김주애 두 사람을 놓고 딱 찍었는데 김주애가 가운데 있고 김정은은 뒤에 있는 사진도 노동신문에 보도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금 석연치 않고 좀 따져봐야 될 점이 있기 때문에 100% 확신하는 건 맞지 않겠지만 얼마 전까지는 ‘김주애가 후계자일까’라고 생각했다면 지금은 ‘김주애가 후계자일 것 같은데 맞느냐’라고 따져보는 단계”라고 했다.

북한이 전날 발사한 장거리탄도미사일이 고체연료 기반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이라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9일 보도했다. 발사 현장에는 김정은과 그의 딸 주애도 함께했다. /노동신문 뉴스1

조 실장이 언급한 사진을 보면 김주애는 김정은처럼 선글라스에 가죽 코트를 입은 모습으로 김정은보다 앞에 서 있다. 김주애는 그동안 수십 차례에 걸쳐 북한 매체를 통해 사진이 공개됐지만, 늘 그의 자리는 김정은 옆이나 뒤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김주애가 주인공처럼 부각된 것이다. 북한 체제 특성상 김정은이 뒷전으로 밀려나 있는 사진을 공개적으로 내보내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이날 보도 사진에는 여동생인 김여정은 보이지 않았다.

북한 조선중앙TV가 2020년 10월 10일 오후 김정은이 노동당 창건 75주년 경축 열병식 연설중 울먹이는 모습을 방송하고 있다. 이 때 그가 스위스 명품 IWC 손목 시계(빨간 원형 실선)를 착용한 것이 포착됐다. /조선중앙TV
김정은이 2019년 7월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참관 때 찬 손목시계. /조선중앙TV 조선일보 DB
IWC 포르토피노 오토매틱 / IWC 홈페이지

앞서 김정은은 지난 2020년 10월 10일 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인민들에게 재난을 이겨내자”고 연설하며 애민 지도자 연출을 했다가 그날 1400만원대 스위스 IWC사(社)의 ‘포르토피노 오토매틱’ 손목 시계를 찬 것이 포착돼 비난을 받기도 했다.

북한 주민들이 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 때 참석해 김정은을 바라보는 모습. /조선중앙TV 캡처

북한은 최근 경제난에도 1발 발사에 수백억원이 드는 탄도미사일 도발을 계속하고 있다.

국방부 산하 연구기관인 한국국방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미사일별 1회 발사 비용은 ICBM이 250억~375억원, 중거리 미사일이 125억~375억원, 단거리 미사일이 38억~63억원으로 각각 추산됐다.

북한이 지난 50년간 투입한 핵개발 비용이 최소 11억달러에서 최대 16억달러(약 2조3000억원)에 달한다는 분석도 있다. 이는 북한 2500만 전 주민이 코로나 백신을 2~3회 접종하거나 북한 식량(옥수수) 부족분 4년 치를 넘는 돈이다.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7차 핵실험 비용은 최대 1억6000만달러(약 23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정부는 “북한 내 심각한 식량난으로 아사자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 정권이 주민의 인권과 민생을 도외시하며 대규모 열병식과 핵·미사일 개발에만 매달리고 있다”며 “도발을 통해 북한이 얻을 것은 국제사회의 혹독한 제재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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