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늙게 놔두지 말라"... 하마스, 노인 인질 영상 공개

"만성질환 노인들과 혹독한 상태"
이스라엘군 "끔찍한 테러" 비판
하마스 "이 침략 멈춰야 석방 협상"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18일 공개한 인질 영상의 한 장면. 영상 속 노인 인질들은 "모두 혹독한 상태로 살아 있다"며 석방을 호소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최근 이스라엘군이 자국민 인질 세 명을 오인 사살한 사건으로 여론이 급격히 악화한 가운데,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새로운 인질 영상을 공개하며 이스라엘 압박에 나섰다. 하마스는 이스라엘 측 공격이 멈추기 전까지 인질 석방을 위한 협상은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재차 엄포를 놨다.

18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현지 언론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 등에 따르면, 하마스 군사 조직인 알카삼 여단은 이날 이스라엘 인질 세 명이 석방을 호소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을 텔레그램에 올렸다. 영상 속에서 자신을 하임 베리(79)라고 소개한 남성은 비슷한 나이의 다른 두 명 사이에 앉아 히브리어로 "만성질환이 있는 다른 노인들과 함께 있다. 모두가 혹독한 상태로 살아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베리는 "우리는 이스라엘의 기초를 닦고 만든 세대다.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우리를 여기서 풀어줘야 한다. 우리가 여기서 늙게 놔두지 말라"고 호소했다. 영상 말미에는 인질 세 명이 입을 모아 "여기서 우리를 늙게 놔두지 말라"는 말을 반복한다. TOI는 "해당 영상의 촬영 시기는 알 수 없지만, 노인들 모습으로 봐선 인질이 된 후 시간이 꽤 흐른 것 같다"고 전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은 하마스의 인질 영상 공개를 "끔찍한 테러"라며 "치료가 필요한 노인과 무고한 시민을 대하는 하마스의 잔혹성을 드러낸 것"이라고 규탄했다.

하마스는 인질 협상 재개의 전제 조건으로 '공격 중단'을 내걸면서 이스라엘을 거듭 압박했다. 알자지라 방송에 따르면 이날 오사마 함단 하마스 대변인은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연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는 이스라엘 인질과 팔레스타인 수감자 교환을 위한 이집트와 카타르의 어떤 제안에도 열려 있다"면서도 이스라엘군의 침략이 멈추기 전까지 인질 석방 협상은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