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북 미사일 경보정보 실시간 공유 체계 가동

유새슬 기자 2023. 12. 19.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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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사 지점·비행 특성·탄착 지점 등 실시간 공유
“전날 화성-18형 발사 때도 운용 능력 검증”
신원식 “효과적 대응할 시간 충분히 확보”
북한이 지난 1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발사훈련을 단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9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한·미·일 3국이 북한 미사일 경보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체계가 19일 정식으로 가동됐다. 3국이 보유한 미사일 탐지 수단을 활용해 북한 미사일에 대한 정보를 빠르게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방부는 이날 “북한 미사일 경보정보 실시간 공유체계는 최근 실시한 사전 점검 결과를 통해 완전 운용 능력이 검증돼 오전 9시부로 정식 가동됐다”며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을 실시간으로 탐지 및 평가해 자국민의 안전을 보장하고 관련 능력을 향상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공유체계는 365일 24시간 가동된다.

미사일 경보정보는 발사된 미사일의 발사 지점, 비행 방향과 특성, 미사일의 예상 탄착 지점 등을 의미한다. 각국이 보유한 탐지 수단의 특성과 지구의 곡률 때문에 한·미·일이 수집할 수 있는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는 차이가 있다. 한국은 지상 감시 레이더로 발사 정보를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지만 북한이 동해상으로 중·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면 일본의 탄착 정보가 우월하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겠지만 만일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능력을 향상한다면 측방에 있는 (미국의) 감시 능력으로 우리를 보호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여러 군사적 역할과 효용성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전날 MBN 인터뷰에서 “북한의 미사일에 대한 경보정보가 훨씬 빨라지고 우리가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시간 공유체계는 지난해 11월 3국 정상의 프놈펜 선언에서 처음 합의됐다. 지난 9월까지 3국 간 실무협의를 거쳐 여러 차례 점검을 마쳤고 이날 오전 9시부로 3국에서 실시간 공유체계가 정식으로 가동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전날 북한이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을 발사했을 때에도 이 공유체계를 점검차 운용해 정보를 분석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우리만의 능력, 한·미만의 능력보다도 3국의 자료를 통해 파악할 수 있는 특이한 사항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기존에는 한·미, 미·일 간에 미사일 관련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체계가 구축돼있었다. 한·미·일 3국의 정보공유약정(TISA·티사)이 있지만 실시간으로 공유되진 않는다. 3국은 미국을 매개로 한·일의 정보 공유망을 연결하는 형태로 체계를 구축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양자(한·미, 미·일) 간에 공유하던 내용은 미사일 경보정보를 넘어서는 범위여서 그중에서 경보정보만 필터링하는 작업이 필요했고 여기에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공유체계를 계기로 한국이 미국의 미사일 방어(MD) 체제에 편입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MD 체제는 미국이 미사일 방어망을 동맹국, 해외 미군기지로 확대한 것인데 한국이 편입되면 중·러에 대항하는 미국 전략에 한반도가 엮여 들어가게 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MD 편입이냐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는 사실관계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중국이 미국을 향해 쏘는 미사일은 우리 쪽으로 날아오지 않고 우리가 감시하거나 요격할 수 있는 체계도 없다”고 말했다. 각국이 미사일을 탐지·식별·추적·요격하는 무기체계는 역량에 한계가 있는 만큼 논의가 MD 체제로 확장될 가능성은 적다는 것이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도 “미 MD 참여와는 무관하다. 공유체계는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에 대한 상호 협의된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미·일은 이날 2024년부터 시행될 3자 훈련 계획도 수립했다. 앞으로도 2년 단위로 캘린더를 짜되 매년 업데이트할 계획이다. 국방부는 “3자 훈련을 정례화하고 앞으로 더욱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훈련을 시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유새슬 기자 yoos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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