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내년 자금조달 압박…자본성증권 콜옵션·저축성보험 대거 만기
2012년 판매한 고금리 저축성보험 환급금 약 20조원 예상
(서울=뉴스1) 박재찬 기자 = 보험사들이 내년 자본성증권 조기상환(콜옵션) 도래와 10년 전 절판한 고금리 저축성보험 만기가 겹치면서 자금조달 압박에 시달릴 전망이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내년 보험사 자본성증권 조기상환 도래 물량은 총 2조5740억원이다.
보험사들은 그동안 자본확충을 위해 신종자본증권, 후순위채 등 자본성증권을 발행해왔다. 대부분의 자본성증권 발행 이후 5년이 되는 시점에 투자자들이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조건이 붙는다. 이 때문에 보험사 자본성증권 만기를 통상 5년으로 보고 있다.
당장 다음 달부터 동양생명과 DB생명에 각각 2000억원, 300억원의 후순위채 만기가 도래하고 이어 3월에 흥국화재 1000억원, 4월에 메리츠화재 2500억원, NH농협생명 1700억원, 5월에 DB손해보험 2020억원, 현대해상 1930억원, 6월에 KDB생명 990억원 상환을 앞두고 있다.
하반기에는 7월과 10월에 한화생명, 코리안리의 신종자본증권 5000억원, 2300억원 만기가 도래하고, 후순위채는 9월 푸본현대생명 500억원, 10월 KDB생명 1200억원, 푸본현대생명 1000억원, 11월 메리츠화재 2500억원, 12월 롯데손해보험 800억원 상환이 예정돼 있다.
통상적으로 보험사들은 자본성증권을 차환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레고랜드발 유동성 이슈와 흥국생명 사태를 겪으면서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의 자본성증권 조기 상환을 독려해 왔다. 또 보험사들 사이에서도 신용경색을 피하기 위해 자본성증권 조기 상환을 이행해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 됐다.
문제는 각 보험사의 자본조달 능력이다. 당장 지급여력비율 183%의 동양생명이 다음 달 후순위채 만기를 앞두고 있고, 금융당국의 지급여력비율 당국 권고치 150%를 하회하는 KDB생명(140.7%)과 푸본현대생명(144.5%)도 내년 후순위채 만기를 앞두고 있다. 자금조달이 어려운 회사들의 경우 차환이 가능하다.
그러나 차환이 능사는 아니다. 고금리로 자본성증권의 조달비용이 비싸졌고, 이자비용 부담도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은 자금조달이 부담되는 상환과 이자비용 부담인 큰 상환을 두고 고민이 큰 상황이다.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생명보험사들은 10년 전 절판으로 판매한 고금리 저축성보험까지 만기가 도래한다. 내년 생보사가 지급해야 할 해지환급금은 20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당시 팔렸던 저축성보험은 10년 만기 고금리 상품으로 금리 5% 이상을 보장했고, 이 때 은행 수신금리는 3.0~3.71% 수준에 불과했다.
2012년 12월 기준 저축성 보험 누적 판매 건수는 230만3823건으로 전년 동기 208만614건 대비 10%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초회보험료는 18조1363억원으로 3배 이상 급증했다. 또 2012년 전체 생보사 신계약은 8조4883억원으로 전년 4조9439억원 대비 66.8%나 급증했고, 또 2013년에는 3조4183억원으로 전년 대비 58.6% 급감했다.
이 때문에 올해 초 생보사들은 단기납 종신보험을 적극 판매했다. 고금리 저축성보험의 역마진을 막기 위해 새로운 고금리 상품 판매에 나선 것이다. 단기납 종신보험은 만기 5~7년 최대 10년 거치 상품으로 최대 120~142.7%의 환급률을 보장하는 상품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이 상품을 보험사의 건전성을 악화시키고, 불완전판매 등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상품으로 지목했고, 결국 지난 9월 시장에서 퇴출됐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내년 보험사들은 자본성증권 콜옵션과 고금리 저축성보험 만기 등으로 자금조달 압박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내년 보장성보험 판매 경쟁이 더 치열해 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자금조달 압박에 시달리는 보험사는 더 적극적으로 판매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jcp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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