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사건’ 검사 불기소 이유서 보니 [프리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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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의 사건 자체도 부끄럽지만 과거 검찰의 두 차례 수사에서 왜 이걸 밝혀내지 못했는지가 더 부끄럽다. (당시 수사팀이) 검사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이다." 2019년 6월25일 문무일 당시 검찰총장의 말이다.
단순히 검사 출신 김학의 전 차관의 범죄 혐의만이 아니라, 이 사건을 제대로 수사하지 않은 검찰 조직의 문제를 시인했다.
2019년 3차 수사가 시작되기 전, 1·2차 검찰 수사팀의 김학의 전 차관에 대한 불기소 결정문을 입수해 보도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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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의 사건 자체도 부끄럽지만 과거 검찰의 두 차례 수사에서 왜 이걸 밝혀내지 못했는지가 더 부끄럽다. (당시 수사팀이) 검사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이다.” 2019년 6월25일 문무일 당시 검찰총장의 말이다.
사안의 본질을 명확히 짚었다. 김학의 사건은 검찰의 대표 흑역사로 꼽힌다. 단순히 검사 출신 김학의 전 차관의 범죄 혐의만이 아니라, 이 사건을 제대로 수사하지 않은 검찰 조직의 문제를 시인했다. 같은 사건을 두고 2013년, 2014년, 2019년 세 차례나 검찰이 수사했다. 2019년 기소할 수 있었던 사안을, 2013년과 2014년에는 왜 못했느냐는 지적은 쉽게 잦아들지 않는다(하지만 공소시효 등의 이유로 김학의 전 차관은 무죄를 최종 선고받았다). 검찰 제 식구 감싸기의 대표 사례다.
2023년 7월 차규근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김학의 사건 1차 수사팀 검사들을 고발했다. 특수직무유기(범죄 수사의 직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이 이 법에 규정된 죄를 범한 사람을 인지하고 그 직무를 유기한 경우에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혐의다. 공소시효가 10년이라, 사실상 이 사건을 바로잡기 위한 마지막 시도다.
11월8일 공수처는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불기소 이유서를 입수해 살폈다. 한마디로 ‘당시 수사 검사들은 김학의 전 차관의 혐의를 몰랐다’는 내용이다. 2013년 수사와 달리 2019년 수사는 “검사가 13명, 총 50여 명 규모의 수사팀”이 꾸려졌다는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2013년 수사팀이 유의미한 증거를 확보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시사IN〉은 2019년 대검 산하 과거사진상조사단의 ‘김학의 보고서’를 입수해 보도한 바 있다. 기록을 검토했던 변호사들의 ‘수사를 못한 게 아니라, 안 했다’라는 지적은 차고 넘친다.
“2013년 당시 ‘김학의 동영상’을 떠나, 성접대 사실이 관련자 진술로 명백히 인정된다” “평소 윤중천이 성관계 동영상을 찍는 습벽이 있다고 했는데, 드러난 건 ‘김학의 동영상’ 하나다. 그래서 수사를 하지 않은 게 아닐까. 압수수색 하면 뭐라도 나올까 봐 피한 것 같다” 등등.
2019년 3차 수사가 시작되기 전, 1·2차 검찰 수사팀의 김학의 전 차관에 대한 불기소 결정문을 입수해 보도한 적이 있다. 당시 기사의 제목은 ‘이해 불가한 검찰의 김학의 불기소 결정문’이었다. 공수처에 대해서도 딱히 다른 평가를 하기는 힘들 것 같다.
김은지 기자 smile@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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