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동성 커플 축복’ 공식 승인…“하느님은 모두 환영”
[앵커]
동성 커플이 가톨릭 교회에서 사제의 축복을 받게 됐습니다.
일반 혼인 성사와는 다르다며 정규 미사나 예배 중엔 안 된다는 단서가 달리긴 했지만, 동성애를 배척했던 교회 전통을 뒤집은 역사적 결정이란 평가가 나왔습니다.
파리 송락규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프란치스코 교황이 가톨릭 사제의 동성 커플에 대한 축복을 공식 승인했습니다.
교황청은 현지 시각 18일 '간청하는 믿음'이라는 제목의 선언문에서 교황이 이같이 결정했다고 전했습니다.
교회 미사나 정규 의식 중 동성 커플에 대한 축복은 안 된다고 못 박았지만, 그동안 동성 결혼을 배제해 온 가톨릭 교회의 전통을 뒤집는 결정입니다.
교황청 신앙교리성은 이번 결정에 대해 "하느님이 모든 이를 환영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이번 선언이 이성 간 혼인 성사와 혼동될 수 있는 예배 의식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전통적 교리를 수정하는 건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결혼은 이성 간에만 성립한다는 기존 교리의 핵심은 흔들지 않으면서도 동성 커플에 대한 축복 자체는 가능하도록 한 시도인 셈입니다.
앞서 교황은 이성 간의 결혼과 혼동되지 않아야 한다는 전제 아래 동성 결합을 축복할 수 있다는 취지의 입장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프란치스코/교황/지난 1월 : "우리는 모두 하느님의 자녀이며, 하느님은 우리 각자가 자신의 존엄성을 위해 싸울 수 있는 힘과 있는 그대로의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동성애는 범죄가 아닙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선출된 이후 가톨릭 교회가 성 소수자를 배척하지 않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지난달엔 성전환자도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세례 성사를 받을 수 있다는 교황청 교리 해석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다만 이번 교리 선언이 보수적 가톨릭계 비판과 반대에 부딪힐 수밖에 없을 거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파리에서 KBS 뉴스 송락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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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락규 기자 (rockyou@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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