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덕서 굴려놓고 “수소로 움직인다”… 니콜라 창업자, 결국 감옥행
한때 ‘제2의 테슬라’로 불렸던 미국 전기‧수소 트럭업체 니콜라의 창업자 트레버 밀턴(38)이 사기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밀턴이 니콜라 최고경영자(CEO)로 재직하던 기간 주가를 띄우기 위해 미완성 기술로 투자자를 속인 혐의다.
18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은 이날 사기죄 유죄 평결을 받은 밀턴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니콜라는 천재 전기공학자 니콜라 테슬라(1856-1943)에서 이름을 딴 회사다. 2014년 유타주 출신 사업가 밀턴은 ‘수소 트럭을 만들어 팔겠다’고 공언하며 니콜라를 창업했다.
니콜라는 2018년 수소트럭 ‘니콜라 원’의 주행 영상을 공개하며 “제대로 작동하는 완성차”라고 홍보했다. 2020년 6월 뉴욕 나스닥 증시에 상장했고, 이후 제너럴모터스(GM)와 전략적 제휴를 맺으며 한때 시가총액이 굴지의 자동차업체 포드를 뛰어넘기도 했다. 제2의 테슬라로 각광 받으며 투자자가 몰렸다.
그러나 공매도 업체 힌덴버그리서치는 2020년 보고서를 통해 밀턴의 사기를 고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영상 속 전기 트럭은 실제로 연료전지나 수소가스 저장탱크를 장착하지 않은 빈 껍데기였다. 주행 능력이 부족한 시제품을 언덕에서 굴려 스스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게 했고, 트럭의 문이 촬영 중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테이프를 붙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사건은 재무제표 등 기업 관련 문서 등 서류를 통한 사기가 아니라 유튜브를 통해 이뤄졌다는 점에서 이례적이었다.
이런 사기 행각이 밝혀지면서 니콜라의 주가는 급락했다. 검찰은 증권사기‧금융사기 혐의를 적용해 밀턴을 기소했다. 밀턴이 투자자들에게 끼친 손해는 6억6000만 달러(약 8600억 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현행법에 따르면 최대 60년형까지 구형 가능한 피해 규모이나, 검찰은 다른 사건 판결 등을 고려해 징역 11년을 구형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밀턴이 유죄 평결을 받는 과정에서 그의 행위가 투자자들의 돈을 노린 사기라고 규정한 바 있다.
밀턴은 이날 3시간 동안 이어진 심리에서 눈물을 흘리며 아픈 아내를 돌봐야 하니 집행유예를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밀턴은 “나는 누구에게도 해를 끼칠 의도가 없었고, 그런 범죄를 저지르지도 않았다”고 했다. 밀턴의 변호인은 투자 사기를 벌인 이유에 대해 “탐욕 때문이 아니라 니콜라 기술에 대한 강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그가 과도하게 낙관적이어서 일어난 일이라고 했으나, 이런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한편 니콜라 주가는 2020년 한 주당 80달러 가까운 가격에 거래되기도 했지만, 이후 폭락해 최근 한 주당 1달러를 밑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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