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기에 앉아 트위터를 한 뒤에야 소설을 썼다” [책의향기 온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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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타이런트 매거진 편집자로 시집 두 권을 낸 신인 작가인 조던 카스트로의 첫 소설이다.
이 책은 글쓰기가 막힌 작가 자신에 대한 소설로, 소설을 쓰는 과정 그 자체를 보여 준다.
작가는 소설을 쓰기 전의 모든 사사로운 행위들을 상세하고 파격적으로 묘사함으로써 과잉된 자의식을 구축하는 행위로서의 창작은 별것이 아니라는 인식을 부여한다.
소설을 쓰기 위해 하는 일 중 작가는 화장실에서 '똥'을 싸는 행위에 집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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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스크롤에 시달리는 현대인의 파편화된 시간을 끄집어낸다. 화자는 소설을 쓰려다 말고 각종 소셜미디어를 들락거린다. 화면이 빠르게 넘어가는 시간에 맞춰 우리의 사고와 행위도 짤막하게 끊겨 마치 렉 걸린 기계처럼 버벅거리게 되는 현상의 반복은 잠깐이나마 이성적으로 사고했던 순간마저 믿지 못하게 만든다. 이 책은 화면을 멍하니 바라보다 텅 비게 된 시간을 촘촘히 묘사해 그 시간을 이루는 우리의 모습은 이성적이지 않다는 것을 자각하게 한다.
이 책은 소셜미디어에 자신이 보여 주고 싶은 이미지, 남이 인정할 만한 견해를 허구적으로 만들어 게시하는 양상이 글쓰기를 통해서도 발현된다고 말한다. 작가는 소설을 쓰기 전의 모든 사사로운 행위들을 상세하고 파격적으로 묘사함으로써 과잉된 자의식을 구축하는 행위로서의 창작은 별것이 아니라는 인식을 부여한다. 소설가는 차를 우리고, 화장실에 갔다 오고, 트위터를 한 다음에야 소설을 쓰기 시작한다는 작가의 발칙하고 반항적인 폭로가 담긴 것이다.
이 책의 띠지와 표지에도 작가의 삶을 담았다. 소설을 쓰기 위해 하는 일 중 작가는 화장실에서 ‘똥’을 싸는 행위에 집착한다. 마르셸 뒤샹의 ‘샘’ 사진으로 상징성을 더했다. 띠지 한 겹을 벗겨내면 또 다른 띠지가 있다. 이는 아직 깊은 층위까지 도달하지 못했음을 내포한다. 본 표지는 질감이 느껴지는 용지로, 작가의 삶을 오롯이 보여 주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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