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위원 잇달아 "금리 인하 기대 과도하다"…하지만 속뜻은?

권성희 기자 2023. 12. 19.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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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


연방준비제도(연준) 위원들이 내년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과도하다는 입장을 연달아 밝히고 있다.

하지만 연준 내에 인플레이션 하락에 따라 금리 인하를 검토하기 시작해야 한다는 인식도 분명히 존재한다는 점 역시 확인됐다. 인플레이션이 떨어지는데 금리를 그대로 두면 실질 금리가 올라가 과잉 긴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질 금리는 명목 금리에서 인플레이션을 뺀 값이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17일(현지시간) 지난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끝난 뒤 주식과 채권시장이 랠리한데 대해 시장이 연준의 의도를 오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굴스비 총재는 이날 CNBC와 인터뷰에서 "이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말한 것이 아니다. 그들이 들은 것이고 그리고 그들이 듣기를 원한 것"이라며 "(시장의 반응에) 나는 약간 혼란스러웠다. 시장은 (듣고 싶은 말을 우리에게) 단지 전가한 것일까"라고 말했다.

그는 연준이 적극적으로 연속적인 금리 인하를 계획하고 있다는 시장의 기대에 대해서도 한발 물러섰다.

굴스비 총재는 "우리는 미래를 추정하면서 구체적인 정책에 대해 토론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FOMC에서 (금리 결정을 두고) 투표를 한다"고 말했다.

시카고 상품거래소(CME) 금리 선물시장에 따르면 트레이더들은 내년에 금리가 1.5%포인트 인하될 확률을 가장 높게 보고 있다. 이는 금리를 0.25%포인트씩 6번 인하한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굴스비 총재는 "시장이 생각하는 금리 인하 횟수는 연준의 경제전망요약(SEP)에서 반영된 것보다 더 많다"고 지적했다.

SEP 가운데 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점으로 표시한 점도표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치 중간값은 내년에 금리를 0.25%포인트씩 3번 인하한다는 것이다.

굴스비 총재는 지난 15일 월스트리트 저널(WSJ)과 인터뷰에서는 연준의 초점이 인플레이션에서 둔화하는 고용시장으로 옮겨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업률은 오르기 시작하면 급등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의 발언을 종합하면 금리가 경제를 너무 제약하지 않도록 하는데 관심을 돌릴 필요가 있지만 현재 시장의 금리 인하 전망은 너무 공격적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연준 회의실 /사진=연준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지난 15일 CNBC와 인터뷰에서 ㅣ지금 금리 인하를 논의하기는 시기상조"라며 "우리는 사실 지금 당장 금리를 인하하는 것에 대해 논의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 역시 지난 15일에 인플레이션이 현재 속도대로 둔화를 계속한다면 금리 인하는 내년 3분기에 시작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는 이르면 내년 3월부터 금리가 인하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와 상당히 차이가 있는 것이다.

다만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17일 WSJ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인플레이션이 얼마나 개선됐는지를 감안할 때 연준이 내년 금리 인하를 내다보기 시작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앞으로 수개월간 완만한 하락세를 계속한다면 "내년에 금리를 3번 인하한다 해도 금리 수준은 여전히 상당히 경제 제약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또 자신은 경제 제약적인 통화정책이 고용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며 실업률은 올라가기 시작하면 조금씩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큰 폭으로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우리는 앞을 내다보고 우리가 사람들에게 물가 안정을 제공하되 일자리를 뺏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연준이 해야 할 일이 더 있는데 현 시점에서 그 일은 인플레이션을 (목표치인) 2%로 낮추는데 초점을 맞출 뿐만 아니라 그 일을 가능한 고용시장에 타격을 적게 주면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데일리 총재는 특히 인플레이션이 하락함에 따라 명목 금리에서 인플레이션을 뺀 실질 금리가 올라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금리 인하가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실질 금리가 올라가는 것을 내버려 두면 "우리는 상당히 쉽게 과잉 긴축하게 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것이 내가 신경 쓰고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데일리 총재는 내년에 FOMC 투표 위원이 된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를 제외한 나머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매년 돌아가면서 FOMC 투표 위원으로 참여한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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