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1초가 급한데 병원까지 8시간?…'젊은 뇌졸중' 환자에 내려진 경고

정심교 기자 2023. 12. 19.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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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뇌졸중 발병 나이대가 계속 낮아지는 가운데, 이런 '젊은 뇌졸중'(18~50세 발생)은 치료해도 예후가 그대로이거나 오히려 나빠지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배희준 교수 연구팀(제1저자 인하대병원 김종욱 교수)은 다기관 뇌졸중 코호트 연구를 통해 2008~2019년 12년 동안 전국 병원 17곳에서 모집한 18~50세의 뇌졸중 환자 7050명을 분석해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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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의 내몸읽기]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배희준 교수, 17개 병원 7050명 데이터 분석
18~50세 뇌졸중, 전체 뇌졸중의 10~15%, 고령층보다 질병부담 커
발병 나이 43.6→42.9세… 여성 환자 10명 중 1명이 18~30세
혈전용해제 투여율 등 치료 지표는 개선…사망률 등 예후는 제자리

한국인의 뇌졸중 발병 나이대가 계속 낮아지는 가운데, 이런 '젊은 뇌졸중'(18~50세 발생)은 치료해도 예후가 그대로이거나 오히려 나빠지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배희준 교수 연구팀(제1저자 인하대병원 김종욱 교수)은 다기관 뇌졸중 코호트 연구를 통해 2008~2019년 12년 동안 전국 병원 17곳에서 모집한 18~50세의 뇌졸중 환자 7050명을 분석해 이같이 밝혔다.

'젊은 뇌졸중'이라고 불리는 조기발생 뇌졸중은 18세에서 50세 사이에 발생하는 뇌졸중으로, 전체 뇌졸중 환자의 10~15%를 차지한다. 젊은 환자는 뇌졸중에 따른 후유장애를 안고 평생을 살아야 해 기대여명이 짧은 고령층보다 질병부담이 1.6배 이상 높다.

연구팀은 이러한 젊은 뇌졸중의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대규모 코호트 연구를 실시, 젊은 뇌졸중의 평균 발병 연령이 지난 12년 동안 43.6세에서 42.9세로 0.7세 어려졌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여성 뇌졸중 환자에서 18~30세의 비중이 6.5%(2008~2010년)에서 10.2%(2018~2019년)로 많이 증가했다. 남성이 같은 기간 4.1%에서 5.5%로 증가한 것과 대비됐다.

문제는 발병률이 가파르게 증가하는 가운데 '치료 성적은 큰 변화가 없었다는 점'이다. 구체적으로 △혈전용해제 투여율 △혈전제거술 시행률 △스타틴 투여율 △복합항혈전제 사용률 등 최신 진료 지침에서 요구하는 치료 지표는 좋아졌지만, △사망률 △기능적 회복률과 같은 치료 결과 지표들은 변동이 없었다. 오히려 1년 내 재발률은 2011~2013년 4.1%에서 2017~2019년 5.5%로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연구팀은 예후가 개선되지 않는 이유로 △혈관재개통치료 지표가 개선되는 환자는 전체의 20%에 불과하다는 점 △증상 발견 후 병원 도착까지 시간은 여전히 8시간(2008년 8.4시간)으로 큰 변화가 없다는 점을 꼽았다. 뇌졸중은 빨리 치료할수록 뇌 손상을 줄일 수 있는데 12년 동안 병원 이송까지 걸리는 시간을 거의 단축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또 뇌졸중을 유발하는 고혈압·당뇨병·부정맥 등 원인질환에 대한 인지율과 치료율이 그대로이거나 오히려 더 나빠진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외에도 젊은 여성에서 흡연율이 증가한 점이 거론됐다.

배희준 교수는 "젊은 연령에서도 뇌졸중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며 "뇌졸중 위험을 높이는 원인 질환을 앓고 있는지 미리 파악하고 관리해야 하며, 빠르게 치료할 수 있는 병원을 찾을 수 있도록 응급의료 시스템을 정비하고 국민도 개별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배 교수는 "심인성 색전증 등 일부 뇌졸중에서는 항응고제를 사용해야 하는데, 관련 연구와 치료 지침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번 연구는 국립보건연구원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미국뇌졸중학회지 '뇌졸중(Stroke)' 최근호에 실렸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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