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인사, 내년 '금리 인하' 언급...신중론도 있어

박종원 2023. 12. 19.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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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 총재 "내년 금리 인하 필요할 수도"
노동시장 감안해 점진적인 인하 가능, 과한 긴축 피해야
다른 연준 인사들은 금리 인하 기대감에 경종
"시장에서 듣고 싶은 이야기를 연준 발언처럼 호도"
지난 8월 25일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미 연방준비은행(연준) 산하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의 메리 데일리 총재가 사진을 찍고 있다.로이터뉴스1

[파이낸셜뉴스] 이달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내년부터 금리 인하를 시사한 가운데 연준 고위급 인사가 직접 금리 인하를 언급했다. 다만 구체적인 시점과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내년 금리 인하 필요할 수도
연준 산하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의 메리 데일리 총재는 18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연준이 올해 물가상승률 하락을 감안하여 내년 금리 인하를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물가를 안정시키면서도 일자리를 뺏지 않도록 해야 한다"면서 "과도한 긴축을 막기 위해 내년에 금리 인하가 필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연준은 13일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고 기준 금리를 5.25~5.5% 수준으로 3연속 동결했다. 당시 공개된 FOMC 위원들의 금리 전망(점도표)을 살펴보면 이들의 예상한 내년 기준금리의 중간값은 4.6%였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연준이 0.25%p씩 최소 3차례에 걸쳐 금리를 인하한다는 전망이 힘을 얻었다.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데일리는 연준의 시장 개입을 옹호하는 성향(비둘기파)보다는 중립 혹은 연준의 시장 개입을 지양하는 성향(매파)에 가깝다. 그는 올해 FOMC 투표권이 없었지만 내년에는 투표권을 받는다.

데일리는 자신이 예상하는 내년 금리 역시 FOMC 점도표 중간값과 “매우 가깝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몇 달 동안 물가상승률이 꾸준히 내려간다고 해도 금리가 급격하게 떨어지지는 않는다고 내다봤다. 데일리는 "내년에 기준금리를 3번 인하하더라도 여전히 상당히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특히 노동 시장을 주목하면서 금리 인상에 따른 실업률 증가을 우려했다. 데일리는 "실업률이 오르기 시작하면 조금씩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 큰 폭으로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미래를 내다보고 사람들에게 물가 안정을 제공하는 대신 일자리를 뺏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데일리는 “해야 할 일이 많고, 지금 시점에서는 물가상승률을 2%로 낮추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동시에 완만한 정책으로 노동시장의 혼란을 최소로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8월 24일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미 연방준비은행(연준) 산하 시카고 연방은행의 오스탄 굴스비 총재(가운데)가 사진을 찍고 있다.로이터뉴스1

인하 확정된 것은 아냐
다만 아직 일부 연준 인사들은 시장이 금리 인하에 너무 들떠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은 13일 기자회견에서 긴축 정책의 수준을 언제 되돌리는 것이 적절하겠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할 것”이라며 "이는 오늘 회의에서도 논의됐다"라고 답했다. 시장에서는 FOMC 위원들의 점도표와 파월의 발언으로 금리 인하가 임박했다는 분석이 쏟아졌다.

이와 관련해 연준 산하 시카고 연방은행의 오스탄 굴스비 총재는 18일 미 경제 매체 CNBC와 인터뷰에서 금리 인하에 대해 "당신이 얘기한 것도 아니고, 파월이 얘기한 것도 아니다. 그저 사람들이 듣고 싶어 하는 것을 들은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시장 반응에 "약간의 혼란을 느낀다"며 "시장은 연준이 말해줬으면 하는 이야기를 (연준이 실제로 했다고) 덮어씌우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굴스비는 13일 FOMC 회의에 대해서도 “우리는 미래에 대한 특정한 정책을 투기적으로 의논하지 않는다”라며 그저 투표를 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연준 산하 뉴욕 연방은행의 존 윌리엄스 총재 역시 14일 인터뷰에서 전날 파월의 발언을 해명했다. 그는 "우리는 현재 금리 인하를 얘기하고 있지 않으며, 파월의 발언대로 물가상승률을 목표치인 2%로 돌려놓기 위해 충분히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하고 있는지 질문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12일 발표에 의하면 미국의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1%였으며 가격변동이 심한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은 4% 수준이었다. 연준이 정책 판단에서 물가 기준으로 자주 사용하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의 11월 수치는 22일 공개될 예정이다. 10월 PCE 가격지수와 근원 PCE 가격지수 상승률은 각각 3%, 3.5%였다. 11월 근원 PCE 가격지수 상승률은 3.1%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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