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한동훈 비대위원장’ 왜 빨리 결단못하나 [핫이슈]
한 장관이 총선을 앞둔 중대한 시점에 강력한 비대위원장 후보로 떠오른 것은 그동안 보여준 행정능력과 참신성, 법과 원칙을 지키려는 언행일치적 모습 때문이다. 차기 대통령 후보로도 거론되는 마당에 지지 세력을 규합하는데도 그 만한 인재가 없다.
반면 한 장관이 정치 경험이 없고 과거 비대위 체제를 겪어보지 못했다는 우려도 있다. 김종인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비대위원장은 지난 17일 “정치를 한 번도 안 해봤던 사람이 비대위원장으로 뭘 할 수 있겠나”라며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또다른 문제는 윤석열 대통령 측근인 만큼 균형있는 당정 관계를 위해 윤 대통령에게 직언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하지만 윤 대통령과 오랜 검사 생활을 통해 누구보다 친밀도가 높은 점은 얘기를 나누는데 오히려 수월한 장점이 될 수도 있다. 윤 대통령에게 쓴소리 할 만한 사람이 여당에 보이지 않는 마당에 이 점을 한 장관의 약점으로만 치부할 수는 없다. 김병민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19일 라디오 방송에서 “격의 없이 대통령한테 얘기도 하고 그러면서 실제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이 지금 시국에는 역설적으로 한동훈 장관이라는 얘기가 있다”고 전했다. 한 장관 역시 지금의 어려운 당정 관계를 알고 있는 만큼 대통령실과의 소통 문제를 개선할 의지가 없다면 위원장을 맡지 않을 것이다. 한 장관은 18일 “용산 뜻이라는 프레임을 씌우면 (위원장을) 맡지 않겠다”고 했다. 비대위원장이 되면 용산에 추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시사한 것이다.
무엇보다 정치권에 신물 난 유권자들은 능력있는 정치 신예를 갈망하고 있다. 한 장관 인기를 감안하면 그가 비대위원장을 맡을 시 국민의힘 지지율도 함께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또한 비대위원장직이 엄청난 학습과 대단한 정치 경험을 요구하는 어려운 자리도 아니다. 산적한 과제들을 헤쳐갈 전략을 세우는데 있어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지도부와 협조해 최적의 방안을 도출하면 된다. 그가 법무부 장관에 지명됐을 때도 지검장도 해보지 않은 나이 어린 자를 야당과의 정치 공학 때문에 잘못 임명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더불어민주당은 ‘검수완박’을 혁파할 윤 대통령 복심이라며 부정적 평가를 냈다. 하지만 이번에도 한 장관의 비대위원장 등장을 가장 두려워할 곳은 민주당이다. 야당이 부족한 참신함과 능력, 대중적 인기 등 모든 것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는 논리있는 정답을 찾는 게 아니라 서로 다른 의견들을 조율해가는 과정이다. 상대방 실수나 불법행위에 대해 아량을 갖고 설득해가는 유연한 리더십이 필요하다. 한 장관이 논리적이지만 상대방 발언에 과한 토를 달며 면박을 주는 듯한 품새는 그가 정치에 입문하는 순간 달라져야 할 일이다.
비대위원장 자리는 한 장관의 미래 정치 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변곡점이다. 훗날 “그 때, 그렇게 해서 지금에 이르렀다”고 얘기할 수 있는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일 수 있다. 한 장관은 비대위원장에 오른다면 과거와 다른 정치 패러다임을 만든다는 각오로 변화를 일으켜보기 바란다. 잘 하면 대권 도전을 위한 황금 발판이자 시험대가 될 수 있다.
김병호 논설위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재판 받으러 가는 길에 만감이 교차”…모두 내려놓자고 외친 나경원, 왜? - 매일경제
- 베트남이 화났다 “한국어 배우기 너무 힘들어요” 한숨쉬는 이유 [신짜오 베트남] - 매일경제
- 해외여행 나선 ‘왕서방’들의 변심…명품업체들 날벼락, 왜? - 매일경제
- ‘구광모 회장 상속 소송’ 배경 마침내 입 연 LG家 세모녀 - 매일경제
- “우리 엄마도 영끌 하셨어요”…15조원 몰린 이 종목, 올해 마지막 ‘따따블’ 신화 쓸까 - 매일
- “당장 돈 없는데 어떻게 5년 묵혀요”…입찰 ‘0명’이라는 이 동네 땅 - 매일경제
- 이 동네서 애 낳으면 ‘진짜 1억’ 준다…내년에 임산부 몰리나 - 매일경제
- 고객 뒤통수 제대로 친 양반김…‘소비자 기만’ 막을 근본 대책은 [기자24시] - 매일경제
- ‘민주당 돈봉투 의혹’ 송영길 구속…법원 “증거인멸 우려” - 매일경제
- 김민재, 분데스리가 데뷔골 포효! 최고 평점 공·수 맹활약...VAR로 추가 1골·2도움은 취소 - MK스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