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도시3'로 빛 본 안세호, '서울의 봄'→'노량'까지 '밀수' 있네 [인터뷰]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올해 국내 개봉 한국 영화 TOP3는 '범죄도시3' '서울의 봄' '밀수'가 차지했다. 그리고 그 모든 작품에 배우 안세호가 있다.
안세호는 지난 5월 31일 개봉한 영화 '범죄도시3'에서 일본 야쿠자 토모 역으로 출연했다. 이어 여름 빅4 영화 '밀수'에선 김수복 역으로, 현재 박스오피스를 독주 중인 상영작 '서울의 봄'에선 반란군 중 하나인 수도경비사령부(수경사) 30경비단장 장민기 역을 연기했다. 이어 20일엔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 개봉을 앞두고 있다. 17일 기준 그가 올해 출연한 작품 누적 관객수만 2476명(영화진흥위원회 기준)이다.
연이은 흥행작과 기대작에 출연한 안세호는 '인기를 실감하냐'는 질문에 "못하고 있다. SNS에 피드백은 많이 올라오지만, 일상에서 달라진 건 없는 것 같다"고 웃음을 보였다.
이어 "요즘 SNS에 욕이 많이 올라온다. 그게 좋더라. 어쨌든 다른 선배들도 욕을 많이 드시고, 저도 욕을 조금 먹고 있는데 글들이 재밌다"며 "'서울의 봄'을 본 지인이 마지막에 제가 춤추는 장면을 보고 혈압이 폭발할 뻔했다더라. 원래는 완곡으로 길게 춤을 추는데 편집됐다. 지인이 그 이야기를 듣고 '그 정도 나온 게 다행이다'라고 하더라"고 이야기했다.
일본 야쿠자부터 세관 직원, 수경사 경비단장까지 매번 새로운 얼굴을 보여준 안세호는 "'장민기가 수복이야? 토모야? 한국 사람이야?'라는 말이 제일 좋다. '얄밉다' '꼴 보기 싫다'도 좋다"며 "처음엔 제가 '서울의 봄'에 나오는지 잘 모르는 분들도 많다. 그러다 N차 관람을 하시면서 발견하시는 것 같았다. 사이사이 그때마다 발견해 주시고, 찾아주시는 맛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안세호는 "사실 올해 개봉작 중 가장 마지막에 촬영한 게 '범죄도시3'다. '노량: 죽음의 바다'를 찍고, '밀수' '서울의 봄' '범죄도시3' 순서로 찍었다"며 "'서울의 봄'은 오디션을 봤고, 감독님께서 최종적으로 한 번 더 보자고 하셔서 캐스팅됐다. 그때는 어떤 배역인지 몰랐다. 공통 대사가 이태신(정우성) 장군의 오른팔 강동찬(남윤호) 대령과 행주대교 초소장에 있던 박정표가 했던 그 역할이 공통 대사였다"고 설명했다.
안세호는 극 중 전두광(황정민) 패거리인 하나회 소속이다. 이와 관련해 안세호는 "캐릭터적으로 봤을 때 장민기가 이태신을 배신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원래 전두광의 사람이었다"며 "사실 전두광 무리들은 야비하게 연기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상황적으로 그렇게 보인 거다. 제가 연기하면서 중점을 뒀던 부분은 '전두광의 말이 곧 법이다'라는 점이다. 작품 속 상황에선 온전히 전두광의 말에만 집중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특히 '서울의 봄'에선 황정민과 정우성을 비롯해 배우 이성민, 박해준, 김성균, 김의성, 정동환, 안내상, 유성주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출연했다.
이에 대해 안세호는 "연극하셨던 선배들이 많으셨고, 자주 뵌 분들도 있었다. 현장에서 문일평(박훈), 임학주(이재윤)와 제가 막내였다. 저희가 마흔한 살인가 그랬다. 식당에 가면 수저를 놓곤 했다"고 웃음을 보였다.
무엇보다 '서울의 봄'은 현재 천만 관객을 향해 질주 중이다. '범죄도시3'에 이어 두 번째 천만 영화 탄생에 대한 기대감을 묻자 안세호는 "그 숫자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고 있다. '범죄도시3' 때도 그랬다. 그 숫자를 얘기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답했다.
이어 안세호는 20일 개봉하는 올해 마지막 기대작 '노량: 죽음의 바다'에서 조선 중기 실존 무신인 유형 장군 역으로 출연한다.
'노량: 죽음의 바다' 출연 후일담에 대해 안세호는 "'모가디슈'를 촬영하고 모로코에서 돌아와서 두 달 정도 쉬고 있었다. 그때 코로나19가 너무 심해서 영상을 촬영해서 보내는 비대면 오디션을 봤다"며 "당시 오디션을 봤던 작품이 6개 정도였는데, 그중 하나가 '노량: 죽음의 바다'였다. 김한민 감독님이 미팅을 하자고 하셔서 뵙고 돌아온 뒤 세 시간 후에 캐스팅 소식을 들었다"고 말했다.
안세호는 "김한민 감독님은 영화에 대한 열정이 많으신 분이다. 올해 이상용 감독님, 류승완 감독님, 김성수 감독님, 김한민 감독님 등 거장 감독님들과 만났는데 공통적인 부분은 굉장한 디테일이 있으시다는 점"이라며 "그걸 존경한다. 저도 영화를 볼 때 디테일한 점을 좋아한다. 그 시대와 소품, 미술, 분장 보는 걸 좋아하는데 감독님들은 그런 부분에 대해서 신경을 많이 쓰신다. 스쳐 지나가는 장면일지라도, 정확한 뭔가를 만들어내신다"고 감탄했다.
2023년 국내 스크린 개봉작에서 안세호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됐다. 다만 안세호는 "흥행 스코어와 상관없이 제가 어릴 때부터 꿈꿨던 감독님, 배우들하고 작업을 하게 됐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행복했다"며 "제가 부족하긴 했지만, 좋은 영화에서 제가 연기를 했다는 것이 꿈만 꿨던 부분에서 현실이 됐다. 이제 남은 연기 갈증을 새로운 작품에서도 채워나가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올 한 해를 되돌아 본 안세호는 "봄, 여름, 가을, 겨울 모두 다 꿈같았다. '범죄도시3'가 개봉하고, 좋은 성적을 내고, 마동석 선배나 다른 선배들과 무대 인사를 하고, 기념 사직을 찍을 때 뒤에서 쏟아지는 불빛들이 꿈같았다"며 "'서울의 봄'이 개봉했을 때도 마지막 장면까지 엄청 집중해서 봤다. 이 영화에 제가 나왔다는 것이 꿈만 같았다. '노량: 죽음의 바다' 레드카펫을 걸어가는 순간도 꿈 같았다. 그렇게 긴 카펫은 처음이었다"고 회상했다.
또한 안세호는 "오디션을 잘 본 것 같다. 운 좋게 캐스팅이 됐다. 제가 이 작품들의 오디션을 보던 1~2년 사이에 타율이 좋았다. 3년 사이에 그 모든 작품이 올해에 다 개봉했다"며 "다작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다작은 아니다. 3년간 촬영했던 작품들이 모두 올해 나온 것뿐이다. 모든 작품들의 타율이 좋았던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아울러 안세호는 "관객분들이 저에게 '장민기'라고 할 때가 좋다. '범죄도시3'에선 토모였고, '밀수'에선 수복이었는데 지금은 장민기라고 할 때가 제일 좋다. 제 이름보다는 캐릭터로 불리는 게 좋은 것 같다"며 "제 꿈이 있다면 '밥알이 몇 개고' '사랑에 빠진 게 죄는 아니잖아'처럼 유명한 대사를 가진 배우가 되고 싶다. 그게 배우로서 좋은 지점인 것 같다"고 말했다.
끝으로 안세호는 "제 꿈은 영화배우가 되는 거였다. 제가 연극영화과에 간다고 했을 때 모두가 '아니'라고 했다. 외모도 그렇고, 여러 가지 문제로 아닌 것 같다고 했지만, 제 꿈은 연예인이었다"며 "스스로는 엔터테이너에 대한 감각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보통 배우들은 멋있는 사람들이 있지 않냐. 그래서 다른 걸 해야 하나 생각도 했었다. 저는 멋있는 사람은 아니었다. 연극영화과에 갔을 때도 그걸 버텨내려고 했다. 그런데 마침내 영화배우가 됐다. 다음 목표는 일을 계속하는 배우였으면 좋겠다"고 인사했다.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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