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PF 리스크 장기화" 금융업 신용등급 하락 파고 넘어라
① 5대 금융지주 건전성 우려, 올해 대손충당금만 10조원
②실적부진에 쪼그라든 IB… 증권사, 파생상품 악몽 떨치나
③긴장감 도는 보험업계… 고금리 파고에 재무건전성 적신호
④"고금리 속 부동산PF 리스크 장기화" 금융업 신용등급 하락 파고 넘길까
⑤제때 못 갚는데… 고금리 대출 증가에 카드사 연체율 비상
⑥"대형사도 험난하네" 저축은행 PF연체율 어쩌나
부동산 경기 둔화에 따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금융사 신용등급 강등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신용평가사들은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PF 규모가 큰 증권사와 저축은행의 신용등급 하향을 전망하고 있다. 반면 부동산 PF 대출 비중을 줄이며 선제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해 온 은행은 신용도 측면에서 안정성을 나타내고 있어 금융업권별로 신용등급에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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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평가사는 증권·저축은행 등 상대적으로 부동산 PF 비중이 큰 업권이 내년부터 본격 신용등급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본부장은 "여전히 부동산 PF 리스크가 높은 상태에서 브릿지론은 대부분 회수가 아닌 만기연장만 되고 있다"며 "위험도가 가장 높은 브릿지론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집중돼 있는 증권사나 저축은행은 내년에도 자산건전성, 수익성 저하 우려가 크다"고 분석했다.
증권업에선 중소형 증권사들이 부동산 PF 리스크 우려로 등급 전망에 타격을 입었다. 지난달 한국기업평가는 중소형 증권사인 다올투자증권과 하이투자증권의 신용등급 전망을 내려잡았다. 하이투자증권의 경우 신용등급 'A+'를 유지했지만 등급 전망을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하향했다.
하이투자증권의 부동산 PF 익스포저는 지난 9월 말 기준 약 9800억원으로 이 중 브릿지론이 57%, 중·후순위 비중이 73%에 달한다. 브릿지론은 본 PF 전환 지연으로 인해 부실위험이 가중되는 데다 본 PF마저도 중후순위와 비아파트 비중이 높아 건전성 저하 위험도가 높다는 분석이다.
다올투자증권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한기평은 현재 신용등급 'A'를 유지했지만 등급 전망은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했다. 이는 뚜렷한 재무적 개선이 나타나지 않으면 향후 신용등급까지 강등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다올투자증권 등급 전망이 하향된 배경에도 부동산 PF 관련 건전성 부담이 크게 작용했다. 9월 말 기준 다올투자증권의 우발채무(유동화증권 매입 및 확약실행분 포함) 규모는 5554억원(자기 자본 대비 74.4%), 부동산 PF 관련 우발채무 및 기업여신 규모는 4829억원(자기자본 대비 64.7%)에 이른다. 특히 중·후순위 비중(90% 이상)과 브릿지론 비중(30% 내외)을 감안할 때 위험도가 높은 수준이다.
내년까지 부동산 PF 부실 문제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두 증권사의 신용등급 강등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내년 금리 인하를 시사했지만 당분간 고금리 기조는 지속 돼 부동산 시장 회복될 것이란 기대는 요원하기 때문이다. 부동산 PF 리스크에 따른 건전성 악화 우려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전체 금융권의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지난 9월 말 기준 2.42%로 지난해 말(1.19%) 대비 1.23%포인트 오른 가운데 증권사 연체율이 무섭게 치솟고 있다. 증권사 부동산 PF 연체율은 9월 말 13.85%로 지난해 말(10.38%)과 비교해 3.47%포인트 급등했다. 업권별 부동산 PF 연체율을 보면 은행이 0%, 보험이 1.11%, 여신전문금융사(카드사캐피탈사) 4.44% 저축은행 5.56% 등과 비교하면 증권사 연체율이 월등히 높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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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신평은 올 9월 더케이저축은행과 페퍼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을 'BBB'로 유지하면서도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렸다. 두 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 비율이 7%를 넘고 올해 적자로 전환해서다. 나신평은 같은 이유로 올 6월 OSB저축은행(BBB)에 대해서도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춘 바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올 6월 웰컴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을 BBB+로 유지하고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렸다. 이어 같은 달 한국기업평가는 키움저축은행의 신용등급(A-)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했으며 지난 4월에는 바로저축은행(BBB+)의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내렸다. 과도한 부동산 PF 익스포저와 조달금리 상승 등이 이유였다.
금융권에선 현재 신평사들의 기업어음(CP) 신용도 정기평가가 진행되는 만큼 부동산 PF 리스크에 따른 등급 하향 조정 사례가 추가로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PF 관련 업종 중 등급 전망이 부정적인 기업 중 실적 부진이나 PF 부담이 과중한 상태가 이어질 경우 실제 등급 조정까지 단행되는 경우도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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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6일 열린 '금융 및 기업부문 신용위험 전망' 세미나에서 국내 주요은행들의 내년 등급 전망을 안정적 수준으로 전망했다. KB금융·신한·하나·우리 등 금융지주와 기업은행의 부동산 PF 익스포져는 총 약 40조원으로 전체 총자산 2871조원 대비 1.4%로 미미한 수준이다.
시중은행의 브릿지론 합산 금액도 약 5조3000억원으로 부동산 금융 관련 리스크가 재무 건전성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은 매우 적다는 분석이다. 정효섭 한신평 연구원은 "부동산 PF 리스크가 여전히 높은 상태지만 은행권은 그동안 선순위이거나 시공사가 상대적으로 양호한 사업장을 중심으로 PF 사업을 보수적으로 벌여왔기 때문에 관련 리스크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것으로 평가된다"고 분석했다.
이지운 기자 lee101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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