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금토극 대전서 존재감 미미, 드라마왕국 철옹성도 흔들 [SBS 결산①]

하지원 2023. 12. 1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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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소방서 옆 경찰서 그리고 국과수’, ‘7인의 탈출’, ‘마이 데몬’ 포스터 (SBS 제공)
왼쪽부터 ‘모범택시2’, ‘법쩐’ (SBS 제공)
‘악귀’ 포스터 (SBS 제공)
‘낭만닥터 김사부3’ 포스터 (SBS 제공)

[뉴스엔 하지원 기자]

2023년에도 SBS는 믿고 보는 작가·감독·배우들이 의기투합한 다양한 기대작을 선보였다.

SBS 대히트작으로 손꼽히는 '모범택시'부터 '소방서 옆 경찰서', '낭만닥터 김사부' 새 시즌, '펜트하우스' 신드롬으로 주역들에게 트로피를 안겨 준 김순옥 작가의 신작 '7인의 탈출', 장르물의 대가 김은희 작가의 '악귀'까지.

최근 3년간 시청률 1위 자리를 석권하며 '드라마 왕국'이라는 수식어를 공고히 다져왔던 SBS의 저력이 돋보이는 명품 라인업이었다.

그러나 몇몇 작품들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을 거둬 아쉬움을 안긴다. 특히 SBS 드라마 편성 주력 시간대인 금토극이 뒷심이 부족한 모습을 보이며 2023년을 마감하게 됐다.

OTT 플랫폼, 온라인 콘텐츠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본방 사수'에 따른 시청률 성적표가 성과를 측정하는 지표로 사용되는 것이 더 이상 무의미하다는 시선도 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작품은 시청자 선택을 받게 되기 마련이다.

▲금토극 대전서 힘 못 쓴 ‘소방서 옆 경찰서 그리고 국과수’, ‘7인의 탈출’, ‘마이 데몬’

먼저 '소방서 옆 경찰서 그리고 국과수'(극본 민지은, 연출 신경수/이하 '소옆경2')은 2022년 SBS 마지막 작품인 '소방서 옆 경찰서'(이하 '소옆경')의 두 번째 시즌으로 큰 기대를 모았다.

'소옆경'은 경찰과 소방의 공동 대응이라는 참신한 소재와 빠른 전개, 배우들의 호연으로 평균 8~9%대의 준수한 시청률 성적을 안았다. 그러나 '소옆경2'는 단 3회만 주인공 봉도진을 사망케 한 것에 대한 비판을 받으며 방영 3주만 경쟁작 MBC '연인'에게 시청률을 역전당하며 자존심을 구기게 됐다. 특히 '소옆경2'는 SBS 금토드라마 중 처음으로 10%를 넘기지 못한 채 종영을 맞이했다.

'소옆경2' 후속으로 방송된 '7인의 탈출'(극본 김순옥, 연출 주동민)은 제대로 시청률 하락의 쓴맛을 맛보게 됐다. '7인의 탈출'은 방송 초반부터 고등학생 원조교제, 가정 폭력 등 부적절한 장면과 소재, 개연성 없는 전개에 대해 비판 여론이 들끓었다.

'7인의 탈출'은 '펜트하우스' 주역 김소연 특별출연, 확대 편성 등 카드를 내밀었음에도 평균 6%대 시청률을 전전하며 MBC 금토극 '연인2', JTBC 토일극 '힘쎈여자 강남순' 흥행세에 미치지 못하는 존재감으로 뼈아픈 성적을 안게 됐다.

이후 굳건했던 금토극 왕좌의 주인인 '연인2'가 종영을 맞이하면서 그 자리를 누가 이어받게 될지 관심이 집중됐던 상황. SBS의 2023년 마지막 작품 '마이데몬'(극본 최아일, 연출 김장한)과 MBC 금토드라마 '열녀박씨 계약결혼뎐'(극본 고남정, 연출 박상훈 강채원/이하 '열녀박씨')은 같은 날 같은 시간대에 제대로 맞붙게 됐다.

결과는 '열녀박씨'의 압승이었다. '연인2'의 후광도 있겠지만 '열녀박씨' 만이 지닌 웃음 코드와 '사극 불패' 이세영의 호연이 시너지를 발휘하며 시청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최근 방송된 '마이데몬' 8회 시청률은 4.6%(닐슨코리아 전국가구 기준)를 기록했다. 경쟁작인 '열녀박씨'는 8회 시청률 8%로 약 두 배 차이가 난다.

토요일의 경우엔 KBS 2TV 대하드라마 '고려거란전쟁'과 JTBC '웰컴투 삼달리'가 예상 밖의 흥행 복병으로 주목받는 상황이다.

다행히 '마이데몬'은 화제성으로 존재감을 입증하고 있다. OTT 통합검색 및 콘텐츠 추천 플랫폼 '키노라이츠'가 공개한 12월 1주 차(11월 30일부터 12월6일까지) 통합 콘텐츠 랭킹에서 '마이 데몬'이 1위를 차지한 것. 굿데이터코퍼레이션 공식 플랫폼인 펀덱스(FUNdex)에서 발표한 12월 1주 차 TV, TV-OTT 종합 화제성에서도 1위에 올랐다. 출연자 부문 화제성 순위에서 김유정(2위), 송강(1위)이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과연 '마이데몬'이 추후 시청률 반등에 성공하며 유의미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모범택시2’, ‘법쩐’, ‘악귀’, ‘낭만닥터 김사부3’가 지켜낸 자존심

2021년 '갓도기' 신드롬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모범택시'(극본 오상호, 연출 이단 장영석)는 시즌2로 돌아왔다.

'모범택시2'는 시즌1보다 큰 스케일과 누아르 같은 분위기에 잘 녹여진 블랙 코미디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에 ‘모범택시2’는 공개 단 열흘 만에 홍콩을 비롯해 동남아시아 전역, 중동과 아프리카 등 Viu가 서비스되는 16개국을 통틀어 가장 많이 시청한 작품 1위로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으며, 마지막 회 시청률은 21%를 돌파하며 전 시즌에 못지않은 저력을 과시했다.

배우 이제훈은 '2023 SBS 연기대상'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며, 일찍이 '모범택시3' 제작 확정 소식까지 전해졌다. 이에 '모범택시2'가 올해 SBS 드라마 영광을 지켜낸 MVP가 돼도 손색없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법쩐'(극본 김원석, 연출 이원태)은 첫 방송 시청률 8.7%를 기록하며 2021년 '펜트하우스3' 이후 SBS 드라마에서 가장 높은 첫 방송 시청률을 경신했고, 이후로도 평균 9~10%대 시청률을 유지하며 탄탄한 인기를 유지했다.

'법쩐'은 올해 방송된 SBS 드라마 중 시청률 TOP3에 들 정도로 흥행한 작품이다. 타이틀롤 이선균의 마약 혐의 논란을 제외하고선 문채원, 강유석, 박훈 등 주역 배우들의 호연도 돋보인 작품이었다.

'악귀'(김은희 극본, 이정림 연출)는 흥행과 작품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악귀'는 악귀에 씐 여자와 그 악귀를 볼 수 있는 남자가 의문의 죽음을 파헤치는 한국형 오컬트 미스터리를 그린 작품.

김태리 오정세 등 배우들 호연과 민속학과 호러를 결합한 새로운 장르 시도가 호평을 얻었다. 독특한 세계관 속 가정 폭력, 보이스피싱, 불법사채업 등 악귀 같은 사회악을 통해 청춘들의 삶을 조명하며 '기억해야 할 사건과 사람들’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이에 '악귀'는 거의 모든 회차가 10%대의 높은 시청률을 유지하며 큰 화제성을 보였다. 마지막 회 11.2%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낭만닥터 김사부3’(극본 강은경 임혜민, 연출 유인식 강보승)는 지방 초라한 돌담병원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진짜 닥터’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2016년 방영된 시즌1과 2020년 방영된 시즌2 모두가 최고 시청률 27%를 기록한 SBS 메가 히트작이다.

3년 만에 돌아온 시즌3에서는 김사부(한석규)의 염원이었던 '돌담병원 외상센터'에서 벌어지는 스펙터클해진 이야기들을 담아냈다. 시즌3에서는 등장인물들이 늘어나며 다소 산만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지만, 외상센터의 필요성을 부각하기 위해 다뤄진 큰 스케일의 사건 사고들이 극의 긴장감과 몰입도를 높였다는 평을 받고 있다.

다만 동시기에 방영한 의학 장르의 경쟁작 JTBC '닥터 차정숙'(극본 정여랑, 연출 김대진)이 큰 흥행을 거두며 시청률면에서 영향을 받게 됐다. 그럼에도 '낭만닥터 김사부3'은 평균 13%대 시청률을 기록하며 건재한 화제성을 입증했으며, 마지막 회에서 16.8%라는 자체 최고 시청률로 종영을 맞았다.

뉴스엔 하지원 oni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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