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석‧이두원‧박인웅의 경쟁은 현재 진형형

김종수 2023. 12. 1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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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 신인선수 드래프트 돌아보기(27)] 2022년 드래프트


앞뒤가 너무 탄탄해서일까. 2022년 신인드래프트는 아직까지는 풍작보다는 평작에 가깝다고 평가되는 것이 사실이다. 전해에는 하윤기(2순위), 이정현(3순위)이라는 향후 국가대표팀을 책임질 특급 신예가 둘이나 나왔다. 상대적으로 이원석(1순위)이 실망을 주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젊은 나이와 신체조건 등을 봤을 때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2023드래프트 또한 문정현(1순위)은 아직 재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지만 박무빈(2순위)과 유기상(3순위)이 범상치 않은 존재감을 드러내며 눈길을 끌고 있다. 둘 다 현대모비스와 LG의 미래로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2022년 신인드래프트는 눈에 확 띌만한 걸출한 선수가 없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비교가 되고 있다.


드래프트를 앞두고는 기대의 목소리도 높았던 것이 사실이다. 해당년도 졸업생들 뿐 아니라 얼리엔트리로 연세대 유기상, 고려대학교 문정현, 박무빈, 김태완, 이두원, 동국대 박승재, 경희대 고찬혁, 단국대 염유성(가드) 등이 참여할 것이다는 얘기가 돌았던 이유가 크다. 결과적으로 이두원, 김태완, 고찬혁, 염유성 등이 드래프트에 뛰어들었으나 문정현, 박무빈, 유기상 등은 불참했다.


일본에서 뛰고 있던 장신포워드 양재민(24‧201cm)과 중국 출신 빅맨 이사성(24‧210cm)의 참가 여부도 관심을 모았다. 최종적으로 양재민은 일본 잔류를 택했고 이사성같은 경우 귀화 관련 법이 바뀌어 대한민국 국적 취득이 불가능한 상황이라 본인의 의지와는 달리 참가할 방법이 없었다.


만약 명단에 올랐던 선수들이 일제히 모습을 드러냈으면 드래프트에 대한 평가는 물론 각팀의 기상도에도 큰 변화가 있었을 것이 분명하다. 1. 2순위로 지명된 양준석이나 이두원이 로터리픽 밖으로 밀렸을 수도 있고 이를 반기는 팀도 많았을 것이다. 메인 볼핸들러가 없어서 속을 썩던 KCC같은 경우 쾌재를 불렀을 공산이 크다.


박무빈, 양준석 등 주전급 가드를 뽑을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세대, 고려대의 거물급 자원들은 다음 해로 참여를 미뤘고 풍작은 평작으로 바뀌고 말았다. LG는 2019년 이후 3년만에 1순위에 걸리는 행운을 얻었고 KT는 3년 연속으로 2순위를 얻어 주변의 관심을 끌었다.


반면 SK는 해당 드래프트 포함 5년간 세 번이나 10순위에 걸리며 씁쓸한 웃음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그만큼 최근의 성적이 좋았다는 반증이기도 했다. 신생팀 캐롯의 첫 순번은 1라운드 7순위, 2라운드 4순위, 3라운드 7순위였다. 아쉽게도 일년 만에 팀이 해체되고 소노로 바뀜에 따라 이때 뽑힌 단국대 센터 조재우(24‧199.3cm), 성균관대 포워드 안정욱(23‧194cm), 경희대 가드 조승원(24‧182cm)은 캐롯에서 뽑은 유일한 3인으로 남게 됐다. 단국대, 동국대, 연세대는 100% 지명률을 보였지만 명지대, 상명대, 조선대는 단 한명도 지명되지 않으며 희비가 엇갈렸다.
 

 

▶ 2022 KBL 국내신인선수 드래프트 / 1라운드
1순위 양준석(연세대 가드‧LG 지명) / 2순위 이두원(고려대 센터‧KT 지명)
3순위 박인웅(중앙대 가드‧DB 지명) / 4순위 송동훈(성균관대 가드‧KCC 지명)
5순위 김태완(고려대 가드‧현대모비스 지명) / 6순위 신동혁(연세대 포워드‧삼성 지명)
7순위 조재우(단국대 센터‧캐롯 지명) / 8순위 염유성(단국대 가드‧한국가스공사 지명)
9순위 고찬혁(경희대 가드‧KGC 지명) / 10순위 문가온(중앙대 가드‧10순위 SK 지명)

▶ 2022 KBL 국내신인선수 드래프트 / 2라운드
11순위 백지웅(건국대 가드‧SK 지명) / 12순위 유진(동국대 포워드‧KGC 지명)
14순위 안정욱(성균관대 포워드‧캐롯 지명) / 15순위 박민채(경희대 가드‧삼성 지명)
16순위 전준우(한양대 포워드‧현대모비스 지명) / 17순위 여준형(고려대 포워드‧KCC 지명)
18순위 인승찬(경희대 포워드‧DB 지명) / 20순위 이승훈(동국대 가드‧LG 지명)

*기타 팀은 지명포기

▶ 2022 KBL 국내신인선수 드래프트 / 3라운드
21순위 박준형(연세대 포워드‧LG 지명) / 22순위 박선웅(연세대 가드‧KT 지명)
23순위 김형준(한양대 포워드‧DB 지명) / 24순위 김승협(동국대 가드‧KCC 지명)
25순위 염재성(한양대 가드‧현대모비스 지명) / 27순위 조승원(경희대 가드‧캐롯 지명)
28순위 안세영(성균관대 가드‧한국가스공사 지명) *기타 팀은 지명포기

 


양준석, 송골매 군단의 확실한 야전사령관될까?


LG는 양준석(22·180㎝)까지 통산 4번이나 1순위 지명권을 쓰게 되는 행운을 누렸으나 아직까지는 그 효과가 크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선수층이 두텁지 않은 국내 농구계에서 1순위 지명권은 대단한 의미를 지닌다. 당해 최고의 신인을 뽑을 수 있다는 것으로 우승은 물론이거니와 오랜기간 강호로 군림하게 되는 기틀까지 마련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잘 뽑은 신인 하나가 팀의 운명을 바꾸는 것이다. 아쉽게도 LG는 아직까지는 바뀌지 않았다. 송골매 군단은 마음이 급하다. 2번째 시즌부터 리그에 참가하며 오랜 시간 동안 KBL에서 경쟁해왔으나 KT, 한국가스공사 등과 더불어 아직까지도 무관에 그치고 있다. 모 기업의 지원도 좋은 편이며 그간 꾸준히 우승을 위해 노력해왔다는 점에서 아쉬움의 목소리가 크다.


FA에도 적극적이었으며 1순위 지명권도 모자람이 없었다. ​양준석 이전까지 LG는 1순위 지명권을 송영진, 김종규, 박정현 등에게 행사했다. 다들 빅맨이라는 공통점이 있는데 하나같이 해당년도 최고 신인으로 불리기에 모자람이 없었다.


상대적으로 박정현이 다른 선수들에 비해 조금 떨어져 보일 뿐 대학 시절 각각 중앙대, 경희대의 전성시대를 이끌었던 송영진, 김종규는 팀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업그레이드 시키기에 충분한 조각들이었다. 아쉽게도 송영진은 무리한 벌크업으로 팀에서 제대로 써먹지를 못했고 김종규 또한 잘하기는 했지만 우승까지 함께하는데는 실패한다.


지난 3번의 1순위 동안 빅맨을 뽑았던 LG는 이번에는 가드를 선택했다. 빅맨 최대어인 이두원이 있었고 FA 시장에서 거액을 들여 이관희, 이재도라는 1, 2번을 완성한 상태였지만 동료를 봐주는 능력이 좋고 정통 1번에 가까운 양준석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시야가 넓고 순간 판단력이 좋으며 속공 상황은 물론 세트오펜스에서도 안정적인 게임조립능력이 돋보인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딥쓰리도 가능할 정도로 슛 거리가 길고 미드레인지 점퍼까지 갖추고 있어 슈팅 능력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십대인대 부상이 낫지 않은 상태라는 점이 변수로 꼽혔지만 LG의 선택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 일반 팬들에게는 2019년 6월 10일자 KBS joy 예능 무엇이든 물어보살에 출연해 서장훈에게 조언을 들었던 선수로도 잘 알려져있다. 박무빈, 유기상, 이원석, 김형빈 등과 함께 출연했는데 당시 멤버중 해당 드래프트에 참여한 선수는 양준석이 유일하다.

◆ 양준석 정규리그 통산기록 ☞ 통산 40경기 출전(진행형) 평균 3.20득점, 1.02리바운드, 1.60어시스트, 0.33스틸

◆ 양준석 올시즌 기록 ☞ 22경기 출전(진행형) 평균 3.68득점, 1.36리바운드, 2.18어시스트, 0.27스틸
 


빅맨 유망주 이두원은 어디까지 성장할까?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이두원(23·204.4cm)에 대한 기대치는 높지 않았다. 2순위에 뽑히기는 했지만 높은 픽으로 지명받은 후 잠잠한 상당수 빅맨 자원들과 별반 차이가 없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휘문고 3학년 시절 제74회 전국종별농구선수권대회 준결승에서 강호 무룡고를 상대로 36득점, 21리바운드를 기록하면서 30-20을 두 경기 연속으로 해내는 기염을 토하는 등 일찌감치 대형 빅맨으로서의 싹은 보였다.


하지만 고려대 입학 후 부상으로 1학년 시절을 날리는가 하면 하윤기의 그늘에 가리면서 많이 고전했다. 3학년에 들어서 좋았을 때의 모습을 되찾았고 곧바로 얼리엔트리를 신청하게 된다. 현재 기준 드래프트 복(?)은 크게 없어 보인다. 2순위로 뽑히는 것 까지는 좋았지만 하필이면 그를 지명한 팀이 KT다.


대학 시절 그를 가리던 거대한 그림자같던 선배 하윤기가 주전 빅맨으로 뛰는 팀이다. 차라리 하윤기가 베테랑이면 이후를 도모할 수도 있겠지만 둘의 나이 차이는 불과 1살에 불과하다. 거기에 둘 다 군면제다. 하윤기가 상무 등에 간 틈을 타 기회를 노릴 수도 없는 입장이다. 그렇다고 막연하게 주전 경쟁을 하기에는 팀을 넘어 국가대표팀에서도 주축으로 발돋움한 하윤기는 너무도 거대한 벽이다.


이두원은 올시즌 하윤기가 부상으로 빠진 틈을 타서 자신의 존재감을 상당수 알렸다. 강한 힘과 근성을 바탕으로 포스트에서 전투적으로 싸워준 것을 비롯 준수한 시야까지 보여줬다. 때문에 팬들 사이에서는 더 성장할 수 있는 이두원이 출장시간을 충분히 못받는 것에 대해서 아쉬움의 목소리가 크다. 과거 오리온스 시절의 김승현과 박지현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물론 팀마다 선수마다 모두 사정은 있다. 아쉽기는 하지만 이두원이 이를 스스로의 힘으로 이겨낸다면 더욱 견고한 빅맨으로 성장이 가능할 것이다.

◆ 이두원 정규리그 통산기록 ☞ 통산 48경기 출전(진행형) 평균 4.10득점, 2리바운드, 0.35어시스트, 0.13스틸, 0.27블록슛

◆ 이두원 올시즌 기록 ☞ 21경기 출전(진행형) 평균 5.38득점, 2.62리바운드, 0.29어시스트, 0.24스틸, 0.38블록슛
 


박인웅의 주홍글씨, 안고가야할 평생의 숙제

크게 차이는 없지만 현재까지의 성적만 놓고 본다면 3순위 박인웅(23‧190cm)이 1, 2순위 양준석, 이두원보다 앞서간다고 할 수 있다. 첫 시즌부터 기회를 받고 쏠쏠한 활약을 해주더니 올 시즌에는 비슷한 출장시간에서도 더 좋은 효율을 내며 가성비 좋은 벤치 자원으로 인정받는 분위기다. 올시즌 DB의 1위 질주에는 벤치에서 출격해 좋은 활약을 펼쳐주는 박인웅의 몫도 적지 않다.


특히 많이 쏘지는 않지만 적중률 높은 3점슛의 순도는 영양가가 매우 높다. 경기당 1.04개의 3점슛을 던져 성공률이 무려 42.11%다. 높은 에너지 레벨과 활동량을 앞세운 악착같은 수비력까지 갖추고 있어 충분히 3순위에 걸맞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는 평가다. 모든 팀들이 선호할만한 3&D 벤치자원이다.


하지만 여전히 적지 않은 농구팬들 사이에서 박인웅은 다른 쪽으로 악명(?)이 높다. 2021년 7월 25일 제37회 MBC배 전국대학농구 상주대회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건국대학교의 정민수를 상대로한 거친 플레이가 지금까지도 잊혀지지 않고 있다. 당시 정민수는 속공 상황에서 마무리를 들어가던 상황이었는데 박인웅과 부딪힌 후 큰 부상을 입고말았다.


리플레이 등을 돌려보면 고의성이 의심되는 부분도 있던지라 팬들 사이에서도 큰 비난이 쏟아진바 있다. 특히 정민수가 한참을 고통에 몸부림쳤지만 뒷짐만 진 채 상황을 지켜보면서 팬심은 더욱 악화되고 말았다. 물론 박인웅이 고의로 정민수를 부상입히려고 한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전부터 그의 위험한 플레이는 대학 무대에서 악명이 높았다.


상명대 정주영, 한양대 이승우 등에게도 비슷한 반칙을 한적이 있는지라 논란은 더욱 가중될 수 밖에 없었다. 당시 정민수는 부상으로 인해 드래프트조차 참여하기 쉽지 않아 보였으나 빨리 재활을 마치고 참가하기는 했다. 하지만 결국 지명은 받지 못했고 그로인해 박인웅에게 많은 원성이 쏟아졌다.


부상이 정민수에 대한 평가에 얼마나 영향을 끼쳤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는 노릇이지만 팬들 눈에는 더욱 크게 와닿았던 것이 사싩이다. 아직까지 프로 무대에서는 큰 논란이 없지만 본인을 향하는 부정적인 시선은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주홍글씨 아니냐는 의견도 있지만 당시의 사건은 아직까지도 잊지 못할 만큼 나쁜 쪽으로의 임팩트가 워낙 컸다.

◆ 박인웅 정규리그 통산기록 ☞ 통산 56경기 출전(진행형) 평균 5득점, 2.07리바운드, 0.54어시스트, 0.38스틸

◆ 박인웅 올시즌 기록 ☞ 23경기 출전(진행형) 평균 6.52득점, 1.91리바운드, 0.61어시스트, 0.48스틸
 


KCC가 송동훈(23‧174.4cm)을 4순위로 지명하자 적지 않은 이들이 놀라움을 표했다. 선수층이 두터운 드래프트는 아니었지만 그러한 부분을 감안하더라도 이전까지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단신 가드 송동훈에게 로터리픽을 행사한다는 것은 도박에 가깝다는 의견이 많았다. 드래프트를 앞두고 보여준 송동훈의 기량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시야, 리딩, 패싱센스 등 포인트가드가 갖춰야 할 요소를 두루두루 잘 보여줬다. 하지만 농구선수로서 매우 작은 신장은 우려를 사기에 충분했다. 수비시 집중공략의 대상이 될 수 있고 어떤 식으로든 디펜스 부분은 기대하기 힘들어 보였다. 최근 몇 년 동안 줄기차게 앞선 수비를 지적받아온 KCC였기에 더욱 그랬다.


반대로 해석해보면 그만큼 전창진 감독과 KCC의 메인 볼핸들러에 대한 갈증이 심했다고도 볼수 있겠다. 2022년 10월 22일 현대모비스를 상대로한 프로 데뷔 경기에서 25분 19초 동안 7점, 3리바운드, 6어시스트, 2스틸로 맹활약을 펼치며 앞으로를 기대케했지만 이후 좋았던 모습을 꾸준히 가져가지 못했다. 올 시즌 KCC의 멤버가 더욱 좋아지면서 출장시간은 더 줄어든 상태다.

◆ 송동훈 정규리그 통산기록 ☞ 통산 48경기 출전(진행형) 평균 1.98득점, 1.10리바운드, 1.08어시스트, 0.33스틸

◆ 송동훈 올시즌 기록 ☞ 15경기 출전(진행형) 평균 1.13득점, 1.20리바운드, 0.73어시스트, 0.40스틸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KBL 제공, 유용우 기자, 윤민호 기자,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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