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먼 백화점까지 안가죠"…'로켓럭셔리'에 지갑 여는 섬 주민들

한지명 기자 2023. 12. 19.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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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구 쿠세권…도서·산간 지역도 '명품 화장품' 로켓배송
'명품=백화점' 공식 깨져…"소비자 삶의 질 향상"
로켓 럭셔리.(쿠팡 제공)

(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가장 가까운 백화점은 바다 건너 1시간이나 걸리는데 날씨가 나쁜 날엔 그마저도 가기 힘들었어요. 로켓럭셔리로 명품 화장품을 구매할 수 있게 돼서 매우 편리해졌어요."

거제에 사는 50대 여성 A씨는 최근 '로켓럭셔리'에서 판매하는 화장품 구경에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명품 화장품을 구매하려면 하루를 비워 백화점이 있는 곳까지 다녀와야 했으나 최근 거제도가 쿠팡의 배송 가능 지역을 의미하는 이른바 '쿠세권(쿠팡+역세권)'에 들어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전국구 쿠세권…도서·산간 지역도 '명품 화장품' 로켓배송

도서·산간 지역에서 로켓럭셔리를 통해 명품 화장품을 즐기는 고객이 늘고 있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쿠팡의 로켓배송 서비스가 가능한 지역은 2020년 120개 시·군·구에서 2023년 현재 182개까지 늘었다. 약 3년간 51.6% 증가한 수치다.

수도권은 물론 충남 예산, 전남 여수와 영암, 강원 삼척, 경북 칠곡과 안동에 이어 경남 거제, 제주도 등 도서·산간지역까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난다. 인구 5만~10만명 규모의 작은 시·군·구를 포함해 대부분의 도서·산간 지역에서도 쿠팡으로 물건을 주문하면 바로 다음 날 받을 수 있게 됐다.

쿠팡은 지난 10년간 6조 이상의 투자금으로 100개 이상의 물류망을 확보했다. 전국에 걸친 물류망은 빠른 배송을 넘어 다양한 상품의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쿠팡에서 한 번이라도 상품을 구입한 활성고객이 지난 3분기 2000만 명을 돌파한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라는 평가다.

로켓럭셔리는 지난 7월 공식 론칭한 럭셔리 뷰티 브랜드 전용관으로 국내외 다양한 화장품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출범 당시 입점 브랜드 에스티로더∙맥∙바비브라운∙크리니크∙헤라∙록시땅 등에 이어 최근에는 로레알 그룹의 비오템과 어반디케이까지 입점시키며 라인업을 강화 중이다. 로켓럭셔리 고객은 도서·산간 지역에서도 전날 밤 명품 화장품을 구매하면 새벽에 배송받을 수 있다.

쿠팡을 이용하는 고객.(쿠팡 제공)

◇'명품=백화점' 공식 깨져…온라인서도 럭셔리 쇼핑

뷰티업계에서는 명품 화장품 소비자들이 여전히 오프라인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 상황이 지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2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화장품(1조 원 이상) 거래액도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으나 의류(2조원 이상)보다는 아직 온라인 거래가 덜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소비자들의 화장품 지출 금액 비중도 2023년 1분기 오프라인 51%, 온라인 49%로 오프라인이 미세한 우위를 보였다.

패션업계에선 최근 오프라인 매장은 체험형으로 바꿔 나가고 있고 실구매는 대부분 온라인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이는 객단가가 높은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들의 유통 거점이 백화점과 같은 대규모 오프라인 채널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백화점이 진출할 수 있는 곳은 제한적이다. 수많은 상품을 전시하고 보유할 공간, 인건비, 마케팅비, 임대료 등 엄청난 비용이 소요되며 매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특성상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에만 진출할 수밖에 없다. 구매력이 높은 소비층도 필요하다.

이로인해 백화점은 대형마트조차 없는 도서·산간 지역, 소도시에는 들어갈 수 없어 수도권 및 주요 광역시인 광주, 부산, 대구 등지에만 포진해 있다.

로켓 럭셔리.(쿠팡 제공)

◇쿠팡으로 전국 유통망 확보…"소비자 삶의 질 향상"

'백화점 1층 브랜드'로 일컫는 명품 화장품 브랜드의 새로운 판매 채널로의 진출에 대한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패션 업계는 에르메스, 불가리 등 한국 전용 온라인 자사몰을 만들고 있으며 구찌, 발렌티노, 톰포드 등은 카카오, 네이버 등 모바일숍에도 입점했다.

반면 뷰티 업계에서는 롬앤, 머지, 메리쏘드, 릴리바이레드 등 오프라인 매장이 없는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들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약진하고 있다. 토니모리, 미샤 등 팬데믹에 직격탄을 맞았던 로드숍(길거리 매장) 중심의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가 온라인으로 방향을 틀어 흑자 전환에 성공한 사례도 줄지어 나오고 있다.

명품 뷰티 브랜드 입장에서는 로켓럭셔리를 통한 전국 유통망 확보는 매력적이다. 로켓럭셔리는 쿠팡의 전국구 물류망을 통해 도심지역뿐만 아니라 지역 도서 산간에 있는 명품 뷰티 소비층에까지 도달하고 있다.

로켓럭셔리는 일반 상품과 차별화해 브랜드사에서 선물세트 박스가 제공되는 일부 상품을 제외한 모든 상품에 스페셜 패키지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쿠팡의 전국 물류망 구축은 수도권 등에 국한된 로켓배송 혜택을 소외된 지방으로 넓혔다는 점에서 소비자 삶의 질을 높이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했다.

hj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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