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석 떼고 화물 23톤 싣는다…"자리마다 들어갈 짐 달라"[금준혁의 온에어]
1시간에 화물 하역부터 탑재까지 완료…화물 밀고 고정하고 '사람 손에'
[편집자주] 하루에도 수십만명이 오가는 공항, 하루하루가 생방송입니다. 주인공은 당연히 비행기와 승객입니다. 이 수많은 '설렘'들을 무사히 실어나르기 위해 오늘도 묵묵히 항공사와 공항의 온갖 조연들이 움직입니다. 이들에게서 듣는 하늘 이야기, '온에어'입니다.
(인천공항=뉴스1) 금준혁 기자 = 장대비로 인해 앞이 보이지 않았던 인천공항 화물청사. 중국 옌타이에서 비를 뚫고 날아온 제주항공 화물 1번기가 2번기 옆에 멈춰섰다. 2번기는 이날 새벽 베트남 하노이에서 첫 비행을 마치고 돌아왔다.
주어진 시간은 60분. 그 안에 옌타이에서 실어 온 화물을 빼고 일본 도쿄(나리타)로 운송할 화물을 실어서 이륙해야 한다. 어느새 크기는 관광버스만하고 거대한 리프트를 단 로더(loader)가 카고도어 옆에 바짝 몸을 댔다. 혼자서 2000㎏도 거뜬히 움직인다는 터그카(tug car)가 수레의 일종인 달리(dolly)를 장착해 로더 옆에 대기했다.
지난 14일 오후 4시30분쯤 인천화물청사에서 지상조업이 한창이던 제주항공(089590)의 1번기와 2번기를 찾았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6월 화물기 B737-800BCF를 저비용항공사(LCC) 최초로 도입해 △일본 나리타(주3회) △중국 옌타이(주6회) △베트남 하노이(주6회) 노선에 띄웠다. 이달 2번기가 도입되며 화물운항 스케줄이 주15회에서 주27회로 증편된다.
BCF은 'Boeing Converted Freighter'의 줄임말로 해석하면 여객기에서 화물기로 전환했다는 의미다. 좌석과 기내짐칸인 오버헤드 빈은 떼고 창문은 모조리 막으며 바닥에는 화물을 움직일 롤러를 까는 것이 개조의 핵심이다.
기내 승무원이 승객을 맞이하고 기내식을 준비하는 갤리가 좁아졌고 뚫려있던 길은 큰 벽으로 막혀 있다. 성인 남성 기준으로 몸을 접다시피 해서 들어갈 수 있는 문을 나가야 비로소 상부(main deck) 화물칸이 보인다.
내부를 들어가 보면 높이가 211㎝인데도 바닥에 깔려 있는 롤러와 쇠공이 달린 판 때문인지 좁다는 인상을 준다. 대형기와 달리 소형기는 사람이 직접 화물을 밀어야 하는데 힘을 최소화하기 위해 바닥에는 롤러가 깔려 있고 쇠공이 달린 판을 통해 방향을 바꿀 수 있게 했다.
최대 적재량은 23톤 정도지만 무조건 화물을 욱여넣는 것은 아니다. 항공화물용 컨테이너의 일종인 팔레트가 총 11개 들어갈 수 있는데 칸마다 정해진 무게와 모양새가 있다. 예를 들어 5번째 칸에는 1만파운드(4500㎏)짜리 화물이 들어가서 중심을 잡아주고 11번째 칸에는 3500파운드(1600㎏)가 들어가는 식이다.
곽유리 제주항공 매니저는 "탑재되는 내용물은 동일하지만 끝으로 갈수록 항공기의 높이가 낮아지고 좁아지기 때문에 부피가 다르다"며 "매뉴얼상 항공기가 구조적으로 견딜 수 있는 포지션별 무게가 있다"고 말했다.
화물 모양도 차이가 있는데 상부에는 일정한 모양을 갖춘 후 그물을 쳐서 고정하는 팔레트가 있고 하부(lower deck) 화물칸에는 파손 위험이 덜한 의류 등이 박스에 실려 포대 자루로 포장돼 있다.
싣고 내리는 순서도 정해져 있다. 화물을 내릴 때는 하부의 애프터카고에서 먼저 화물을 하기하고 상부, 다시 하부 포워드카고 순으로 이뤄진다. 자동차로 치면 트렁크, 좌석칸, 앞트렁크 순으로 짐을 내리는 것이다. 화물을 실을 때는 반대다.
특수제작차량의 힘을 빌린다지만 과정 대부분은 사람의 손을 거친다. 화물의 각을 잡아 그물을 걸고 기내에서 화물을 밀어 위치를 잡은 후 움직이지 못하게 잠금장치를 거는 일도 사람의 몫이다. 오차가 생기면 다시 작업해야 하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지상조업 인력의 숙련도가 정시성을 좌우하게 되는 셈이다.
오후 5시20분쯤이 되자 구조상 후진을 못 하는 항공기를 활주로까지 밀어주는 토잉카가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파란 작업복의 베테랑 직원들이 빗속에서도 무사히 작업을 마치고 여객 대신 화물을 보내주는 순간이다.
rma1921kr@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한달 120 줄게, 밥 먹고 즐기자"…편의점 딸뻘 알바생에 조건만남 제안
- 지퍼 열면 쇄골 노출 'For You♡'…"이상한 옷인가?" 특수제작한 이유에 '반전'
- "순하고 착했었는데…" 양광준과 1년 동고동락한 육사 후배 '경악'
- 숙소 문 열었더니 '성큼'…더보이즈 선우, 사생팬에 폭행당했다
- 미사포 쓰고 두 딸과 함께, 명동성당 강단 선 김태희…"항상 행복? 결코"
- "로또 1등 당첨돼 15억 아파트 샀는데…아내·처형이 다 날렸다"
- "자수합니다"던 김나정, 실제 필로폰 양성 반응→불구속 입건(종합)
- '나솔' 10기 정숙 "가슴 원래 커, 줄여서 이 정도…엄마는 H컵" 폭탄발언
- '55세' 엄정화, 나이 잊은 동안 미모…명품 각선미까지 [N샷]
- "'누나 내년 35세 노산, 난 놀 때'…두 살 연하 예비신랑, 유세 떨어 파혼"