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리포트] '정신력과 집중력, 의지' 중요성 보여준 일전

김우석 2023. 12. 19.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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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이 KB스타즈 10연승을 막아섰다.

용인 삼성생명은 18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우리은행 우리WON 2023-24 여자프로농구에서 조수아, 신이슬, 강유림 활약을 묶어 박지수, 강이슬이 분전한 청주 KB스타즈를 67-55로 이겼다.

이날 결과로 삼성생명은 6승 6패를 기록하며 단독 3위를 유지했다.

출발이 좋았다. 단단한 방패로 20분 동안 단 23점으로 실점을 틀어막은 삼성생명은 신이슬과 강유림 그리고 이주연 활약을 앞세워 12점을 앞섰다. 2차전 데자뷰였다.

당시 삼성생명은 전반전 41점을 몰아치며 7점을 앞서며 후반전을 맞이했다. 하지만 후반전 수비가 와르르 무너지며 43점을 내줬고, 단 13점에 그치며 54-77, 23점차 대패를 당했다.

공존하는 희망과 불안 속에 후반전을 맞이했다.

출발은 좋았다. 초반까지 KB스타즈 공격에 턴오버를 유발시키는 강력한 수비로 리드를 유지했다. 중반으로 넘어가며 흐름을 내줬다. 결과로 44-47, 3점차 접근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공고했던 수비가 흐트러졌고, 공격마저 산만함에 휩싸이며 내준 아쉬운 결과였다.

4쿼터에도 다르지 않았다. 박지수 포진한 인사이드 공략을 전혀 하지 못했고, 수비력을 살려내지 못한 채 역전을 내줬다. 희망이 불안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2분 30초가 지날 때 박지수에게 돌파를 허용한 삼성생명은 이후 허예은, 박지수에게 릴레이 골을 내줬고, 4분에 다다를 때 강이슬에게 3점을 내주며 49-54, 5점차 리드를 허용했다. 위기였다. 그리고 패배의 기운이 감도는 듯 했다.

신이슬과 조수아, 강유림 등 배혜윤을 제외한 라인업에 부족한 경험이 다시 패배로 연결되는 듯 했다.

달랐다. 조수아가 3점을 신호탄으로 삼성생명 선수들은 다시 힘을 내기 시작한 것. 스미스 3점에 더해진 조수아 돌파로 재역전을 만들었다. 이전 경기까지 보기힘든 장면이었다. 불안이 다시 희망으로 바뀌는 장면이었다. 55-54를 만들며 분위기를 바꾸는 득점이었다.

1분이 채 지났을까? 기회가 찾아왔다. 종료 3분 여를 남겨두고 박지수가 경기에서 이탈해야 하는 마지막 파울을 범했다. 정규리그에서 자주 찾아오지 않는 천재일우(千載一遇) 느낌이었다.

적중했다. 공격 공간이 넓어진 삼성생명은 배혜윤과 스미스를 이용한 공격 옵션을 중심으로 활발히 공격을 전개하기 시작했고, 배혜윤과 스미스 자유투에 이어진 조수아 3점으로 승리에 한 걸음 다가섰다. 이후 한 차례 수비를 성공시킨 삼성생명은 종료 35초를 남겨두고 터진 조수아 돌파로 승리를 거두는 기쁨을 누렸다.

경기 종료 부저와 함께 선수들을 모두 뛰어 나와 승리를 자축했다. 좀처럼 이기기 힘든 상대를 잡은 기쁨을 온몸으로 표현한 삼성생명 선수들이었다. 

이변과도 같은 승리의 키워드는 의지와 집중력 그리고 열정이었다.

 

먼저, 삼성생명 선수들은 윤예빈과 이해란 이탈과 스미스 컨디션 부재 속에도 경기에 대한 의지가 남달라 보였다. 가뿐하고 진중한 움직임으로 표현되었다. 

 

강유림은 높은 집중력 속에 어려운 동작에서 3점슛을 성공시켰다. 신이슬은 침착한 움직임으로 공수에서 활약했다. 다른 선수들도 다르지 않았다. 벤치에서 지시한 수비 대형을 착실히 경기에 풀어냈다.

2쿼터에도 다르지 않았다. 집중력과 의지, 열정이 계속 엿보였다. 움직임이 1쿼터와 다르지 않았다. 물러섬 없이 KB스타즈 공격을 계속 괴롭혔다.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신이슬이 9점으로 공격을 주도한 가운데 실점을 11점으로 차단하며 쿼터 스코어 14-11로 앞섰다. 타이트한 수비로 부족한 공격력을 메꿔낸 10분이었다. 심리적으로 중요한 요인들을 꾸준히 유지하며 KB스타즈 공격 동선을 효과적으로 막아낸 결과였다.

3쿼터 초반을 넘어서며 4쿼터 중반까지 삼성생명은 흔들렸다. 앞선 20분 동안 보였던 집중력과 의지가 보이지 않았다. 다른 팀 같았다. 하지만 그렇게 또 아쉬운 한 경기를 지나치지 않았다. 4쿼터 중반부터 다시 승리에 필요한 세 가지 멘털리티를 살려내며 기적과 같은 역전승을 일궈낸 것. 충분히 기뻐하고도 남을 만한 귀중한 승리였다.

미래 자원으로 성장 중인 선수들이 주축이 되어 만들어낸 승리이기에 더욱 큰 의미를 둘 수 있던 경기였다.

경기 후 임근배 감독은 “수비로 잡았다. 원래 농구가 업다운이 있는데 그 때 얼마나 집중을 해주느냐가 중요하다. 다른 때면 선수들이 정신이 없었을 텐데 오늘은 끝까지 집중을 해줬다. (배)혜윤이가 있지만 젊은 선수들이 많이 뛰고 있는데 좋은 경험을 하고 있다. 이런 경험을 해서 본인들 것으로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또, 임 감독은 ”비시즌에 다들 많이 올라왔다. (신)이슬이는 시즌 초반부터 올라왔고 (조)수아는 박신자컵에서 다치면서 컨디션이 떨어졌다. 비시즌에 나름 이 선수들에 대해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강)유림이가 떨어지고 수아가 다치면서 아쉬웠다. 그런데 수아도 조금씩 심리가 안정되고 있는 것 같다. 선수들이 스스로 극복을 했다고 생각한다. 조금씩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반면, KB스타즈는 경기 시작부터 몸 상태가 무거워 보였다. 좀처럼 집중력과 의지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김완수 감독과 선수들 스스로 경기 의지를 다지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간혹 보였지만, 염윤아와 김민정 그리고 김예진 결장에 더해진 계속되는 경기 스케줄로 인한 체력과 집중력, 의지의 저하를 견뎌내기 버거운 경기이기도 했다. 10연승이라는 기쁨과 마주하지 못했다. 

경기 후 김완수 감독은 ”수비는 당연히 보완하고 싶다. 또, 저희가 경기 시작과 동시에 활발한 공격이나 타이트한 수비가 되어야 한다. 최근 몇 경기 동안 느슨하더라. 전반부터 선수들이 힘을 낼 수 있게 연습하고 싶다. 타이트한 경기 일정 속에 부상 이탈이 경기에 집중하기 힘들게 한 부분도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경기 해설을 맡은 안덕수 해설위원은 3쿼터 초반 “KB스타즈가 무언가 신나지 않는 느낌이다. 이상하리만큼 무력해 보인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날 경기는 조심스레 KB스타즈 승리가 예상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사실 조심스럽지도 않을 수 있던 일전이기도 했다. 양 팀 모두 주전급 선수들 이탈과 컨디션 부재가 존재하는 데다, 경험에서 KB스타즈가 분명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

하지만 과정과 결과는 달랐다. 삼성생명이 위기를 넘어 승리의 기쁨을 누렸고, KB스타즈는 패배의 아픔을 받아 들여야 했다.

보이지 않는 전력, 집중력과 의지 그리고 열정이 어떻게 경기에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해 확실히 느낄 수 있던 일전이었다.

사진 제공 = 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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