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구기복? 마인드 문제일뿐" 1년 내내 야구만 하는 이의리, 벌써 내년이 기대된다 [인터뷰]

전상일 2023. 12. 19.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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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 빨라지기 위해서 아니라 야구 배우기 위해”
“올 한 해 전체적으로 아쉬웠다”
“미국행은 4~5년 후 흘러가는 대로. 지금은 내년이 중요”
“APBC 일본전 재미있었다”
“목표는 올해보다 무조건 나아지는 것”
“제구 문제? 마인드 문제가 가장 크다”
인천공항에서 만난 이의리 (사진 = 전상일 기자)


[인천(공항) = 전상일 기자] "괜찮습니다. 야구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의리는 올 시즌을 마친 뒤 정신적으로 성숙했다. 여유가 넘치고 자신의 일에 대해서 최선을 다한다. 한창 쉬고 싶고, 고 싶은 나이에도 비활동기간에 미국으로 날아가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결정이다. 왜냐하면 이의리는 1년 내내 야구만 하고 있기 때문이다.

2월 스프링캠프에서 곧바로 3월 WBC에 합류한 뒤 개막전 선발부터 풀타임으로 활약한 뒤 11월 APBC까지. 그리고 비시즌 남들이 모두 다 쉬는 비활동 기간에 에이스는 미국으로 향한다.

미국 드라이브라인에 참여하기 위해 미국으로 날아가는 이의리를 만나기 위해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이의리를 만나자마자 힘들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는 “괜찮다. 야구 하는 것이 좋다”라며 웃는다. 야구가 취미고, 야구가 특기이고, 야구가 자신의 적성인 '덕업일체' 그 자체였다.

155km에 육박하는 국내 최고의 좌완 파이어볼러가 굳이 드라이브라인에 참여하는 이유가 궁금했다. 160km를 던지고 싶어서 그러는 것이냐고 농담을 던지자 이의리는 “공 빨라지기 위해서 가는 것이 아니다. 야구를 배우러 가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KIA 타이거즈 제공) /사진=뉴스1

이의리는 다사다난했던 2023년에 대해 “전체적으로 모두 아쉬웠다”라고 말한다. 2년 연속 10승을 했지만, 성에 차지 않는다는 것이 그 이유다. 가장 아쉬운 부분은 역시 제구. 분명, 제구가 아쉽기는 했지만, 이의리는 손가락 부상 이후 향상된 제구력을 보여주었다. 이의리의 투구는 손가락 부상 이전과 이후로 나눠질 정도다.

APBC 일본 대표팀을 상대로 한 역투는 덤이었다.(6이닝 2실점). 특히, 자신에게 홈런을 때린 만나미를 상대로 오직 직구만으로 상대를 윽박지르는 모습은 야구팬들에게 큰 감흥을 주기도 했다.

이의리는 이에 대해서 “역시 마인드 문제 아닐까요?”라고 말한다. 이의리가 그렇게 진단하는 것은 전반기와 후반기는 메커니즘적으로 변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국가대표 경기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실제로 그는 광주일고 시절에도 제구가 좋지 않다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다.

“뭐가 나아졌다기보다 그냥 잡생각없이 열심히 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던 것 같다. 그나마 올 시즌 마지막 등판이 괜찮았던 것이 가장 큰 수확”이라고 말했다.

17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대한민국 선발 투수로 나선 이의리가 역투하고 있다. 2023.11.17/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사진=뉴스1
17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대한민국 선발 투수로 나선 이의리가 역투하고 있다. 2023.11.17/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사진=뉴스1
(도쿄(일본)=뉴스1) 이재명 기자 = 17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 4회말 이닝을 마친 대한민국 선발 이의리가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2023.11.17/뉴스1 /사진=뉴스1화상

그는 매년 국제대회에 참여했지만, 이번 APBC는 특별했다. 처음으로 일본전에 선발로 나섰기 때문이다. 이의리는 선발 등판이 결정되었다고 했을 때 “재미있게 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일본전에 나섰을 때도 “일본 타자들이 워낙 야구를 잘하다보니 정말 재미있었다”라고 당시를 회고 했다.

그렇게 보면 3월 WBC에서 7억달러의 사나이 오타니와 제대로 승부해보지 못한 것이 아쉽지는 않았을까. 이의리는 살며시 고개를 가로저으며 “당시에는 내 상태가 매우 좋지 못했다. 누구와 승부를 하기 전에 내 상태가 너무 안 좋았다. 그것이 가장 아쉽지 오타니와 제대로 정면 승부를 못해본 것이 아쉽지는 않다”라고 말했다.

투구하는 이의리 (광주=연합뉴스) 조남수 기자 = 19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시범경기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KIA 이의리가 5회에 투구하고 있다. 2023.3.19 iso64@yna.co.kr (끝)

최근 아시아 선수들의 해외진출 러시가 대세다. 야마모토, 이정후, 이마나가 등 여러 선수가 거액을 받고 MLB에 입성하는 분위기다.

이제는 미국 무대에서 아시아 특급 선수를 우대해주는 분위기다. 그런 측면에서 150km를 넘나드는 빠른 공을 던지는 젊은 이의리도 4년 후에 후보가 될 수 있다. 155km를 던질 수 있는 좌완 투수 선발 투수는 언제나 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의리는 “미국은 가고 싶다고 갈 수 있는 곳은 아니지 않나. 그냥 흘러가는대로 4~5년 뒤의 상황을 봐야한다. 지금은 내년 시즌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라고 말했다.

KIA 타이거즈 이의리 (사진 = KIA 타이거즈)

KIA 타이거즈 이의리 (사진 = KIA 타이거즈)

그는 내년 시즌의 목표에 대해서도 “올해보다 무조건 나아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별히 메커니즘적인 부분을 손대고 싶은 생각은 없다.

정신적으로 좀 더 강해지는 것, 그리고 아프지 않은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1월 20일 귀국한 뒤 곧바로 KIA 타이거즈의 스프링캠프로 또 다시 출국한다.

이의리는 비행기에 오르기 전 “올 시즌 팀이 가을야구를 가지 못해서 아쉬운 상황이다. 내년에 잘 해서 가을 야구를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팬 여러분들이 많이 기대해주셨으면 좋겠다”라는 출사표를 던지고 K041 미국행 비행기로 몸을 향했다.
#이의리 #KIA 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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