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톡톡] 더현대서울 루이비통 개장 초읽기... 신세계가 긴장하는 이유
루이비통 ‘전국 1위’ 터줏대감 영등포 신세계 타임스퀘어, 월 70억 매출...고객 이탈 우려
‘MZ세대 성지’ 더현대 vs. ‘명품강자’ 신세계, 관심 집중
더현대서울이 오는 21일 루이비통 매장을 엽니다. 20일 우수고객 대상 선(先) 개장에 이어 이날 정식 개장을 예고했는데요, 이로써 더현대서울은 출범한 지 33개월 만에 연 매출 1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3대 명품’ 중 하나인 루이비통을 품게 됐지요.
더현대서울은 개장 후 1층 중앙의 금싸라기 공간을 비워둔 채 팝업스토어(임시 매장)로 활용하며 명품 유치에 힘썼습니다.
지난 3월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 모에헤네시(LVMH) 총괄 회장의 방문에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직접 응대에 나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죠. 루이비통 매장 공사에 앞서서는 LVMH 그룹 명품인 셀린느의 팝업 매장을 4개월간 장기 운영하는 이례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물론, 명품 브랜드의 깐깐한 ‘매장 총량제’ 탓에 새 매장을 추가로 열진 못했고, 목동점의 루이비통 매장을 더현대서울로 옮겨오는 식으로 유치에 성공합니다. 현재 루이비통은 국내에서 여성, 남성, 복합 매장 등을 포함해 33개의 매장을 운영 중입니다.
현대백화점 측은 루이비통 입점을 계기로 ‘영 앤 럭셔리(Young & Luxury)’ 백화점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입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글로벌 명품 브랜드인 루이비통과 더현대서울이 시너지가 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했습니다.
더현대서울의 공세에 주변 백화점들의 긴장감은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신세계에 이목이 쏠리는데요, 타임스퀘어점의 루이비통 고객을 빼앗길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죠.
타임스퀘어점은 1984년 신세계가 명동 본점에 이어 두 번째로 연 영등포점이 전신입니다. 2009년 영등포점과 인근의 경방필백화점을 합쳐 기존보다 4배 커진 타임스퀘어로 재단장했죠. 이때부터 루이비통은 명품관에 입점해 운영되고 있습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 타임스퀘어 루이비통 매장의 월평균 매출은 70억원대 후반으로 단일 매장 기준 전국에서 가장 매출이 높은 것으로 알려집니다.
의류, 신발 등 상품군별로 복수의 루이비통 매장을 운영 중인 신세계 강남점의 총 매출(여성 60억원대, 남성 20억원대)이 이보다 더 크긴 하지만, 단일 매장 기준으로는 타임스퀘어가 최고 성적을 내고 있죠.
이유는 경기 서남권 상권에서 유일한 루이비통 매장이기 때문이죠. 영등포 지역 고객은 물론 인천, 부천, 광명, 김포 등 경기도 고객들이 몰린 덕분인데요.
20여 년간 타임스퀘어 매장의 활약을 지켜봐 온 루이비통으로선 이곳에서 겨우 2.8km 떨어진 더현대서울 점포가 매력적이었을 겁니다.
게다가 더현대서울은 2021년 2월 후 30개월 만에 누적 방문객 수 1억 명을 돌파할 만큼 높은 집객력을 자랑합니다. 이중 MZ세대(밀레니얼+Z세대, 1980~2004년생) 고객 매출 비중이 55%가 넘는데요, 젊은 세대를 만나기 위해 온갖 협업과 유통 실험을 마다하지 않는 명품업체로선 더현대서울을 높이 평가했을 거란 해석입니다.
실제 코로나 시기 ‘유통 불모지’에 문을 연 더현대서울을 관망하던 명품들은 팝업스토어와 K패션 등으로 더현대서울이 고객몰이에 성공하자 입점을 서둘렀습니다.
처음엔 ‘명품 없는 백화점’이란 말을 들었지만 현재 디올, 불가리, 티파니, 프라다, 구찌 등을 갖췄고요. 롤렉스와 까르띠에를 제외하면 타임스퀘어점과 비슷한 라인업을 갖췄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다만, 해당 상권의 고객들을 100% 흡수해 온 신세계로선 고객 이탈이 뒤따를 수밖에 없을 거란 관측입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명품 브랜드들은 개점 초 모객을 위해 소위 ‘에이스’라고 불리는 판매자(셀러)들을 배치하고 인기 상품을 전폭 지원해 준다”라며 “연말 특수가 겹친 만큼 더현대서울 루이비통 매장이 초반 기록적인 매출을 거둘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회의적인 시각도 있습니다. 더현대서울이 개장한 2021년과 지난해 타임스퀘어 매출이 오히려 두 자릿수(각각 18%, 17%) 성장했기 때문이죠. 물론, 코로나발 보복소비 효과가 반영된 성적이긴 하지만요.
신세계 측은 현재 갖고 있는 명품 브랜드에 더해 상품을 더 보강해 기존 고객들을 붙잡는다는 방침입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신세계가 타임스퀘어점으로 개편한 후 목동과 여의도 고객을 끌어오려고 했으나, 쉽지 않았던 걸로 알고 있다”라며 “영등포와 여의도는 엄연히 다른 상권”이라고 했습니다.
신세계는 백화점 3사(롯데·현대·신세계) 중 점포 수가 적지만, 명품을 앞세운 ‘지역 1번점’ 전략으로 연 매출 1조원이 넘는 점포를 가장 많이 보유한 백화점이 됐습니다.
하지만 최근 오프라인 트렌드가 변하면서 체험 콘텐츠를 강화한 더현대서울(여의도)과 롯데 월드타워점(잠실)이 바짝 쫓는 형국이 되었지요.
명품 고객을 두고 펼쳐질 더현대서울과 신세계 타임스퀘어점의 승부에 관심이 주목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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